실용서 – 철학, 사회, 문학, 문화사, 역사, 전기

괴츠 알리: 유럽 vs 유대인. 1880-1945
S. 피셔 출판사,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201

괴츠 알리
유럽 vs 유대인. 1880-1945

‘유럽 vs 유대인’은 1880년 이후 확산된 반유대인주의를 깊이 파고든 파노라마식 작품이다. 괴츠 알리는 유럽인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는 유대인에 대한 반감이 우리가 잘 모르는 보다 심오한 동기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주장한다. 당시 전쟁의 폐허 위에서 무너져 내리고 있던 다인종 국가 러시아 대국과 오스만 왕국, 오스트리아-헝가리 왕조 위에서 민족주의 운동이 서서히 퍼져 나갔다. 소수자들인 유대인에 대한 증오심이 증대된 것은 그러한 민족주의 운동이 불러온 결과였다. 그 후 그리스, 헝가리, 폴란드 등 신생국가들이 탄생했고, 20세기 초반 그 국가들에서는 매우 극단적인 형태의 민족주의가 세력을 넓혀나갔다. 자기와 다른 모든 것들을 차별하고 압제하는 방식의 민족주의였다.계속 ...
울리히 베크: 탈바꿈 중인 세계
주어캄프 출판사, 베를린, 201

울리히 베크
탈바꿈 중인 세계

2015년 1월 뮌헨 출신의 사회학자 울리히 베크의 갑작스런 사망 소식이 알려졌다. 그 무렵 베크는 ‘기후변화가 우리의 세계관을 어떻게 바꾸어놓았는가?’에 관한 책을 집필 중이었다. 베크가 세상을 떠난 뒤 아내인 엘리자베트 베크-게른스하임이 남편의 학문적 동지들과 함께 그 책을 마무리했다. 문체로 보든 내용 면에서 보든 완벽한 울리히 베크의 작품이요, 심각한 주제나 신조어 만들기, 알록달록한 은유를 선호하는 고인의 경향이 그대로 살아 있는 책이었다. 출간 시점으로 볼 때 ‘탈바꿈 중인 세계’는 분명 위대한 학자가 남긴 지성의 유산이었다고 할 수 있다. 엄청난 영향력을 지닌 독일의 시대분석가가 마지막으로 남긴 위대한 시대분석서였던 것이다.계속 ...
카를 하인츠 보러: 지금. 상상력이 가미된 나의 모험담 © 주어캄프 출판사, 베를린, 2017

카를 하인츠 보러
지금. 상상력이 가미된 나의 모험담

이 빼어난 작품에 처음으로 등장하는 이름은 위르겐 하버마스이다. 이어지는 540쪽에 걸쳐서도 수많은 이름들이 등장한다.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에서 문학 파트 편집을 담당하고 있던 34세의 기자가 개인적 친분이 전혀 없는 37세의 철학 교수를 찾아간다. 서베를린에서 일어났던 학생운동에 관한 기사를 작성하기 위해서였다. 그게 1967년, 그러니까 독일이라는 나라가 이제 막 18살이 되던 때의 일이었다. 당시 하버마스는 이미 독일 지식인들 사이에 새로이 떠오르는 스타였다. 그 기자의 이름은카를 하인츠 보러. 보러는 그 만남에서 난생 처음으로 하버마스라는 사상가의 “예기치 못했던, 종횡무진 달리는 즉흥성”을 체험하고, 그 이후에도 한동안 그때의 인상을 잊지 못한다.계속 ...
오트프리트 회페: 정치 사상의 역사. 12개의 초상과 8개의 미니어처 © C. H. 베크 출판사, 뮌헨, 2016

오트프리트 회페
정치 사상의 역사. 12개의 초상과 8개의 미니어처

이 책의 저자가 동시대 정치철학의 거장으로 손꼽히는 인물이라는 사실을 알면 이 책의 주제가 무엇인지도 쉽게 알 수 있다. 안타깝게도 회페의 능력이 가끔 과소평가 되곤 하는데, 사실 회페는 서구 세계의 전통에 대한 탁월한 지식을 바탕으로 정치인류학 및 수준 높은 법학에 한 걸음씩 다가가고, 거기에서 다시 심오하고 포괄적인 원칙론에 기반을 둔 규범적 정치철학을 소개하며 자신의 진가를 발휘한 인물이다. 그의 철학이야말로 세계화가 이루어진 21세기의 정치에 관해 시의적절한 모델을 제시한 철학이라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계속 ...
7번의 입맞춤. 문학계의 행운과 불운 © 카를 한저 출판사, 뮌헨, 2017

페터 폰 마트
7번의 입맞춤. 문학계의 행운과 불운

문학 분야에도 절대음감 같은 게 있다면 페터 폰 마트야말로 그것의 소유자가 아닐까? 그 ‘절대음감 소유자’의 최신작이 출간되었다. 제목은 ‘7번의 입맞춤’. 동화를 연상시키는 제목이고, 내용 역시 제목만큼이나 동화적이다. 일곱 번의 키스는 책 속 여러 곳에서 언급된다. 그만큼 제목에 충실한 작품인 것이다. 취리히 대학의 명예교수인 폰 마트는 독자들의 반짝이는 눈빛과 쫑긋 세운 귀 앞에 세계문학 속 다양한 스토리에 등장하는 키스라는 모티브를 파노라마처럼 펼쳐 보인다.계속 ...
요아힘 라트카우: 미래의 역사. 1945년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의 독일이 해온 예측, 비전 그리고 착각 © 카를 한저 출판사, 뮌헨, 2017

요아힘 라트카우
미래의 역사. 1945년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의 독일이 해온 예측, 비전 그리고 착각

지평선에 어둠이 내려앉고, 거기에 지친 듯한 앞날과 예측 불가능해 보이는 미래가 투영된다. 여론조사 기관들은 서독인들마저도 불안한 시선으로 미래를 바라보고 있다고 분석한다. 하지만 정치적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희망이 중단된 상태에서도 미래라는 말이 지니는 의미는 두텁고 무겁다. 라트카우는 미래가 가까운 과거 안에 있다고 말한다. 또, 주제와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 것 같은 자료들을 파헤치며 결국 1945년 종전 이후 독일 내에서 제기된 각종 예측과 비전 그리고 착각이 왜 필연적이었는지를 설명한다.계속 ...
하인츠 실링: 1517. 그 해의 세계사 © C. H. 베크 출판사, 뮌헨, 2017

하인츠 실링
1517. 그 해의 세계사

마르틴 루터는 비텐베르크를 가리켜 ”문명의 경계”에 서 있던 도시라 칭했다. 1517년, 루터는 이제 막 성장을 시작한 소도시 비텐베르크에서 95개조의 반박문을 발표하고, 이로써 원래 교단에서 분리된 자신만의 교파를 형성했다. 하지만 1517년은 그 이상의 의미가 내포된 해였다. 1517년은 숨막힐 정도의 모순들로 가득했던, 새로운 출발에 대한 기대감과 공포가 공존했던 다층적 시기였다. 인간의 기대수명이 겨우 30세밖에 되지 않았던, 거칠고 힘들고 잔인하고 위험했던 시절이기도 했다. 각종 역병과 자연재해가 난무했고, 백성들은 오로지 풍작만 고대하던 시절이었다. 그 모든 난관들은 가뜩이나 ‘악마’라는 말만 들어도 지옥불 같은 공포심을 느끼던 그 시절 사람들의 삶을 더더욱 힘들게 만들었다. 그 공포심과 삶의 신산은 농부나 루터 같은 수도승, 귀족, 권력자 등 신분을 불문하고 모두를 덮쳤다.계속 ...
다니엘 슈라이버: 집. 살고 싶은 장소를 모색하는 과정 © 한저 베를린 출판사, 베를린, 2017

다니엘 슈라이버
집. 살고 싶은 장소를 모색하는 과정

요즘처럼 이동과 이주가 잦은 시대에 있어 ‘집’이라는 말은 간단하고 우아한 표현인 동시에 많은 이들을 명상에 잠기게 만드는 까다로운 개념이다. 다니엘 슈라이버는 ‘집’이라는 키워드를 이용해 안정이나 애착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주거지를 찾기 위해 자신이 들인 시간과 노력을 재구성해나간다. 작가는 지금이 이른바 ‘세계화와 난민 위기’의 시대이고, 전 세계 2억 5천만 인구가 자신이 태어난 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독자들에게 상기시킨다. 나아가 그 결과, ‘집’이라는 개념이 점점 더 “상상의 장소”로 변질되고 있고, “실재하는 장소인 동시에 내면에만 존재하는 영적인 혹은 사회적 차원의 장소”로 변화되고 있다고 역설한다. ‘그 나라 말을 잘하면 집에 온 것 같은 느낌을 가질 수 있을까?’,계속 ...
외르크 슈패터: 지크프리트 크라카우어의 삶의 자취 © 주어캄프 출판사, 베를린, 2016

외르크 슈패터
지크프리트 크라카우어의 삶의 자취

지크프리트 크라카우어는 이미지나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들을 통해 실체를 파악하는, 일종의 ‘관상가’였다. 그는 현상학에서 영감을 받은 문화철학이라는 무기를 바탕으로 독자들에게 깊은 깨달음을 주었다. 크라카우어는 여러 글을 통해 진실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것임을 설파했다. 단, 그 열린 진실을 파악하려면 그것을 보고자 하는 의지가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고, 나아가 철학자라면 자신이 본 것을 설명할 수도 있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크라카우어는 독학으로 해당 분야를 섭렵하고 그 분야에서 몇몇 탁월한 능력을 입증했다. 젊은 시절, 게오르크 짐멜의 강의를 청강생 자격으로 주기적으로 수강하고, 테오도르 W. 아도르노나 발터 벤야민과 수십 년간 서신을 교환하기도 했지만, 크라카우어는 학위를 소지한 정식 철학자는 아니었다.계속 ...
바바라 슈톨베르크-릴링거: 마리아 테레지아. 당대를 풍미한 여제 © C. H. 베크 출판사, 뮌헨, 2017

바바라 슈톨베르크-릴링거
마리아 테레지아. 당대를 풍미한 여제

1740년부터 삶을 마감하던 1780년까지 무려 40년간 보헤미아로부터 북이탈리아에 이르는 광활한 합스부르크 제국을 통치하고, 이로써 여성에 대한 편견 일체를 타파하는 혹독한 시험대를 통과한 여인이 있다. 마리아 테레지아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마리아 테레지아는 여성이 약한 존재, 보호해주어야 할 대상이라는 고정관념 하에서, 제후나 국왕들이 모두 다 남성이던 시절 하에서 당당히 자신의 능력을 입증했다. 아니, 어쩌면 그 이상이었다. 그녀는 한 시대 전체를 혁명에 가까운 정책들과 절대군주적 왕권으로 각인시켰다.
독일의 역사학자 바바라 슈톨베르크-릴링거는 마리아 테레지아가 후기 바로크 시대의 기준으로는 매우 특이한 여성이었다고 말한다.계속 ...
페터 발터: 한스 팔라다의 삶 © 아우프바우 출판사, 베를린, 2017

페터 발터
한스 팔라다의 삶

‘한스 팔라다’라는 필명으로 더 유명해진 작가 루돌프 디첸의 삶은 20세기 독문학계를 둘러싼 커다란 의혹들 중 하나이다. 독문학자인 페터 발터는 수수께끼들로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매력이 넘치는 이 인물에 대해 좀 더 깊이 파고들기로 결심했고, 새로운 자료들도 다수 제시했다. 발터는 최고의 재능을 타고나서 한 가지 신념에 몰두한 한스 팔라다를 가리켜 중도(中道)를 모르던 사람, 늘 극단적 해결책을 지향하던 사람이라 칭한다. 팔라다는 약자나 괴짜들을 늘 날카로운 시선으로 관찰하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소시민들의 고민과 희망이 얼마나 큰 사회적 이슈인지를 널리 알리는 역할에도 앞장섰다.
소설 속에서도 늘 등장인물들에게 따뜻한 시선을 보내고 인간적인 목소리로 그들에게 다가갔다.계속 ...
폴커 바이스: 권위주의적 반란. 새로운 권리들과 서구 사회의 멸망 © 클레타-코타 출판사, 슈투트가르트, 2017

폴커 바이스
권위주의적 반란. 새로운 권리들과 서구 사회의 멸망

방향을 제시하고 깨달음을 주는 책이 한 권 출간되었다. 지금 막 진행 중인 각종 논쟁들을 언급하면서도 현재의 일상적 정책들만으로 범위를 국한시키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더더욱 주목할 만한 책이다. 지나간 역사를 다루고 있지만, 과거를 결코 현재보다 시간적으로 조금 더 앞선 사건들 정도로 폄하하지 않는다. 과거에 일어난 변화들을 설명하고 있지만, 단순한 인과관계로 과거와 현재를 연계시키려 하지도 않는다.
이 책의 주제는 ‘새로운 권리들’이다. 그 뒤에 숨은 사유와 그 권리들이 대두되게 된 과정을 설명하고 있지만, 결코 이념이라는 거품을 입에 물지 않는다. 이 책의 목적은 그야말로 ‘제대로 알리는 것’이다.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