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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베를린국제영화제 블로그
어두운 장면들, 음울한 이야기들

‘베를린 알렉산더플라츠’, ‘운디네’, ‘마이 리틀 시스터’. 이 세 편의 경쟁작이 베를린을 배경으로 둔다. 이들은 범죄, 사랑, 그리고 죽음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들이 왜 개막작으로 선정되지는 않았을까? 부란 쿠바니(Burhan Qurbani) 감독의 ‘베를린 알렉산더플라츠(Berlin Alexanderplatz)’에 대한 기대감은 물론 굉장히 높다. 그러나 영화제의 새 수장이 된 카를로 샤트리안은 영화를 개막작으로 올리지 않음으로써 애향심을 조금이나마 누그러뜨리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이 세 편의 경쟁작 속에서 베를린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1929년에 출판된 알프레드 되블린(Alfred Döblin)의 소설을 새롭게 적용한 작품에 대한 기대감이 무척 고조되어 있다. 영화 ‘우리는 젊다, 우리는 강하다(Wir sind jung, wir sind stark, 2015)’를 만든 쿠바니 감독은 이야기를 현재로 옮겨온다. 프란시스는 소설의 주인공인 프란츠 비버코프의 후손 이름이다. 그는 젊은 아프리카 난민으로, 망망대해에서 어렵게 구출된 후 선한 사람이 되겠다고 맹세한다. 그러나 베를린에서 그는 범죄와 비열함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만다. 이번에도 상황은 그리 좋지 않아 보인다. 1980년에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Rainer Werner Fassbinder)가 연출한 전설적인 TV 시리즈 ‘베를린 알렉산더플라츠’는 너무 어둡다는 비난을 받았고, 개별 이미지들은 알아볼 수조차 없었다. 이번에 쿠바니 감독이 선보이는 영화의 첫인상도 그와 비슷한 경험을 선사한다.

물 속 마법에 걸린 사랑

샤트리안 위원장에 따르면 ‘현재와 과거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진 ‘음울한’ 영화가 바로 이번 경쟁 부문에 오른 작품들의 특징이다. 영화제의 단골 손님인 크리스티안 페촐트(Christian Petzold) 감독도 오래된 소재를 새롭게 해석한다. 그가 연출한 ‘운디네(Undine)’는 부정한 연인을 죽여야만 하는 운명을 지닌 물의 정령에 대한 이야기다. 그러나 베를린 시에 소속된 역사가인 현대의 운디네는 자신의 운명을 거부한다. 페촐트 감독은 영화 ‘트랜짓(Transit, 2018)’ 이후 다시 배우 파울라 베어(Paula Beer)와 프란츠 로고스키(Franz Rogowski)와 함께 작업했으며, 영화에는 리처드 플라이셔 감독의 영화 ‘해저 2만리’(1954)와 같은 고전에서 영감을 얻은 수중 장면이 많이 삽입됐다.

사랑, 죽음 및 환생

끝으로 스위스 감독 듀오인 스테파니 슈아(Stéphanie Chuat)와 베로니크 레몽(Véronique Reymond)도 영화 ‘마이 리틀 시스터(Schwesterlein)’로 베를린의 언더그라운드 세계로 뛰어들어 지칠 대로 지친 극작가 리사가 불치병에 걸린 쌍둥이 오빠 스벤에게 새 작품을 통해 마지막 연극 배역을 주기 위해 노력하는 비극적인 연극 이야기를 그려냈다. 강렬한 연기로 쌍벽을 이루는 니나 호스(Nina Hoss)와 라르스 아이딩어(Lars Eidinger)가 영화의 주인공으로 사랑, 죽음 및 환생에 대해 연기한다. 베를린영화제도 올해 새로운 추진력을 얻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