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내용 바로가기(Alt 1)서브 내비게이션 바로가기(Alt 3)메인 내비게이션 바로가기(Alt 2)

2020 베를린국제영화제 블로그
힐데스하임 태생

파라즈 샤리앗 영화의 주인공 파르비스(벤야민 라드자이푸르)는 젊은 청년이자 동성 연애자이며 발랄한 쾌락주의자다.
파라즈 샤리앗 영화의 주인공 파르비스(벤야민 라드자이푸르)는 젊은 청년이자 동성 연애자이며 발랄한 쾌락주의자다. | 사진(부분): © Edition Salzgeber, Jünglinge Film

인종 차별주의와 부조리한 기대 사이. ‘파노라마‘ 부문의 몇몇 영화는 이주 후 독일에 대해 갖는 인식을 논한다.

독일은 이민국이다. 복잡하게 들릴 수도 있는 ‘이주 후(postmigration)‘라는 개념은 단지 이주 배경을 가진 사람들만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이주를 사회 전체의 사실로 가정한다. 이 당연한 사실은 정치에서와 마찬가지로 영화나 연극, 문학에도 아직 거의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2020년 베를린국제영화제 전체, 특히 파노라마 부문이 ‘이주 후에 갖는 인식‘에 무엇보다 특별한 초점을 두고 있다. 독일에서 태어났지만 여전히 독일 사회에 속해 있지 못한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또는 이미 독일 사회의 일원이 되었음에도 그렇게 느낀다면?

모든 것은 편집증?

비사르 모리나(Visar Morina) 감독은 바로 이 막연한 감정을 자신의 영화 ‘에그자일(Exile)‘에서 연출했다. 독일의 유명 배우 미셀 마티체비치(Mišel Matičević)가 연기한 자퍼는 모리나 감독처럼 코소보에서 태어났으나 이미 오래 전에 독일로 이주해 직업과 가족, 연립주택을 갖고 있다. 그러나 그는 동료들이 여전히 자신을 피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모두가 그를 노려보는 동시에 그를 무시하는 듯 보인다. 아무래도 주요 이메일 배포자 목록에서도 삭제된 것 같다. 이게 인종 차별일까? 잔드라 휠러(Sandra Hüller)가 연기한 그의 독일인 아내 노라는 이를 망상이라고 여긴다. 그녀는 그가 단지 호감이 가는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고 말한다. 이 영화의 기발한 컨셉트는 그녀가 옳을 수도 있다는 데에 있다. 자퍼는 성인(聖人)이 아니다. 그러나 그의 편집증 자체만 보아도 사회가 가진 문제의 깊은 핵심을 간파할 수 있다. 폐소 공포증이 짓누르는 듯 연출한 이 스릴러물의 하이라이트 장면들은 미하엘 하네케(Michael Haneke) 감독의 영화 ‘히든(Caché)‘의 독일 버전 같은 느낌을 준다.

청년, 동성 연애자, 쾌락주의자

파라즈 샤리앗(Faraz Shariat) 감독은 ‘노 하드 필링스(Futur Drei)‘에서 확실히 더 쾌활한 새로운 세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의 주인공 파르비스(벤야민 라드자이푸르)는 젊은 청년이자 동성 연애자이며 발랄한 쾌락주의자다. 그러나 모든 곳에서, 파티에서든 ‘그라인더(Grindr)‘ 앱에서 만난 남자와의 데이트에서든, 그는 자꾸만 자신의 이란계 혈통을 마주하게 된다. 독일 힐데스하임에서 태어났지만, 그걸 누가 신경이나 쓰겠는가? 첫사랑 아몬과 누나 바나프시와의 대화에서 그는 때로는 의심하며, 때로는 즐겁게 혈통과 언어, 정체성에 대한 질문에 답할 뿐만 아니라 독일 토박이들이 갖는 부조리한 기대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경쾌하게 구성된 이 영화 속에는 실제로 이란에서 독일로 이주한 장본인들이기도 한 샤리앗 감독의 부모가 찍은 오래된 비디오 장면들이 삽입되어 있다. 이를 연기할 사람은 샤리앗 감독의 부모 말고는 없을 것이다. 훌륭한 아이디어이자 통합이라는 주제에서 생각해 낼 수 있는 가장 멋진 표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