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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탄생 250주년
베토벤과 나

루트비히 판 베토벤의 동상
황금빛 베토벤: 2019년 5-6월 사이, 독일 도시 본의 뮌스터 광장에 베토벤 동상 700개가 세워졌다. | 사진(부분): Rolf Vennenbernd © picture alliance/dpa

영감과 위로: 한국 예술가들이 베토벤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와 그가 오늘날까지 한국 청중을 매료시키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한다. 소프라노 임선혜에 이어서 지휘자 최수열의 생각을 들어보자.

베토벤이 어떤 예술적 영향을 끼쳤는가?

작곡가들에게 ‘교향곡을 쓴다’라는 행위는 자신의 음악적인 내공을 가장 정돈된 틀에 담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베토벤 역시 교향곡이라는 장르에 대하여 그의 음악 인생에 걸쳐 강하게 의미를 두고 있었고, 그가 남긴 아홉 개의 교향곡은 인류에게 큰 선물인 동시에 오케스트라 지휘를 전공하는 이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교과서이기도 하다. 고전과 낭만을 잇는 연결고리 이자 하나하나의 교향곡이 지극히 다른 개성을 가지고 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작품이 베토벤의 엄격한 구조미를 기반으로 두고 있음에 놀랍다.  

최수열 최수열에게 베토벤은 무엇보다 극복의 상징이다. | 사진(부분): © 박재형

그는 알면 알수록 새롭고, 공을 들여 연주하지 않으면 금방 무너지기에 제대로 연주하기 어려운 대표적인 작곡가이다. 악단과 지휘자의 음악적 역량을 단련하기 위해서 베토벤의 교향곡은 좋은 교재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까다로운 베토벤이 연주자들에게는 너무나 부담스러운 존재다.

왜 베토벤의 음악이 한국 관객들에게 여전히 인기 있는가?

한국 관객들뿐 아니라 세계의 관객이 여전히 베토벤을 원하고 있다. 베토벤에 대한 여러 가지 키워드가 있지만, 결국 ‘극복’이라는 단어가 베토벤을 상징한다고 믿고 있고, 그래서 그의 음악에는 결국 극복의 메시지가 강하다. 때문에 가볍건 무겁건 수많은 문제와 어려움을 이겨내면서 살아가는 이들에게 베토벤의 음악은 많은 위로가 된다. 실제로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심한 고통에 시달리면서도 대작곡가로 남은 그에게 후대는 ‘천재’라는 말 대신 ‘악성’이라는 닉네임을 붙였다. 하늘에서 내려온 타고난 재능의 음악가가 아니라, 인간으로 태어나 고뇌를 거쳐 신적인 음악가가 된 그를 또 그의 음악을 동경하며 찬사를 보낸다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닐까.
 

최수열

최수열은 서울시향의 부지휘자를 거쳐, 2017년부터는 부산시향의 예술감독으로 일하고 있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전곡을 부산시향과 함께 국내 최초로 완주했으며, 윤이상의 관현악곡들을 지속적으로 무대에 올리고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지휘를 공부한 후, 독일학술교류처(DAAD) 예술분야 장학금 수여자로 선정되며 드레스덴 국립음대에서 최고연주자과정을 마쳤다. 현대음악단체 앙상블모데른의 아카데미에 속한 지휘자로 프랑크푸르트에서 활동한 바 있다. 


끊임없이 운명과 맞서는 용기를 품었던 로맨티시스트

위대한 음악가들의 생애는 그들이 어떻게 주어진 삶의 무게를 딛고 작품을 펼쳐냈는지를 보여주어 후배 음악가들에게 용기를 준다. 그중에서도 베토벤은 “운명의 목덜미를 잡아 결코 날 무릎 꿇게 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평탄치 않은 그의 운명에 정면으로 맞선다. 하지만 음악과 사랑에 있어서는 한없이 부드럽고 너그러움을 간직했던 베토벤. 운명 교향곡의 작곡자 베토벤이 그렇게 운명에 맞설 수 있었던 수단은, 그의 말처럼 바로 희망을 늘 가까이 둠이었다고 한다. 삶에서 뜻하지 않은 어려움과 난관에 부딪혔을 때 그걸 넘어설 수 있다는 강한 의지와 희망을 잊지 않음으로써, 음악에의 순수한 마음을 잃지 않을 수 있음을 베토벤은 나에게 늘 새롭게 가르쳐준다.
임선혜 임선혜에게 베토벤은 음악의 순수성을 가르쳐준다. | 사진(부분): 김종범 © EMK엔터테인먼트
그리고 그것이 바로 그의 음악을 듣는 이들에게도 전달되는 그의 음악에 대한, 삶에 대한 열정의 메시지가 아닐까. 귀가 들리지 않는 상황 속에서도 이에 굽히지 않고 써나간 그 경이로운 곡들에서 그는 시대와 공간을 초월해 우리에게도 그 열정의 드라마를 몸 전체로 느끼게 한다. 한편 가장 단순한 멜로디로 써나간 간절한 사랑의 노래들은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주기에 충분하다.
 

임선혜

소프라노 임선혜는 서울대학교 성악과를 졸업(박노경 사사)하고 독일학술교류처 DAAD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독일 칼스루에 국립음악대학 최고연주자과정을 졸업(롤란트 헤르만 사사)했다. 독일 유학 중이던 1999년, 고음악의 거장 지휘자 필립 헤레베헤에게 발탁되어 유럽 무대에 데뷔 하였으며, 윌리엄 크리스티, 파비오 비온디, 지기스발트 쿠이켄 등 고음악 거장들을 비롯해 주빈 메타, 리카르도 샤이, 이반 피셔, 만프레드 호넥 등의 지휘자와 세계무대에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