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세계 외국어학습을 위한 기능성 게임

기능성 게임이란 복합적인 가상의 시나리오를 말한다. 언어학자이며 연구가인 제랄드 슐레밍어 박사를 통해 외국어학습을 위한 기능성 게임의 전망을 살펴본다. 제랄드 슐레밍어 박사는 현재 칼스루헤 교육대학교에서 3D 가상 세계를 이용한 외국어학습에 관한 프로젝트를 지도하고 있다.

슐레밍어 박사님, 오늘날 디지털 게임이 외국어학습에서 어떠한 역할을 하고 있나요?

외국어학습을 위한 디지털 게임을 흔히 게임 중심 학습(Game Based Learning)이라 하는데 최근에는 학습 교재나 온라인 학습에서 기본옵션처럼 여겨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게임을 통해 단어를 습득하거나 외국어 문법 또는 일상회화를 연습하는 것이죠. "세컨드 라이프" 등과 같이 인터넷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롤 게임이나 시뮬레이션 게임에서는 아바타를 통해 다른 대상과 부분적으로 유도된 대화를 나눌 수도 있습니다.

기능성 게임은 기존의 전형적인 게임과는 어떤 점에서 다른가요?

기능성 게임은 시나리오 내용을 위주로 하며 게임 사용자를 조금 더 적극적으로 의도된대로 이끈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즉, 외국어 학습을 위한 기능성 게임에서 언어는 목적이 아니라 게임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는 것이죠. 시나리오 자체는 게임적인 요소를 많이 갖추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다양한 추론을 통해 해결책을 찾아 보물을 발견하거나 살인자를 밝히는 등과 같은 것을 할 수가 있습니다. 기능성 게임은 액션 게임, 어드벤처 게임 또는 에고 슈터 게임(Ego Shooter Game) 등에 못지 않게 기존의 컴퓨터 기술이나 2D 또는 조이스틱 방식에서 벗어나 최신 기술을 접목시키기에 매우 적합합니다. 케이브(CAVE) 속 스테레오스코픽 3D 영상이나 헤드 마운티드 디스플레이(Head Mounted Display) 또는 3D 모니터 등을 이용해 게임 사용자를 가상세계 속으로 흠뻑 빠져들게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방식으로 전혀 새로운 차원의 참여와 상호작용이 가능한 것이죠.

그러나 기능성 게임의 중점은 어디까지나 내용이죠?

그렇습니다. 제 생각에 기능성 게임은 무엇인가를 건설하거나 훈련하기 보다는 탐험적인 성격이 강합니다. 나레이션으로 상호 연결된 단편적인 '장면'을 통해 학습 내용을 제공하는 한편, 이전 단계의 문제를 성공적으로 풀어야만 다음 장면으로 넘어갈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방법적인 면이나 교육적인 면에서 보면 기능성 게임은 어떤 사실적인 내용을 다른 언어로 전달하는 기존의 외국어 학습법에 오히려 유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능성 게임이 외국어학습의 새로운 장을 연다고 볼 수 있을까요?

예, 그렇습니다. 가상 세계 속에서 감각과 추론을 사용하기 때문에 학습내용을 더욱 강력하게 인지하고 그 속에서 활발한 상호작용이 가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능성 게임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잘 구성된 학습과정입니다. 게임 속에서 선택할 수 있는 행동 옵션의 순서가 구체적으로 정해져야 하며 학습자에게 전달할 적절한 피드백 메시지를 갖추는 등등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기술만 가지고는 안 되는 것이죠. 전형적인 언어학습과정보다도 더 강력하고 구체적인 교육과정이 동반되어야 합니다.

기능성 게임은 어떤 구성을 갖추어야 하나요?

기능성 게임을 구성하는 데 있어 중요한 두 가지 개념이 바로 몰입력과 현장감입니다. 제 생각에 몰입력이란 가상 세계 속에서 이상적인 감각적 인식을 가능케 하는 기술 그 자체입니다. 바로 시야의 퀄리티, 3D 스테레오스코피(깊이에 대한 공간적 인상) 그리고 현실성 있는 그래픽 등이 여기에 속하죠. 반면에 현장감이란 이러한 환경에 속한 개인이 느끼는 주관적이고 감성적인 경험을 말합니다. 따라서 현장감은 개인이 가상 세계를 얼마나 현실적으로 느끼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연구 조사에 따르면 3D 스테레오스코피, 화면 속도, 사물을 쫓는 머리의 움직임과 시야 등은 현장감을 느끼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합니다. 뿐만 아니라 음악, 언어, 소리 등의 다양한 사운드 모듈이나 사용자의 촉각적인 반응과 움직임 역시 현장감을 높이는 요소입니다.

기능성 게임이 외국어학습에 구체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기능성 게임이 기존의 외국어 학습법을 단순히 보조하는 수단이나 별도의 요소로만 취급된다면 기능성 게임은 흥미롭지만 매우 소모적인 '기술적 게임'으로 남겨질 수 밖에 없습니다. 기능성 게임은 가상 세계를 뛰어넘어 학습자의 실제 교육현장이나 그 밖의 환경과 연동될 때에야 비로소 진정한 의미를 가집니다. 즉, 또 하나의 확장된 현실이 되어야만 한다는 말이지요.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성당에 숨겨진 보물을 찾는 기능성 게임을 상상해 보십시오(가상 세계 게임으로서의 요소). 이 게임은 동시에 성당의 건축역사나 그 지역의 역사를 전달합니다(현실 수업과의 연관성). 또한 구체적으로 이 성당을 방문하는 옵션도 가지고 있습니다(교육 바깥 세상과의 연관성). 게임의 전 과정은 학습 목적어인 독일어로 진행됩니다. 저희는 현재 슈트라스부르크의 뮌스터를 배경으로 진행 중인 EVEIL이라는 프로젝트에서 이와 같은 문제들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외국어 학습을 위한 기능성 게임의 전망은 어떻다고 보시나요?

언어인지, 제스처를 실시간 인식하는 기술의 발달, 어떠한 대상을 직접 조작한 기록이나 분석 등을 통해 기능성 게임의 활동 영역은 더 이상 단순한 외국어 학습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현실 세계에서만 가능했던 구체적인 움직임이나 행동들이 이제는 게임 속에서도 가능해진 것입니다. 이대로 계속 간다면 학교 안팎과 가상 세계를 통한 학습까지 포함하는 일명 종합학습에 한 발자국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