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치히 모나리자 도서관
“정치적인 곳”

알렉산드라는 모나리자 도서관이 상향식 방식의 도서관이라는 점을 매우 높이 산다.
알렉산드라는 모나리자 도서관이 상향식 방식의 도서관이라는 점을 매우 높이 산다. | 사진 (부분) | © 개인 소장 자료

번역가이자 작가인 알렉산드라 이바노바는 라이프치히 남부에 위치한 모나리자 여성도서관을 정기적으로 찾는다. 그곳에 독서모임 하나를 만들었기 때문인데, 도서관의 역사와 잘 맞는 모임이라 그곳에 만들게 되었다.

모나리자 도서관에서 주관한 켐니츠 소풍에 참여하는 중에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구동독 여성 작가들이 쓴 소설에 대해 토론하는 독서 모임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날 우리는 이름트라우트 모르크너(Irmtraud Morgner)라는 여성 작가의 발자취를 따라가던 중이었는데, 소풍에 참가한 이들 중 모르크너의 작품을 읽어본 사람이 거의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모르크너처럼 사람들이 잘 모르고 지나쳐버리기 쉬운 구동독 여성작가들의 소설들을 탐구하는 독서모임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모나리자 도서관은 꼭대기층의 여러 공간에 나뉘어져 있다. 모나리자 도서관은 꼭대기층의 여러 공간에 나뉘어져 있다. | 사진 (부분) | © 개인 소장 자료 모나리자 박물관은 제 제안을 환영하며 받아들여주었고, 공간을 비롯해 미디어 채널들까지 많은 것들을 제공해주었습니다. 이러한 지원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내심 걱정했었는데, 첫 모임에 무려 20명이나 참여했습니다! 지금은 약 15명의 회원들이 고정적으로 모임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연령대도 20대 초반부터 70대 중반까지 매우 다양하고, 각자 살아온 환경도 서로 달라요. 요즘은 브리기테 라이만(Brigitte Reimann)의 소설 ‘프란치스카 링커한트(Franziska Linkerhand)’를 읽고 있습니다. 모임은 두 주에 한 번씩 개최되는데, 모일 때마다 한 챕터씩 읽고 있어요. 토론할 때에는 누구나 질문을 하고 가설을 제기할 수 있죠. 텍스트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일부 구절을 소리 내어 읽기도 합니다. 그런 후 구동독 시절의 양성 구도, 조립식 공동주택, 소설 내용의 사실성 등에 대해 토론을 합니다.
 
구동독 여성작가들의 작품을 탐구하는 독서 모임 구동독 여성작가들의 작품을 탐구하는 독서 모임 | 사진 (부분) | © 개인 소장 자료 여성도서관으로서의 모나리자 도서관의 역사적 배경을 살펴보면, 이보다 더 우리 독서모임에 완벽한 장소도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나리자 도서관은 1990년에 개관했는데, 장벽 붕괴의 시기에 일어난 시민운동 과정에서 탄생했습니다. 저는 이 도서관이 상향식 방식이라는 점을 매우 높이 삽니다. 여성해방운동 그리고 구동독의 변화를 추구한 시민운동에 의해 탄생된 도서관이죠. 그런 취지에 맞게 여성해방사나 사회운동가들의 투쟁사를 다룬 문학 작품이나 각종 문헌들이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도서관 설립 초기부터 다양한 구동독 여성그룹들의 호소문, 전단지, 회의록 등의 다양한 ‘회색 문헌‘들도 소장해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치적 자료들은 곧 디지털 형태로 대중에게 공개될 예정입니다.
 
숨겨진 보물: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는 구동독 여성운동과 관련된 '회색 문헌'들이 보관되어 있다. 숨겨진 보물: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는 구동독 여성운동과 관련된 '회색 문헌'들이 보관되어 있다. | 사진 (부분) | © 개인 소장 자료 모나리자 도서관에는 어두운 시기도 있었습니다. 9개월 동안 문을 닫아야 했던 적이 있죠. 다행히 2014년 참여의식이 투철한 여성조직 로타(Lotta e. V.)가 라이프치히 시 당국으로부터 모나리자 도서관에 대한 제도적 지원을 받아냈습니다. 제가 이 도서관을 처음 찾은 것도 그렇게 다시 문을 열게 된 날이었습니다.
 
제가 모나리자 도서관을 찾는 이유는 책을 읽고 빌리기 위해서만은 아닙니다. 이곳에 오면 여러 사람들과 생각을 나누고 교류할 수 있어서 좋거든요. 강연, 낭독회, 전시회, 소풍 같은 프로그램들도 있습니다. 여성운동에 관한 전문 서적, 순수 문학, 매거진과 더불어 여성 영웅들이 등장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한 책과 영화들도 있답니다. 어린 방문객들도 두 팔 벌려 환영한다는 뜻이죠. 가끔 소란을 피울 때도 있지만, 그래도 도서관에서 어린이들을 보면 반갑습니다. 저에게 이 도서관은 정치적인 곳이에요. 다양한 모순과 욕구들과 다툼을 벌이는 곳이기 때문에, 가끔은 시끄러워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성인들만을 위한 곳이 아니다: 모나리자 도서관에는 여성 영웅들이 등장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한 책과 영화들도 있다. 성인들만을 위한 곳이 아니다: 모나리자 도서관에는 여성 영웅들이 등장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한 책과 영화들도 있다. | 사진 (부분) | © 개인 소장 자료

모나리자 도서관(Bibliothek Monaliesa)은 정치적 변혁기인 1989/1990년 라이프치히에 설립되었다. 시민운동으로 크게 활약한 여성들에 의해 탄생한 모나리자 도서관에는 양성 문제, 페미니즘, 여성운동 등과 관련된 학술 서적, 순수 문학, 오디오북, 그래픽노블, 매거진 등의 다양한 자료들이 있다. 이 도서관의 특별한 점은 소위 ‘회색 문건‘이라 불리는 자료들이다.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은 구동독 여성운동과 평화 혁명과 관련된 자료들이 보관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