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기술 “항해사로서의 도서관”

한스 체거
한스 체거 | © 게오르크 렘베르그

정보기술이 지식에 대한 접근뿐 아니라 지식 자체도 바꾸고 있다. 오스트리아의 인터넷 전문가인 한스 체거 박사는 오늘날 정보의 홍수 속에서 도서관의 바람직한 역할에 대해 설명한다.

미래에도 도서관이 모든 유형의 정보를 전달하는 주요 공급원의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보는가?

도서관이 공급원보다는 전달자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90년대 전자정보기술의 약진 이전에는 지식재산이 어쩔 수 없이 장소의 제약을 받았다. 그리고 정보를 처리할 때 적용하는 정확하게 정의 된 접근기준이 있었다. 어디에선가 편집실에서는 확실하게 확보한 지식을 정리해서 특정 작업수준에서 이 지식을 이용하였다.

그러다가 바로 Web 2.0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즉 인터넷 상에서 함께 동참할 수 있는 이 새로운 가능성을 통해서, 한 편으로는 지식의 공급원과 다른 한편으로는 지식 소비자 사이의 경계가 사라졌다. 이 두 개의 극 사이에서 도서관은 지금까지 전달자의 역할을 한다고 여겨졌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점점 더 많은 소비자가 생산자가 되고 있으며, 또한 생산자가 소비자로 변신하기도 한다. 따라서 도서관에 대해서도 완전히 새로운 정의가 필요하다.

정보능력을 촉진한다

도서관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도서관은 교육적 임무를 띠고 있다. 도서관은 정보를 찾고 비판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도구를 인터넷 사용자들에게 제공해야 한다. 정보기술의 도약과 함께 나온 말이 있다. '뭔가를 아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그것이 어디에 있는지 아는 것이면 족하다.' 이 말은 당시 전적으로 옳은 말이었다. 정보에 대한 접근가능성은 명확하게 파악 가능한 수준이었고, 합리적인 정보를 찾아 낼 수 있는 가능성이 꽤 높았으니까 말이다.

지금은 달라졌나?

오늘날에는 무엇을 어떻게 찾을 지에 대한 수많은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 문제의 핵심은 어디에서 어떻게 찾을 지를 아는 것이 아니라, 중요한 정보와 사소한 정보들이 섞여 있는 이 정보의 바다 속에서 나의 위치가 정확히 어디인지를 알아야 하는 것이다. 여기서의 정확한 질문은 바로 '정말 나에게 적절한 정보를 찾을 수 있는가'이다.

구글 탐색기를 예로 들어 보자. 상당 기간 동안 구글은 탐색기능을 지역화하는 데에 집중했다. 어는 지역에 살고 있는지에 따라서 탐색 시 특정 탐색어에 대해 완전히 다른 탐색결과를 얻게 된다. 2009년 이후로는 탐색기능이 개인화되고 있다. 즉, 내가 전에 무엇을 찾은 적이 있는지에 따라서 같은 탐색어를 입력해도 예를 들어 이웃 사람이 입력했을 때와는 완전히 다른 순서의 탐색결과 리스트가 제시된다. 이것은 심각한 문제다. 특정 상업적 이해를 가진 기업을 통해 우리의 시선이 제어되고 있는 것이다.

제어되지 않는 시선을 가능케 한다

여기에서 도서관은 어떤 일을 할 수 있는가?

여기에서 도서관은 객관화가 가능한 필터를 통해 정보세계로의 접근을 가능케 함으로써 상극의 기능을 한다. 도서관은 정보에 대한 자유로운 시선을 가능케 해 준다.

나는 이 문제에 대해 한번은 다음과 같은 표현으로 강조한 적이 있다. '나는 6백만 명의 친구가 있는데, 모두가 나와 같은 생각이다.' 모두가 개인적인 정보채널을 얻는다면 언젠가 모두는 단순히 확인하는 수준의 정보만을 얻을 게 될 뿐이다. 그것은 우리의 사회 발전의 끝이 될 것이다. 우리는 언제나 새로운 것, 놀라운 것, 때로는 불쾌한 것을 경험하는 그것을 통해 살아 가고 있다. 이런 것을 통해 새로운 맥락을 고민하게 되는 것이다.

하나로 모으는 시각을 만들다

도서관의 또 다른 임무가 있다고 보는가?

그렇다, 고고학적 임무가 있다. 전에는 사람들이 특정 주제의 책에 지식을 한데 모아서 요약을 했다. 책은 힘든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저술, 원고 심사, 원고 조판, 인쇄, 배달, 문서고 보관 등 할 일이 아주 많다. 이런 과정을 거쳐야 하는 책이 어떤 최신 주제를 다루었다면 책이 도서관에 도착할 때쯤이면 벌써 시대에 뒤처진 책이 되어버리곤 했다. 하지만 책의 장점은 특정 시점까지의 지식의 수준을 알 수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과업에 있어서 책은 충분한 기능을 할 뿐 아니라 매우 실용적이다.

오늘날 우리는 매일 믿기 어려운 정로로 많은 정보조각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 하지만 이 많은 정보조각들을 한 데로 묶어서 정리하는 작업은 거의 불가능해 보이고 정보 생산자들 역시 여기에 특별한 관심이 없다. 바로 이 임무를 도서관 사서가 대신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국립도서관에서 실행하고 있는 것 같이 어떤 특정 시점의 인터넷 사이트들을 모두 기록하는 작업을 말하는 것인가?

그렇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들은 모두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다. 하지만 이제 본격적으로 추진할 때다. 이 때를 놓친다면 몇 년 후에는 이 모든 정보의 조각들을 한 데로 묶는다는 것이 영원히 불가능해 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역설적으로 인터넷이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의 새로운 발전상황들에 대한 관련 정보를 전혀 구축할 수 없게 될 것이다. 물론 이 기간 내에 출판된 책들도 물론 있지만 이제 더 이상 책만으로는 우리 시대의 전체 지식을 대변할 수가 없다.

도서관이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나는 이 문제가 도서관 사서들의 손에 달려 있는 부분이 크다고 본다. 도서관들이 의미 있는 정보와 무의미한 정보들이 혼재하는 정보의 바다 속에서 항해사의 역할을 충분히 해내고 인정을 받게 된다면, 정부 또한 그 필요성을 인정하고 충분한 재정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