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촌 변화하는 서울 ‘해방촌’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해방촌의 풍경.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해방촌의 풍경. | 사진: 주한독일문화원/이근영

서울시에 있는 해방촌은 남산의 중턱에 자리하고 있으며, 주한독일문화원과 인접해있다. 곧 미군부대가 서울에서 철수이전하고, 그로 인해 서울 중심가의 대부분이 새로 형성되면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해방촌 역시 광범위한 변화를 겪게 될 것이다. 도시재생 총괄 계획가 한광야, 해방촌에 위치해 있는 아트갤러리 ‘스페이스 원’ 디렉터 여인영, 베를린 도시조경 사무소 ‘토포텍 1’의 마틴 라인-카노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한광야 교수님, 여인영 선생님: 어떤 점이 해방촌을 특별하게 만드는지 궁금하다. 이 구역의 역사와 특징에 대해 들려준다면?
 
한광야: 서울 남산의 남쪽 구릉지에 입지한 ‘남산 아래 첫마을’인 해방촌은 인구는 13,200명의 주거 커뮤니티이다. 해방촌은 광복과 더불어 해외에서 귀국하고 북한에서 내려온 월남 실향민들, 그리고 한국전쟁 후 피난 온 이주민들이 서울역을 통해 상경해서 임시 정착하면서 형성된 마을이다. 이러한 이유로 이곳은 '해방촌'이라 불려왔다. 해방촌은 이후 한국의 근현대화 과도기에 서민들의 일상생활과 도시환경을 대표적으로 표현해왔던 대명사이며 살아있는 주거지의 박물관이기도 하다. 해방촌은 남쪽으로 미군용산부대와 그 배후상업지로 성장한 이태원을 두고있다. 이러한 이유로 해방촌은 총인구 13,199명 중 외국인이 약 10% 이상을 구성하며 그 비중이 점차 증가하는 다문화의 모자이크 네이버후드이기도 하다.

이 지역에는 여전히 옛날을 추억하게 하는 사람냄새가 나는 오래된 가게들을 찾을 수 있다. 이 지역에는 여전히 옛날을 추억하게 하는 사람냄새가 나는 오래된 가게들을 찾을 수 있다. | 사진: 주한독일문화원/이근영 여인영: 이런 역사적 배경 때문인지 해방촌이란 지역내에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 여전히 이주민들이 들어오고 나가는 이동인구가 있다. 이와 함께 발전되고 있는 음식, 놀이 문화 또한 소소하지만 다양하고 복잡하다. 특히 해방촌 오거리 위쪽 부분은 남산과 연결되는 길로 현재는 보행도로가 열악해 접근이 힘들지만 올라온 후의 공기와 광경은 운치가 있다. 현재는 그렇게 50여년을 거주해온 노인분들 부터, 하루 이틀 그냥 지나가는 여행객까지, 거주, 상업, 여행, 예술 등 다양한 목적과 배경의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는 흥미로운 지역이다. 
 
라인-카노 선생님: 이미 자주 서울을 방문했다고. 그런데 해방촌 방문은 2016년 가을이 처음이라고 들었다. 해방촌을 보고 어떤 인상을 받았나?

마틴 라인-카노: 굉장히 긍정적인 인상을 받았다. 작은 가게, 미용실, 청과물 가게, 정육점, 옷가게, 그 사이에 몇몇 바와 식당들까지, 이 곳은 활기가 넘치고 다양하다. 또 오랫동안 있어온 아름답고 작은 지역에 여러가지가 섞인 생동감이 있다.
 
 
신흥시장 신흥시장 | 사진: 주한독일문화원/이근영 여인영 선생님: 스페이스 원은 2년 전 해방촌에 전시공간을 열었다. 현재 해방촌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나? 이 곳의 분위기는 어떤가?

여인영: 현재 서울 전체의 모습을 반영하듯 해방촌은 아주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상업지역의 카페, 식당 등이 하루 이틀 사이에 사라지고 새로 생기며, 농담으로 '오늘 또 새로운 메뉴가 생겼네?' 라고 매주 얘기할 정도로 변하고 있다. 스페이스 원이 위치한 신흥시장내부에도 젊은이들의 새로운 공간이 여기저기 생기고 있다. 카페, 작업실, 공방, 책방 등 특징이라고 하면 젊고 독립적인 성격이 강한 개개인들이 직접 벽을 뜯고 고치고 칠하고 자기만의 공간을 만들어나가는 듯하다. 이렇게 활동적인 환경으로 인해 더욱더 젊은 움직임이 있는데 한가지 여전히 부족한점은 이런 공간들과 개인들 사이의 소통인듯하다. 시장안에서는 열린 공간으로써 스페이스원이 이런 부분을 채워나가 보려는 시도로 공공예술 프로젝트 기획을 진행중이다. 시장 자체내부에 역사가 깊게 묻힌 요소들이 이런 관심과 긍정적 에너지를 가져오는게 아닌가 싶다.

서울시에서 광범위한 도시재생 사업을 계획하고 있는데, 정확히 어떤 내용인가?
 
한광야: 서울시는 2015년 1월부터 용산구의 참여 하에 해방촌 도시재생 사업(2015-2018)을 시작했다. 해방촌 도시재생은 대규모의 불도우저 식의 주택재개발을 통한 주거환경의 정비방식을 지양하고, 기존 공동체 조직의 활성화와 동네 일자리 창출, 물리적인 주거환경의 개선, 그리고 이러한 과제를 중장기간 동안 추진할 주민자체 조직의 발굴과 역량의 강화를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해방촌 도시재생사업은 현재 도시재생 활성화 계획안을 완성하고 있으며, 이의 실현화를 위해, 커뮤니티 센터의 조성, 신흥시장의 활성화를 포함한 8개의 마중물 사업들과 기타 함께 진행할 10개의 협업사업들을 발굴하고 주민공모사업과 교육사업을 우선적으로 추진 중이다.

신흥 시장 내에 위치한 대안 문화예술프로젝트 중 하나이다. 신흥 시장 내에 위치한 대안 문화예술프로젝트 중 하나이다. | 사진: 주한독일문화원/이근영 모두에게 마지막으로 질문 하나만 더 하려한다. 10년 후 해방촌은 어떤 모습일 것 같은지.
 
마틴 라인-카노: 사람들은 이 공간을 좋아한다. 다양하고 생동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지역이 개발되었을 때 발생하는 문제는, 새로 개발되면서 이런 지역들이 원래 지니고 있던 특징이 종종 파괴되곤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개발을 하되,완전히 인공적인 모습으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해야 남아있는 해방촌의 특징을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 개발할 수 있을지도 고려해야 한다.
 
한광야: 총괄계획가이며 물리적인 도시설계가로서의 내가 갖고 있는 해방촌의 비전은, 무엇보다 ‘살기좋은 동네’로의 변화이다. 한편 해방촌은 서울 중심부의 입지성으로 ‘용산공원의 조성’과 같은 주변의 변화와 이에 따른 과도한 상업화로부터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에 해방촌은 남산의 첫번째 주거지로서의 동네의 아이덴티티를 지킬수 있는 주민들의 능동적인 대책과 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해방촌은 서울의 종합전파탑이 있는 남산의 밑자락에 있다. 해방촌은 서울의 종합전파탑이 있는 남산의 밑자락에 있다. | 사진: 주한독일문화원/이근영 이번 해방촌 도시재생을 계기로 지금까지 동네에 시급했던 기본적인 주민의 문화복지 인프라들이 확보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제 이러한 공공의 투자가 해방촌 주민들의 공동체 생활의 활성화에 기여하고, 주민들의 자발적인 주택개선으로 천천히 연결되기를 기대한다. 이러한 공공의 투자와 민간의 참여로 연결될 때 해방촌의 도시재생은 성공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지난 1년 반동안 해방촌의 주민협의체와 함께 준비하고 활동하면서, 이들이 갖고 있는 해방촌에 관한 애정과 열정이 앞으로 해방촌의 변화를 주도하는데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해왔다. 서울의 남산과 남산 산책로가 더 좋은 동네로 변화중인 해방촌으로 빛이 날때가 다가오고 있음을 확신한다.
 
여인영: 해방촌의 10년 후 모습을 예상한다면 '공존'의 개념을 살리고 싶다는 생각이다. 50여년의 세월동안 쌓여온 간판, 가게, 건물, 콘크리트 등의 작은 요소들이 계속 유지 및 보수가 되는 동시에 새롭고 젋은 책방, 에술 공간, 공방, 작업실 등이 같이 공존하고 소통하는 해방촌이 되는 모습이다. 이렇게 발전하며 개인과 공공의 물질적 및 비물질적 공간을 구조적으로 형상화하며, 보행도로의 안전성 확보, 공공 공간의 유연적인 디자인 및 활용, 개인 공간의 보호, 개인공간들의 소통과 연결을 시켜주는 이동성 공간 설립등이10년후 해방촌의 모습이 됐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