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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베를린국제영화제 블로거
집이 어디예요, 엄마?

미아 마리엘 메이어 감독의 극영화 ‘씨앗(Die Saat)’, 배우 하노 코플러와 함께
미아 마리엘 메이어 감독의 극영화 ‘씨앗(Die Saat)’, 배우 하노 코플러와 함께 | 사진(부분): © kurhaus productions

​검은 숲과 홍콩 사이: 신진 영화 제작자를 발굴하는 부문인 ‘독일 영화의 관점(Perspektive Deutsches Kino)’은 전 세계로 시선을 돌린다.

어쩌면 이는 홍콩 인권 시위를 바라보는 가장 솔직한 시선일 것이다. 안케는 호텔 창문을 통해 바깥 저 아래에 걸어 다니는 군중을 보고, 먼 곳에서 중얼거리는 듯 다가오는 구호 소리를 들으나, 생각은 완전히 다른 곳에 가 있다. 은퇴한 연금생활자인 안케는 아들을 만나기 위해 독일 검은 숲에서 치열한 투쟁 중인 이 대도시까지 왔다. 그러나 아들은 무슨 문제가 있는지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홍콩 현지인과의 대화를 통해 안케는 이곳과 영적인 관계를 맺게 되고, 거대한 인간적 욕구의 표현을 자신의 갈망으로 인지하게 된다. 이는 요나스 박의 데뷔 작품 ‘우드 앤 워터(Wood and Water)’가 보여주는 모습이다. 영화의 주인공은 감독 자신과 감독의 어머니이다. 감독은 영화 속 부재한 아들의 역할을 맡았고, 그 아들은 고통의 원인이다. 하지만 고통은 인상적인 카메라 앵글을 통해 섬세하고 감동적인 이미지로 포착된다.

경계에 관하여

글로벌화된 세계 속 거리감과 근접성은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독일 영화의 관점(Perspektive Deutsches Kino)’ 부문의 주제 중 하나이다. 그리고 이는 다음과 같은 물음을 제기한다. 대체 독일 영화란 무엇인가? 영화 ‘농장이 불타오를 때(When a Farm Goes Aflame)’에서 감독 지데 톰 아킨레미누는 부모님의 이야기 즉 덴마크와 나이지리아를 오가는 부모님의 흥미로운 러브 스토리를 기록한다. 감독은 이 양국에서 자랐으나 교육은 독일에서 받았다. 역시 독일에서 영화 공부를 한 야나 우그레헬리제는 다큐멘터리 영화 ‘생존 설명서(Instructions for Survival)’에서 그의 고향인 조지아의 트랜스젠더 정체성 이슈에 초점을 맞춘다.

구원은 없다

미아 마리엘 메이어의 극영화 ‘씨앗(Die Saat)’은 자본주의라는 세계적 문제를 다루는 아주 독일적인 영화라 할 수 있다. 불안정한 가정을 책임지는 야심에 찬 타일공은, 한 건설 현장에서 승진하려던 희망을 포기해야 한다. 이 영화에서 유명 배우 하노 코플러는 평소처럼 덤덤한 스타일로 연기하며 종국에는 모든 것이 비극을 맞는 켄 로치 스타일의 플롯을 따라간다. ‘씨앗(Die Saat)’보다 더 감동적인 작품은 ‘예수 에곤 그리스도(Jesus Egon Christus)’ 밖에 없을 것이다. 이 극영화는 복음주의 방침에 따라 운영되는 한 마약 재활 센터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 강하게 자아내는 영화의 다큐멘터리적 심상은 사실 특별한 캐스팅으로 모인 아마추어 배우들의 공이 큰 동시에, 이들의 움직임이 정확히 계산된 세팅 속에서 표현된다는 점도 한몫한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형제 감독인 다비드 바이다와 샤샤 바이다가 철학을 공부했다는 사실을 떠올리게 된다. 극 중 배역을 체화한 듯한 배우 폴 아람불라는 자신만의 믿음에 빠져버린 정신질환자 에곤 역을 맡아 엄청난 연기를 보여준다. 에곤은 단지 이 세상이 감당할 수 없어 탄생한 잘못된 환자에 불과한 걸까? 정신적 고통, 대체 약물로서의 종교 그리고 구원을 향한 충족되지 않는 갈망에 관한 도전적이고 강렬한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