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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적 교육 콘셉트
미래의 학교를 위한 실험실

독일에서 점점 더 인기를 끌고 있는 대안학교 방식의 학교 콘셉트
독일에서 점점 더 인기를 끌고 있는 대안학교 방식의 학교 콘셉트 | 사진(부분): © Fotolia

통상적인 교육 콘셉트를 완전히 바꾸는 이들이 있다. 학생들에게 더 많은 자기결정권을 부여하는 실험학교와 자유 대안학교, 그리고 기타 혁신적 시도들을 도입한 독일 내 각종 학교들이 바로 그들이다. 그 새로운 콘셉트 안에는 이주민 가정 출신 아이들을 통합시킬 커다란 잠재력도 내포되어 있다고 한다.

수업 종이 울리지 않는 학교가 있다. 이제나저제나 수업이 끝났음을 알리는 종소리만 기다리던 이들로서는 화가 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빌레펠트 실험학교의 교사와 학생들은 이미 수십 년째 수업 종이 없는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해오고 있다. 그곳에서는 교사와 학생 스스로 쉬는 시간이 언제인지를 결정한다.

1970년대 빌레펠트 대학교는 장차 기존의 교육 콘셉트를 뒤집어놓게 될 실험학교 두 개를 설립했다. 초등학교 입학생들을 받아들여 10학년까지 가르치는 실험학교가 그 중 하나였고, 인문계 고등학교 상급학년에 해당되는 학생들을 받아들여 대입 시험인 아비투어(Abitur)에 대비시키는 ‘오버슈투펜-콜렉(Oberstufen-Kolleg)’이 그것이었다. 개혁적 교육가였던 하르트무트 폰 헨티히에 의해 설립된 그 두 학교는 오늘날까지도 교육 시스템 개발 과정에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원천이 되고 있다. 실험학교의 학생들은 처음 3년 동안은 5세부터 7세까지의 아동이 섞여 있는 공간에서 수업을 받는다. 학교 측은 또 8학년 이전까지는 특별히 과목을 따로 정해두지 않고 수업을 진행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오버슈투펜-콜렉의 수업들 역시 프로젝트 진행 중 자율적 작업을 통해 경험을 쌓게 만드는 방식이 주를 이룬다. 두 학교 모두 교실 같은 것은 없다. 아이들은 소그룹으로 모여 체육관 크기의 탁 트인 공간을 함께 사용하는데, 바닥 곳곳이 푹 꺼져 있거나 불룩 솟아 있다. 넓은 학습장에는 작업용 탁자, 여러 명이 둘러 앉을 수 있는 의자 세트들, 벽장들 등이 설치되어 있다. 이러한 구조적 구분이 소그룹으로 구성된 학생들에게 각자 자신들만의 공간을 찾아 함께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열린 수업 형태, 프로젝트 단위의 작업, 초등학교 때부터 영어 가르치기 등 빌레펠트에서 효과가 검증된 혁신적 콘셉트들 중 많은 요소들이 오래 전에 이미 일반 학교들에도 표준 교육방식으로 도입되었다. 교대를 졸업하고 빌레펠트 실험학교 두 곳 중 한 곳으로 발령을 받은 교사들은 그간 여러 세대를 거치면서 참신한 아이디어들을 학교생활에 적용해보는 실험들을 진행해왔고, 이제 일선 교사들과 학자들이 R&D 프로젝트를 통해 실험학교들의 사업을 지원하는 동시에 새로운 콘셉트를 개발하고 있다.

수명이 다해가고 있는 고전적인 교사 역할

빌레펠트 학교들은 교사, 심리학자, 특수교육학자, 사회교육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팀을 이루어 진행하는 수업 방식을 몇 년 전부터 도입했는데, 그 방식의 효과 역시 실제 교육 현장에서 검증되었다. 교육연구가인 페터 드레베크는 “아직은 계획 단계에 불과”하다고 분명히 선을 긋고 있지만, 그와 동시에 “교사의 고전적인 역할이 변화하고 있는 만큼 해당 콘셉트가 언젠가는 일반학교에도 적용될 것”이라 말한다. 장차 학급 구성원들의 면면이 더욱 다양해질 것, 서로 다른 성장 배경과 성향을 지닌 아이들이 한 학교에서 생활하게 될 것을 예측하고 한 말이다.

한편 ‘독일 자유 대안학교 연합(BFAS)’ 소속 100여 개 학교들이 정한 핵심적 교육원칙에는 자기주도적 학습, 민주적 공동결정, 상호 존중과 같은 콘셉트들이 포함되어 있다. BFAS의 대표인 틸만 케른은 “모든 학교들이 아이들에게 얼마큼의 결정권을 줘야 좋을지, 혹은 어느 부분에 대해서는 정해진 틀을 제시해야 좋을지에 대해 집중적인 논의를 진행 중이다. 그중 어떤 학교들은 학생 들에게 하루 종일 자율적 결정권을 부여하고 있고, 어떤 학교들은 몇몇 주요 분야에 한해 의무사항을 정해놓고 있다”고 전했다. BFAS 안에는 매우 다양한 모델의 학교들이 뒤섞여 있다. 개중에는 프랑크푸르트 자유학교나 하노버의 글록제 학교(Glocksee-Schule)처럼 1970년대 초 학부모 단체들에서 탄생된 학교들도 많은데, 대개 교육 수준이 비교적 높은 이들, 창의성이 요구되는 분야에 종사하는 학부형들이었다. 지금도 그 학교들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들은 해당 분야 출신이 많다고 한다. 아이들에게 공동체의식을 심어주고 자주성을 함양시킨다는 교육 철학 하에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학부모들이 한데 뭉친 것이다. 그러나 틸만 케른 대표는 모든 학생들이 자신들에게 주어지는 꽤 많은 자유를 감당해내고 있는 것은 아니라며 아쉬움을 토로한다.

서로서로 배우는 형태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충격적인 결과를 접한 이래 독일 내 대안학교들은 일종의 ‘르네상스 시대’를 누리고 있다. 독일 전역을 대상으로 한 교육 관련 연구들에서도 독일 중등학교의 성적이 놀라우리만치 저조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반면 빌레펠트 실험학교를 비롯해 혁신적 교육 콘셉트를 바탕으로 한 학교들은 평균 이상의 좋은 성적을 나타냈다. ‘예나플랜 학교들’의 모델을 따라야 한다는 목소리 역시 독일 내에서 지금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교육학자인 페터 페테르젠은 1920년대 ‘자아 확인을 위한 학교(Schule der Selbstbestätigung)’를 설립하겠다는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예나에 실험학교 하나를 설립함으로써 이를 실행에 옮겼다. 각기 세 학년으로 묶어놓은 급수별 과정 속에서 학생들은 서로가 서로에게서 무언가를 배웠다. 해당 학교의 교육 목표는 모든 학생들에게 각자 자신의 능력을 계발할 수 있는 시간을 주겠다는 것이었다. 예나플랜 학교들은 독일뿐 아니라 네덜란드, 벨기에 등에서도 설립되었고, 지금도 전 세계 수많은 교육자들이 페테르젠의 교육 철학에 따라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현재 교육계는 다양한 정책적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진보적 교육 모델 속에 이주민 가정 출신 학생들의 통합이나 효율적인 독일어(그 학생들 입장에서는 외국어) 교수법 개발과 관련된 잠재력이 숨어 있다는 점이다. 독일에는 사실 예나플랜 학교들이 그다지 많지 않은 편인데, 그중 이주민 출신 학생들의 비율이 높은 베를린-노이쾰른에 소재한 학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이주 가정 출신 학생들의 언어 능력 향상이나 상호문화적 수업 진행, 해당 학생들의 통합을 위한 조치 실현 등에 있어 한 가지 점이 매우 중요하다는 결과가 도출되었다. 그것은 바로 아이들을 온전한 인간으로 대해야 한다는 것, 학생으로서의 역할 속에만 아이들을 가둬서는 안 된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