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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이제, 거리가 있는 곳에서 양쪽 모두 노력해야 한다 : 팬데믹에서의 가까움과 거리

'파로미타 보라'의 일러스트
파로미타 보라 | 일러스트(부분): © Nik Neves

인도에서는, 언론을 통해 확산된 진보와 번영하는 미래 그리고 디지털 혁신에 관한 이야기들을 팬데믹이 여러 차례 덮어버렸다. 그러나 동시에 팬데믹은 주목할 만한 연결점과 공동체를 만들어냈는데, 때로는 지지를 목적으로, 때로는 정치적 저항의 수단으로 말이다.

언론은 우리가 이러한 연결점과 공동체를 잊기를 원하기 때문에, 우리는 예술과 교류에 집중한다. 2020년 여름, 팬데믹이 인도를 덮쳤을 때, 이를 상징하는 이미지는 종말론적이었다. 우리는 예정에 없던 국가적 봉쇄령으로, 한순간 실업 위기에 처한 이주 배경을 지닌 노동자들이 길게 줄을 서 있는 것을 보았다. 그 줄은 타오르는 태양 아래, 더위와 건조함이 일렁이는 길 위에서, 걸어서 고향 마을로 돌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주류 언론은 이 사실을 과소평가했고, 이러한 이미지를 대중 앞에 공개하지 않으려고 했다. 사람들을 복잡한 현실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것은 지난 10년간 인도 언론이 열심히도 추구해 온 전략이다. 이로써 언론은 개별 공동체들을 서로 소외시키고, 양극화의 특징을 지닌 정치적 담론을 유도하며, 더 높은 정치적 목표에 봉사하는 역할을 해왔다.

관심과 협력의 표현

팬데믹이 발발하기 직전, 인도는 새 시민권법에 반대하는 대중 시위운동을 목격했다. 시위는 아주 창의적이었고 정치적 내용은 감정적으로도 고취되어, 이전에는 별로 함께할 일이 없었던 다양한 시민 그룹들까지 모여 새로운 연대의 물결을 탄생시켰다. 여기서 탄생한 정치적 언어는 다언어적이었고, 기존 이데올로기적 표현에서 파생된 것이 아닌 경험에 기반한 표현으로 이루어졌다. 이는 지금껏 신자유주의 경제 체제 속에서 주변부적인 것으로 밀려났던 모든 것들, 즉 공동 부엌, 꽃피우는 문예와 책 그리고 편재하던 사랑의 공존 등을 통해, 돌봄과 협력을 정치적 방향성으로 내세웠다. 그리고 이때 만들어진 거리와 가까움의 상호작용은 팬데믹 기간에 자주, 그리고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비록 이러한 공동체주의적 분열에 대한 질문은 지난 10년간 많이 논의되었으나, 이 같은 질문이 지속해 온 상태 자체는 때때로 세계 경제 속 사회 경제적 의미로부터 담론 자체를 멀어지게도 했다. 일례로, 다른 대중교통이 없어 노동자들이 길게 줄을 서 기다리던 기차에 뛰어오르려다 사망한 한 남자의 경우가 있었고, 그에 어찌할 바 몰라 우는 사람들은 경찰에 의해 고속도로에서 잡혀 돌려보내졌다.

은유적이고 물질적인 거리

잡다한 물건을 들고 가족과 함께 집으로 걸어가는 모습, 달리 말해 프레카리아트(Prekariat)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그 노동자들의 이미지는, 우리 사회 속 은유적이고 물질적인 거리(감)를 소거했다. 자기 집에서, 가족들 사이에서 생을 마감하기를 원하는 사람들. 차라리 안전한 사회적 연결망이 없고 극도로 빈곤한 지역 사회에서 생존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처한 위태로운 상황에 이미지는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그 대신 중앙 정부는 이러한 현실로부터 눈을 돌리고 이상한 조치를 취했는데, 정부는 국민들에게 창문 앞에 모두 모여 접시를 치도록 했다. 다 같이 바이러스 악마를 몰아내자는 취지에서 말이다. 이 같은 집단적 행위의 배경에는, 부유하고 정권 친화적인 시민들을 이미지적으로 연출하여, 불안정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나 시위를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대중의 관심에서 사라지게 하려는 의도가 숨어있었다.

국가에 충실한 시민계급에 관한 노동 계급의 거리

세계 경제를 함께 뒷받침하는 가난한 시민들과 정부 간의 매정한 거리는(달리 말하자면, 체제가 약속한 번영과 노동 계급의 현실 사이의 거리), 갑작스레, 그러나 이미 예정되었던 정부 정책에 반하는 ‘돌봄의 정치’로 대체되었다. 이웃 공동체, 정당, 종교 단체 및 개인 등, 수많은 시민 단체들이 노동자에게 식사를 제공했다. 상당히 다양한 내용의 정치적 목소리가 소셜 미디어와 왓츠앱 그룹 채팅방에 오르기 시작했다. 그들은 여성을 위한 위생용품을 모으고, 지나가는 노동자에게 삶은 달걀과 로티(빵)를 전해주었으며, 협동 농장을 만들고, 예술가, 트랜스젠더 그리고 성 노동자를 지지했다. 심지어 여전히 수입이 있던 지역 노동자들과 연금생활자들은 자발적으로 각각 이웃 중 3~4가구의 식량을 책임졌다.

선의의 연대 속 시위들

2020년 9월, 국가가 서서히 재기하기 시작할 때 의회 몬순 회기가 열렸고, 정부는 사실상 과거의 위기를 부정했다. 이주 배경이 있는 노동자, 직접적인 고객 접촉 업무를 하는 노동자와 관련한 문제점들과 그들의 사망률에 관해 해당 정부 부처에서는 이렇게 말했다. “그와 관련해서는 자료가 없습니다. 따라서 보상 문제는 일절 논의의 대상도 되지 못합니다”. 언론과 정부는 1차 유행 때 발생한 문제와 이미지를 대중의 기억에서만 지우려고 한 것이 아니라, 국가 기록원에서도 삭제하려 했다. 부유하고 정권에 충성하는 시민들은 중요하게 여겨진 반면, 그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반국가적이라는 낙인을 받고 거리를 둘 필요가 있는 사람으로 여겨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시민단체와 기관들은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인도 의학 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27세에서 85세에 해당하는 의사 중 383명이 코로나19에 의해 사망하였다. 또한 노동자 단체인 ‘더 스트랜디드 워커스 액션 네트워크(The Stranded Workers Action Network)’에 따르면, 2020년 4월부터 6월까지 사망한 이주민의 수는 972명이라 한다.

2020년 겨울, 한 농부가 새로운 농업법에 격렬히 반대하여 인도 수도인 델리 인근에서 대규모 시위의 물결을 일으켰다. 이 투쟁의 특이성은 서로 이질적인 커뮤니티와 계급 간의 연대로 볼 수 있는데, 감염의 공포에도 불구하고 시위와 정치적 발언은 진행되었고, 나아가 사람들은 음식을 나누고, 예술 행사를 하며 지속해서 선의의 단합을 보였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정부와 국민들 사이의 커지는 거리

2021년 4월에는 갑자기 2차 유행이 인도를 덮쳤다. 부족한 병상과 산소 공급, 나아가 사망자를 화장할 공간도 없다는 충격적인 기사와 이미지가 한순간에 대중 담론을 지배했다. 특히 수도에서는 이 현상을 더 잘 느낄 수 있었고, 동시에 정부가 국민들로부터(단순히 가난한 사람이나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뿐만 아니라)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 재빨리 알아차릴 수 있었다. 정부는 의료 시스템을 구축할 능력이 없거나 할 의지를 보이지 않았으며, 시민들을 보살피려는 노력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차단했던 현실은, 델리시와 중앙 정부 간의 거리를 명백히 보여주었다.

신자유주의자들이 ‘린(lean) 국가’라고 부르기 좋아하는 정부와 국민 간의 그 거리는 시민들에 의해 다시 한번 극복되었다. 왓츠앱 그룹 채팅, 트위터, 페이스북에서 환자들을 위한 침대를 배분했고, 남은 산소통을 추적했으며, 돈을 비롯해 급하게 필요한 다른 구호품을 조달했다. 많은 이들이 자신의 집에서 자발적으로 이 일을 도왔고, 이로 인해 생전 처음 다른 사람들의 고통을 바로 자신의 집 앞에서 느낄 수 있었다. 또한 도움을 요청하는 무수한 연락 속에서도 종종 이런 연락이 오기도 했다. ‘이제 침대 필요 없습니다. 이미 사망했습니다’.

돌봄의 감정에 대한 인간적 가까움

2020년에 이주 배경을 지닌 노동자들이 본국으로 돌아가는 현상이 생겼을 때, 재무부 장관은 이들의 행위를 ‘감정적’이라 매도했다. 공동체, 조직 및 이니셔티브들 속에서, 그리고 지속적인 타인들의 고통 속에서도, 시민이라는 개념보다는 무엇보다 사람이 중심이라는 관점에서 돌봄이라는 감정에 한층 가까워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 여기서 이 사람들이 채워갔던 공백은, 디지털 네트워크라는 개념과 권력 중심적 정치가 남긴 돌봄과 배려의 부족을 상징하기도 했다.

나아가 이러한 공동체들의 출현은 새로운 정치적 언어가 서서히 등장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현재 진행 중인 다양한 종류의 연대 공동체들의 결합 기저에는 몇 가지 요소가 깔려있는데, 우선 정치적 이종성과 함께, 정부나 기업의 언어와는 다른, ‘인도적’ 협력에 기반을 둔 풍부한 정치적 대화 및 재구성을 꼽을 수 있다. 행정당국의 무능함을 간단히 뛰어넘는 이러한 연대 행위는 협력과 소속의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하는 신뢰 구축의 조치로 읽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