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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화에 따른 한국의 대처
외로움을 뜻하는 교육

일러스트: 주광순(오른쪽)과 얀 파울 하이직(왼쪽)
주광순(오른쪽)과 얀 파울 하이직(왼쪽) | 일러스트(부분): © Nik Neves

“한국의 부모들은 ‘실질적 교육 현장의 디지털 도우미’라는 새로운 역할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또한 디지털 중심 교육이라는 측면에서 한국의 가정 및 학생들의 참여는 어떠한가?” 브라질의 예술가 로사나 파울리노가 던진 질문에 한국의 철학 교수 주광순이 답변한다. 그의 답변을 통해 디지털 수업이 고립을 심화하고 한부모 가정에 큰 어려움을 야기한다는 사실이 더욱 분명해진다.

코로나는 학교의 대면수업의 불가능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초래했다. 작년 초에 한국은 ‘온라인 개학’을 한 뒤 비대면 수업을 진행했다. 온라인 교육 첫 세대가 생겼다. 이것은 누구에게나 충격적이었다. 더군다나 비대면 수업은 코로나 이전에도 존재했던 가정환경에 따른 학습격차를 더 심화시켰다. 학생들에게 일반적으로 자기 주도 학습 능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물론 코로나 이전에도 유튜브로 강의를 제작한 적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대학에서는 2015년에 정부주도로 K-MOOC(Korean Massive Open Online Course)를 제작해서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것으로 학점을 취득할 수도 있었으나, 제대로 이용되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아무도 이끌어 주지 않으면서 스스로 공부를 해가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대학생도 이러한데, 하물며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단지 인터넷을 통한 자기 주도적 학습은 더 어렵다. 물론 한국의 정보통신 기술력은 발달해 있다. 그래서 코로나 시대에 대학뿐만 아니라, 초중고교는 온라인 수업을 제공하고 있으며 많은 학생들이 컴퓨터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당연히 이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초등학생의 경우는 부모가 로그인과 출석 체크, 과제 등을 도와주어야 하기 때문에 맞벌이 부부나 한부모 가정 등의 부모들은 너무 힘들어한다. 그렇지 않은 중고등학생들의 경우라도 부모들은 걱정이 많다. 대학생들도 그런데 하물며 어린 학생들에게 자기 주도적 학습능력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리고 작년 말에 이미 학생들 사이에 소득 수준과 가정 배경에 따른 학습 격차가 더 커졌음이 드러났다.

한부모 가정에 닥친 도전

자기 주도적 학습능력을 지닌 학생은 비대면 수업의 어려움을 극복하지만 이런 학생은 많지 않다. 그리고 부모가 학습을 돌봐주는 것은 부모의 인식과 소득 수준과 가정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 자녀교육에 대한 인식은 소득 수준과 어느 정도 비례한다. 또한 이것은 사교육 수강(소위 ‘학원’이라 불리는 한국의 사교육 기관들)에도 직결된다. 한국에는 코로나 이전에도 학원교육이 성행해서 이것이 공교육의 역할을 많이 제한했다. 그러나 얼마나 좋은 사교육을 받느냐는 문제는 부모의 소득과 연결된다.

그렇지만 맞벌이 부부나 한부모 가정은 사교육은 몰라도 자녀 학습을 돌보는데 한계가 있으며 조부모 밑에 자라는 학생이나 소년소녀 가장에게는 이 둘 모두가 불가능하다. 학교교사는 코로나 이전과 마찬가지로 코로나 시대에도 사교육과 경쟁하기 너무 어려우며 부모의 학습 돌봄을 대신해주기도 쉽지 않다. 물론 초등학생의 경우에 교사가 온라인 수업에 불참하는 학생 개개인을 전화나 문자로 챙기기도 하지만 교사 혼자 많은 학생을 감당하기는 너무 어렵다.

사회화 결핍

비대면 교육이나 사회적 거리두기는 학생들이 바깥세상과 단절된 채 집에서 혼자 공부하거나 미디어에 장시간 노출되거나 혹은 무료하게 보내는 시간도 늘어나게 만들었다. 지금 생각해 보자면 코로나 이전에 학교는 단지 학습공간이었을 뿐만 아니라 친구들과 놀게 하고 미디어와 접촉시간을 줄여주고 억지로라도 책상 앞에 앉아 있게 만드는 공간이기도 했다. 그러므로 비대면 교육은 학생들의 학습을 저하시켰을 뿐만 아니라 그들 간 교우관계 형성 및 사회성·공동체 인식을 저하시켰다. 더 나아가 학생들이 SNS를 비롯하여 여러 미디어에 노출되는 시간을 늘렸다. 그래서 학부모들은 걱정이 많다.

코로나로 인한 바깥세상과의 단절은 학생들을 더 불규칙하게 자고, 더 우울하고, 더 외롭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더 엉망으로 먹도록 만들었다. 왜냐하면 학교는 또한 점심을 공동으로 먹는 공간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 무상급식의 비율이 그렇게 높지는 않지만 비대면 수업 시대에 빈곤층 아이들은 더 엉망으로 먹게 되었다. 즉 굶거나 부실하게 먹는다. 왜냐하면 그들은 학교에서 무상으로 균형 잡힌 점심 식사를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코로나가 우리의 눈을 이전부터 존재했던 한국 사회의 교육 불평등과 비효율성에 주목하도록 요청한다. 이제 우리는 단지 비대면 교육의 문제만이 아니라, 이전부터 있었던 문제들도 같이 고민해야 할 때이다.

나는 독일에 오래 거주했던 한국인의 관점에서 얀 하이직에게 묻고 싶다, 비대면 교육 시대에 독일에서는 사회적 불평등이 교육에 미치는 영향이 확대되었는가? 그렇다면 어떻게 확대되었는가? 그리고 그 고민은 어떻게 풀려고 노력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