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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뮤직페스티벌
라이브 음악과 라이프스타일

바켄오픈에어 페스티벌 2015에 참가한 헤비메탈 팬들
사진(부분): © ICS Festival Service

독일은 오랫동안 수많은 음악페스티벌들을 개최해왔다. 독일 전역에 걸쳐 매년 500개 이상의 축제가 개최되고 있고, 그 다양한 축제들은 전 세계 모든 팬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바켄(Wacken) - 북독일의 작은 마을의 이름이다. 그 이름이 지금은 독일의 놀라운 한 단면을 보여주는 대명사가 되었다. 1990년 이래 바켄에서는 매년 8월 사흘간의 헤비메탈 축제가 개최된다. ‘바켄오픈에어’라는 이름의 그 축제는 한국의 여성 영화감독 조성형 씨에게 ‘풀메탈빌리지’라는 장편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하게 만들 정도로 큰 영감을 주었다. 해당 영화는 이후 여러 개의 영화제에서 연속으로 후보작으로 지명될 뿐 아니라 수상까지 하는 기염을 토했다. 풀메탈빌리지는 한 가지 의문에서 출발한 영화이다. 이제는 75,000명의 참가자 수를 자랑하게 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헤비메탈 음악 축제가 하필이면 왜 조용한 것을 좋아한다고 알려져 있는 독일에서 시작되었을까 하는 의문이었다.
 




바켄오픈에어 축제에서는 몇 가지 전형적인 독일적 특징을 찾아볼 수 있다. 첫째, 완벽한 조직과 창시자들의 뛰어난 사업 수완이 그것이다. 현재 ‘바켄’이라는 브랜드명 하에 크루즈선과 산악지대에서도 메탈페스티벌이 개최되고 있을 정도이다(축제명: ‘풀메탈크루즈’ & ‘풀메탈마운틴’). 또 다른 독일만의 고유한 특징은 아마도 뮤직페스티벌에 대한 높은 대중적 인기도가 아닐까 싶다. 독일만큼 다양한 음악 축제가 연중 내내 무수히 개최되는 나라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뮤직페스티벌에 대한 독일인들의 관심은 매우 크다. 현재 독일에서만 연간 500개 이상의 뮤직페스티벌들이 개최되고 있는데, 그중 대부분은 록뮤직과 팝뮤직 분야의 축제들이다.

메인스트림 록뮤직과 캠핑 라이프스타일

1980년대 초반부터 이미 ‘록암링(Rock am Ring)과 록임파크(Rock im Park)’처럼 참가객 수가 9만에 달하는 대형 음악 축제들이 개최되어 왔다. 뉘른베르크의 서로 다른 장소에서 개최되는 두 행사는 지금은 대개 오순절에 그 막을 열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음악 축제로 발전했다. 해당 축제들은 서로 다른 사회 계층의 화합을 추구하고 있다. 즉, 록뮤직계를 주름잡는 국제적 축제를 통해 최대한 다양한 팬층과 더 많은 팬들을 한데 아우르고 싶은 것이다. 1997년 시작된 ‘자매 페스티벌’인 ‘허리케인’과 ‘사우스사이드’ 역시 그와 동일한 콘셉트를 따르고 있다. 허리케인은 북독일에서, 사우스사이드는 남독일에서 개최되는 페스티벌로, 두 축제 역시 최대 8만 명의 관중을 끌어당기는 대규모 축제들이다. 수일에 걸쳐 개최되는 그러한 메인스트림 축제들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수많은 록뮤직 팬들을 한 자리에 모이게 만든다. 참가자들이 축제 개최장 주변에 함께 모여 캠핑을 즐기는 모습도 이제 전통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라이브 음악, 그리고 캠핑이라는 라이프스타일이 함께 어우러진 것이다. 참가자들은 탁 트인 하늘 아래 텐트를 치고 며칠 밤을 함께 보내면서 일과 생활에 찌든 일상에서 잠깐 벗어날 수 있는 여유를 즐긴다.
 



사실 독일 페스티벌 업계는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과다 축제 개최로 인해 잠시 위기에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밀레니엄을 지나면서 위기의 흔적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게 되었고, 축제의 다양성은 오히려 더 확대되었다. 거기에는 세계적 환경과 독일만의 고유한 여건이 작용했다. 첫째, 인터넷 발달로 인해 음반 업계와 음악 시장에 일어난 급진적 변화가 그것이다. 지금의 뮤지션들 대부분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수입원은 라이브 공연이다. 음반이나 다운로드, 스트리밍 등에서 창출되는 수익이 점점 더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대중적 인기도가 높든 낮든, 지금은 대부분 밴드들이 현장에서 팬들과 직접 대면해야만 하는데, 그럴 수 있는 최적의 기회가 바로 섬머뮤직페스티벌들이다. 게다가 독일에서 개최되는 음악 축제들은 그 규모가 엄청난 만큼 수익성이 특히 더 높다는 장점도 지니고 있다.

독특한 분위기

행사 주최측에서는 축제의 인기도가 이렇게 높아진 뒤에는 집에서 음악을 듣는 감상자들의 변화된 수용 행태가 반영되어 있다고 말한다. 즉, 적어도 젊은 세대들은 인터넷을 통해 무수히 많은 음악들에 접근할 수 있게 되었고, 그러면서 음악 소비자들은 다양한 장르의 음악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으며, 무한대의 가능성을 지닌 우주와도 같은 세상에서 그 어떤 것도 놓치고 싶지 않다는 소비자들의 욕구가 다양한 종류의 특색을 지닌 다양한 음악페스티벌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게다가 요즘은 대부분 음악 축제들이 연극 공연이나 포이트리슬램(poetrty slam) 같은 다양한 오락프로그램을 함께 제공하고 있다. 한편, 대부분 축제들이 가능하면 다양한 아티스트들을 소개하고자 하는 반면, 세월이 흐르면서 오히려 특정 장르에만 집중하려는 축제들도 생겨났다. 예컨대 전자음악과 록뮤직 팬들은 6월이면 데사우 인근의 갈탄 노천굴에서 개최되는 멜트(Melt!) 축제를 찾는다. 그런가 하면 그로부터 한 달 뒤에는 포크레인과 철근 구조물들이 그대로 남아 있는 매우 독특한  행사장에서 또 다른 축제인 스플래시(Splash!) 축제가 개최되면서 수많은 힙합 팬들의 발길을 끈다.
 


전자댄스음악 축제인 파루카빌(Parookaville) 축제 역시 자기만의 고유한 색깔과 분위기를 지닌 매우 독특한 축제이다. 파루카빌 축제는 독일-네덜란드 국경 지대의, 이제는 사용하지 않는 군용 공항에서 개최되는데, 축제를 위해 마을 하나가 조성된다. 며칠 동안 개최될 그 축제 때문에 교회와 수영장, 우체국, 슈퍼마켓, 관청, 광장 등을 완전히 갖춘 마을 하나가 탄생되는 것이다. 2015년에 시작된 이 축제는 단번에 5만 명의 방문객 수를 기록하며, 순식간에 젊은 파티광들을 끌어당기는 ‘자석 페스티벌’로 발돋움했다. 지금은 약 150명의 DJ들이 그 축제의 다양한 무대에서 음악을 틀고 있다고 한다.
 



1997년부터 상업적인 색채를 조금 털어낸 채 개최되고 있는 퓨전페스티벌(Fusion Festival)의 방문객 수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이 축제 역시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 주의 옛 군용 공항에서 개최된다. 하지만 그 어떤 스폰서의 압박으로부터도 자유로우면서도 일렉트로사운드, 연극, 아방가르드 예술 등 다양한 장르를 소개하는 이 축제를 즐기려면 큰 행운이 따라주어야 한다. 총 6만 장의 입장권이 발매되는데, 인기가 너무나도 좋아서 요즘은 심지어 추첨을 통해 판매한다고 한다.

독일의 뮤직페스티벌은 그야말로 모든 음악 장르를 아우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컨대 레게 팬이라면 쾰른 인근에서 개최되는 섬머잼(Summerjam) 축제나 바이에른 주에서 개최되는 킴호수 레게섬머(Chiemsee Reggae Summer) 축제를 찾으면 된다. 이러한 축제의 다양성은 앞으로도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듯하다. 독일의 라이브뮤직 시장이 극심한 경쟁에도 불구하고 그 매력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뮤지션들이 직접 페스티벌을 조직하기도 한다. 독일에서 가장 성공한 인디밴드로 손꼽히는 크라프트클룹(Kraftklub)은 2013년 자신들의 고향인 켐니츠 인근에서 코스모나우트(Kosmonaut)라 불리는 음악 축제를 개최했고, 이 축제는 지금도 커다란 성공을 거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