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 클럽과 페스티벌
한국 인디음악의 현장

제 16회 라이브 클럽 데이 공연 중인 서사무엘 | 사진: 이혜진
한국 인디음악을 라이브로 즐기고 싶다면 홍대 부근의 라이브 클럽들과 그 외 지역에서 펼쳐지는 수많은 페스티벌을 놓쳐선 안된다. 그 중에서도 인디음악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기회인 '라이브 클럽 데이'와 가평 자라섬의 '레인보우 아일랜드' 페스티벌을 집중 소개하고자 한다.
홍대의 라이브 클럽 데이

매달 라이브 클럽 데이를 맞아 다양한 테마의 스테이지가 기획된다. 이 날엔 신생밴드와 관록의 밴드의 공연을 모두 접할 수 있는데 경험이 풍부한 밴드들은 여유롭게 관객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이고, 무대 경험이 소중한 신생 밴드들은 그 무대를 본인들을 알리는 기회로 삼는다. 스타 뮤지션, 무명 가수 할 것 없이 모두가 자신의 무대를 선보일 충분한 시간을 갖는다. 이처럼 적절한 타임라인 배치로 모두가 즐길 수 있게 화합하여 나가는 문화가 전반적인 홍대 공연 문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 대다수의 의견이다. '17회 라이브 클럽 데이' 공연 당시 '레전드 스테이지'에 섰던 이승환도 공연 중 "다들 요새 젊은 사람들이 공연을 안 보러 온다고 걱정들인데, 그럼 여기 있는 여러분들은 다 뭔가요?" 라며 아직도 건재한 라이브 클럽 문화에 대한 희망을 내비쳤다.
홍대 일대는 사실 공연 때문이 아니더라도 이 지역에 지금까지 쌓여온 '뭔가 다른' 기운을 감지하고 각자의 이유로 모여든 사람들로 인해 붐비는 곳이다. 또, 여전히 밤마다 홍대와 합정을 잇는 ‘걷고 싶은 거리’에서 수많은 버스커들의 음악이 울려 퍼지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라이브 클럽 데이’가 열리는 금요일이 되면, 이 곳의 다양한 문화공간들이 밤새 들썩이고, 다양한 관람객으로 붐비며 이 일대가 인디 음악으로 가득 차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가평의 레인보우 아일랜드 페스티벌
봄부터 늦가을까지 개최되는 수많은 한국의 뮤직 페스티벌 중, '레인보우 아일랜드' 페스티벌은 '뮤직&캠핑'이라는 테마를 전면에 앞세우며 캠핑의 성지인 가평 자라섬에서 개최된다. 거대한 록 페스티벌들이 유명 해외 밴드 등, 평소에 한국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뮤지션들과 국내의 정상급 밴드의 공연으로 무대를 채워 일반 관객 외에도 마니아들과 특정 팬덤을 끌어모으는 것과 달리, '레인보우 아일랜드' 페스티벌은 작지만 알찬 페스티벌이라는 콘셉트로 방문객을 유혹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음악 페스티벌이라는 느낌이 강했다.자라를 닮아 '자라섬'이라고 불리는 이 음악의 섬은 북한강에 놓여 있다. 서울에서도 대중교통을 이용해 쉽게 이동할 수 있지만, 자가용이 있다면 오토캠핑장을 이용하는 것이 좀 더 편안하게 캠핑과 함께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페스티벌은 공연장 전체와 구석구석 작은 부분에 걸쳐 신비롭고 편안한 분위기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으며 무대들을 푸른 산과 강이 감싸고 있어, 무대 위 뮤지션들에게 특별한 배경을 선사한다.
레인보우 아일랜드 페스티벌의 무대는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된 친절한 페스티벌이다. 대중적으로 폭넓게 두루 사랑받고 있는 ‘10cm’나 ‘자이언티’의 무대가 그러했고, 특유의 중독성 강한 가사와 멜로디로 관객들과 함께 소통한 ‘장기하와 얼굴들’의 무대에서 분위기는 정점을 찍었다. 음악으로 힐링을 받을 수 있는 1박 2일간의 즐거운 캠핑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