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닉 그라프와의 인터뷰
“겉모습 그 이면을 봐야”

도미닉 그라프 ”범죄의 현장“ 촬영 중 (2010)
도미닉 그라프 ”범죄의 현장“ 촬영 중 (2010) | 사진: ARD/율리아 본 비팅호프

도미닉 그라프 감독은 독일 영화 및 TV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거장 중 한 사람이다. 그의 작품들은 작가영화, 에세이 영화, 다큐멘터리뿐 아니라 스릴러나 TV 범죄 수사물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영역을 아우르고 있다. 본 인터뷰에서 그는 범죄의 시학 그리고 현실과 픽션사이의 경계에 대해서 말한다.

전에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는가?

아직 한 번도 없다.

특별히 선호하는 한국 영화나 감독이 있는가?

당연히 봉준호 감독의 "괴물"이다!

전 세계에서 활동하는 문화기관으로서 괴테-인스티투트는 해외에서 독일어를 육성하고 국제 문화협력을 증진하고 포괄적인 독일의 이미지를 전달하는 임무를 띠고 있다. TV 시리즈 "범죄의 현장(Im Angesicht des Verbrechens)"은 독일에 대해 어떤 이미지를 전달하게 될까? 그리고 픽션과 현실의 경계는 어디에 있는가?

"범죄의 현장"은 작가인 롤프 바제도프(Rolf Basedow)의 정밀한 조사 작업에 기초하고 있다. 통독 시점부터 세기 전환 직후까지 베를린 내 마피아 조직 구조의 발전 상황을 다루고 있다. 바제도프는 이미 전작 범죄 수사물에서도 자신이 직접 조사한 현실적인 내용들을 작품에 반영한 사례가 여러 차례 있다. 1998년 작품인 "Sperling and the Burning Arm"에서는 베를린의 상납 조직 실태를 파헤쳤으며, "Hotte in paradise"(2002)에서는 '전환기' 이후 슈투트가르트 광장 지역의 포주들에 대해서 그리고 "Sugar"(2001년, 감독 라이너 카우프만)에서는 독일 내 동유럽 아동거래 실태를 고발한 바 있다. 바제도프는 현실 속에서 일종의 '내부' 사실을 구체화시킨다. 즉, 범죄세력과 경찰을 독일 지하세계 어딘가에서 서로 대치하고 있는 상대 적군으로서 묘사하여 범죄와 경찰의 시학으로 구체화하는 것이다. 1998년 작품 "Sperling and the Burning Arm"에서 포주가 경찰인 스페를링(디터 파프 분)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는 장면이 있다. "내가 원한다면 서너 시간 만에 너희 경찰 컴퓨터에서 어떤 정보라도 빼낼 수 있어, 슬픈 일이지? 우리는 이미 오래 전에 바나나 공화국이 돼 버리고 말았어. 단지 누구도 이쪽을 보려 들지 않고 알려고 하지도 않을 뿐이지."

이 시리즈에서 관객들은 독일 수도의 어두운 면을 경험하게 된다. 작품의 배경으로서 베를린은 어떤 역할을 하는가? 러시아 마피아를 추적하는 내용인 이 범죄 수사물이 독일의 다른 대도시를 배경으로 하는 것도 가능했을까?

아니다. 불가능하다. 베를린은 파란만장한 역사를 지니고 있고 동서유럽 간 회전문 역할을 하는 까닭에 이런 류의 영화 배경으로서 유일하게 적합한 곳이다.

"범죄의 현장"을 통해서만 베를린을 간접 경험한 한국인이 독일을 방문한다면 그에게 어떤 조언을 하고 싶은가?

독일의 겉모습 뒤의 그 이면을 봐야 한다. 거대한 금융대국이자 프로이센식의 도덕성을 표방하는 선전용 민주주의를 자랑하는 독일 이면에는 90년대 이후의 완벽한 퇴락이 숨어있다. 모두가 친절하게 보이고 베를린의 유명한 응원광장에서는 독일인들이 전 세계와 더불어 독일 월드컵을 정말 즐기고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깊은 증오, 절망, 여러 사회 계층 간의 갈등이 있고, 네오나치스 테러단체 NSU가 존재하며, 국민에 대한 사기행각이 판치고, 한편에는 빈곤화 현상이 또 다른 한편에는 신흥부자들이 출몰하고 있다. 이 문제들을 정치가들은 오히려 덮으려고만 애쓰는 것이 현실이다.
 

Dominik Graf © Caroline Link 도미닉 그라프는 1952년 뮌헨에서 출생하여 뮌헨의 텔레비전 영화 대학 (Hochschule für Fernsehen und Film (HFF))을 졸업하였으며, 그의 졸업작품 귀한 손님(Kostbare Gast)은 바이에른 영화제 청년감독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후로 그는 60편 이상의 극장용 영화와 텔레비전 작품을 찍었으며 연방영화상, 독일 텔레비전상, 총 10회의 그림메(Grimme)상 등 수 많은 수상경력을 자랑한다. 도미닉 그라프 감독은 독일 영화 및 TV 영역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거장 가운데 속한다. 그의 작품들은 작가영화, 에세이 영화, 다큐멘터리뿐 아니라 스릴러나 TV 범죄물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영역을 아우르고 있다. 그의 영화들은 인간적 갈등과 타락, 법과 범죄와 지하세계 사이의 경계 부재 등을 주제로 다루고 있다. 그는 영화나 텔레비전에서 일반적으로 보여지는 것과는 다른 독일의 전혀 다른 이미지를 보여줌으로써 실제적 삶을 표현한다. 10부작으로 구성 된 "범죄의 현장"은 2010년 베를린에서 처음 방영된 작품으로 그의 최고의 야심작 가운데 하나이다. 도미닉 그라프 감독은 "TV 역사의 새로운 이정표"(시사 주간지 Die Zeit)라 할 이 작품으로 독일 영화상, 바이에른 텔레비전상의 최고 감독을 비롯해 다수의 상을 수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