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을 독일어로 옮기는 작업
전달의 문제

한국어에서 독일어로
한국어에서 독일어로 | 그래픽: 주한독일문화원

지금까지 한국문학은 독일에서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두 나라 간 문화가 다르고, 이에 따라 작가의 관심과 작품의 주제 역시 다른 것도 원인이지만, 번역과정에서의 어려움도 무시할 수 없다. 과연 번역의 문제점들은 어떤 것이며, 또 어떻게 극복해야 할 것인가?

한국문학은 독일에서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출판된 작품들은 대개 소규모 전문 출판사에서 나온 것들이고, 독자층도 한국문학 자체 보다는 그 나라에 대한 전문가들이다.

많은 경우, 현대 한국문학은 한국의 사회•문화적 맥락과 밀접하게 관련된 주제들을 다루고 있어서, 독일 독자들의 공감을 얻기가 쉽지 않다. 또 독일어로 옮기는 과정 또한 매우 까다롭고 복잡해서, 번역에 따르는 어려움도 많다. 번역가가 그 어려움들을 제대로 해결해야만, 독일 독자에게 가독성이 높고 설득력이 있는 작품을 전달할 수 있다.

문화적 이질감의 문제- 과연 어디까지 독자의 몫으로 남겨둘 것인가?

한국 일상의 많은 부분들이 일반 독일 독자들에게는 낯설다. 때문에 번역가는 갈등할 수밖에 없다. 과연 그것들을 독일어 단어로 대체할 것인가? 예를 들면, 한국의 '된장찌게'를'Bohnensuppe'로, '한복'을 ' traditionelle Kleidung '으로, '무당굿'을 'schamanistisches Ritual'로 바꾸는 식이다. 이렇게 되면 독자들은 훨씬 이해하기 쉽겠지만, 문화적 독창성은 희석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주석 같은 것을 달아서 문화적 배경에 대한 정보를 함께 전달할 것인가? 이 또한 독자의 이해를 돕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자연스러운 독서흐름이나 문맥파악, 또 작품감상에 방해가 되고, 심한 경우 문학적, 미학적으로 완성된 하나의 작품을 교양서적으로 바꾸어버릴 가능성이 있다.

두 개의 전혀 다른 언어- 타협점은 어디인가?

문화적 차이 외에 언어적 차이에서 오는 어려움도 있다. 그로 인해 번역 과정에서는 일부 의미가 상실되거나 덧붙여지기도 한다.

예를 들어 한국어에서 복잡미묘한 뉘앙스의 차이를 지닌 여러 단계의 존칭어나, 다양한 의성어들은 독일어로 옮길 때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그런가 하면 독일어가 한국어보다 더 정확함을 요구할 때도 있다. 한국어 문장에서는 주어가 생략되는 경우가 많은데, 다만 문맥상에서 이를 파악할 수 있으며, 문학적으로도 다양한 해석의 여지가 있다. 그러나 독일어는 이런 형태가 없기 때문에 번역가가 여러 의미들 중 하나만을 택해야 한다.

또 두 언어는 문장체계가 다르다. 한국어 주문장에서 동사는 언제나 문장의 맨 끝에 위치하는 반면, 독일어에서는 문장의 두 번째에 온다. 이는 음운 등을 살려야 하는 시를 번역할 때 문제가 된다.

훌륭한 번역가는 이 모든 과제들을 적절히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작품의 내용과 어조, 글의 의도를 파악하고, 원작자를 위해서는 정확성을, 독자를 위해서는 가독성과 문학적 설득력을 잃지 않는 균형 잡힌 번역을 추구해야 한다. 원작에 담긴 한국적 혼을 온전히 받아들인 뒤에 독일적 정신으로 완벽하게 되살려낼 때, 비로소 훌륭한 번역이 완성되는 것이다.

앞으로의 과제- 우수한 번역가 양성

그런데 한국에 대한 광범위한 지식을 바탕으로 한국문학을 번역할 수 있는 독일의 전문인력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대부분 이런 작업들은 한국인과 독일인이 함께 진행하는데, 이때 한국 번역자만이 번역과 관련한 전문 교육을 받은 경우가 많다. 전체 번역은 한국인 번역자가 하고, 독일인 번역자는 원문에 대한 이해 없이, 다만 언어적인 수정작업만을 담당하는 것이다. 따라서 일관되고 균일한 번역작업이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서울의 한국문학번역원(KLTI)과 같은 기관에서는 한국과 독일의 기성 번역가들을 위한 특강 및 신인 양성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많은 젊은 번역가들이 이러한 기회를 적극 활용하여 문학 번역의 영역에 도전하기를 바란다. 올바른 번역이야말로 한국의 우수한 문학 작품들을 독일에 알리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