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만화
디지털로 경쟁력 높인다

한국만화박물관
한국만화박물관 | 사진:

100여년의 역사를 거쳐 시대를 반영해온 한국 만화는 소통의 장으로서 이제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았다. 시사비평만화, 교육만화, 웹툰 등 시대에 맞게 색깔을 바꿔온 한국 만화를 살펴보며 우리의 현주소를 확인한다. 디지털 강국으로 세계 시장에서 활약하는 글로벌 한국, 이제 만화시장에서 웹툰으로 독자들을 사로잡는다.

디지털 시대로 진입하면서 문화콘텐츠는 빠르게 변화하며 끊임없이 나오는 신기술에 발 맞춰 발전해 오고 있다. 만화 역시 지면에서 인터넷으로 무대를 확장했고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정보도구를 이용해 웹툰 이라는 새로운 만화시장을 열었다. 인터넷 접속의 간소화와 노트북,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기기의 이동성은 장소와 시간의 구애를 받지 않고 웹툰을 이용할 수 있게 해 온라인 만화 시장을 확대 시켰다. 지난 10년간 출판 만화 시장이 감소세를 보이며 만화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웹툰이라는 새로운 만화콘텐츠의 출현은 한국 만화의 가장 큰 특징으로 자리매김했고, 만화시장의 돌파구로 까지 주목을 받고 있다.

웹툰은 인터넷을 뜻하는 web과 만화를 의미하는 cartoon이 합쳐진 신조어로 웹사이트에 게재된 세로로 긴 이미지 형식의 만화이다. 새로운 매체와 혁신적인 기술에 예민한 한국의 젊은 세대들은 웹툰 시장의 주요고객이 됐고, 웹툰은 현재 한국 만화 시장에서 가장 많은 이용률을 보이고 있다. 웹툰은 작가와 독자간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 작품에 대한 독자의 반응을 바로 알 수 있다. 작가들은 웹툰을 제공하는 포털 사이트와 계약을 맺어 작품을 올린 후 조회수를 통해 작품의 인기도를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웹툰은 다양한 장르에 두터운 매니아 층을 형성하며 확대되고 있다. 대표적인 인기 웹툰으로는 강풀의 이웃사람, 어게인, 아파트, 강도하의 위대한 캣츠비, 고영훈의 광해이야기, 윤태호의 수상한 아이들, 이끼 등이 있고 이 중 다수가 영화나 드라마, 애니메이션으로 나오기도 했다.

시대의 거울, 한국 만화의 발자취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시대상과 시대의 역사를 반영해온 한국 만화의 역사는 100여년이 넘었다. 최초의 만화는 1909년 6월 2일 창간된 대한민보에 실린 이도영의 시사 단평 만화 `삽화`로 볼 수 있다. 당시는 일제 강점기 1년 전으로 주로 애국계몽과 일본에 대한 풍자, 비판 등 투쟁 수단으로 사용됐다. `삽화`는 한일 합병이 강제 체결된지 9일 후 1910년 8월 31일 대한민보 폐간과 함께 끝을 맺었다.

이후 1920년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창간 되면서 신문 만화는 본격적으로 성장한다. 여러명의 작가들이 독자투고 만화를 통해 세태를 풍자하고 격심한 빈부차를 날카롭게 비판했다. 특히 1920년대 연재된 `멍텅구리 헛물켜기`와 `가상소견`은 당대의 풍광을 풍자와 유머로 재미있게 표현해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1980년대 군사정권 시기 풍자와 비판을 생명으로 하는 시사만화는 엄격한 검열로 저항성을 잃어갔다. 대중들은 시사만화의 대안으로 민중만화를 활용하기 시작했고 이는 선전수단으로 쓰이면서 민중만화운동이 활성화 됐다. 이처럼 시대적 상황을 비판과 풍자로 표현하며 화려한 전성기를 누리던 신문 시사 만화도 최근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의 등 언론의 자유가 폭넓어 지면서 급격히 감소했다.

만화, 다양한 문화 장르를 넘나들다

인물의 특징을 과장되게 표현해 희화하고 글과 그림으로 핵심 내용을 압축해 재미있게 풀어내는 만화의 특성은 독자에게 즐거움을 줄 뿐 아니라 정보 전달력도 높힌다. 이러한 특성은 계몽과 풍자를 중심으로 한 시사 만화 외에도 교육 목적으로도 유용하게 활용된다. 대표적인 학습 만화로 이원복 교수의 `먼나라 이웃나라`가 있다. 덕성여대 산업미술과 이원복 교수는 70년대 독일 뮌스터대학 디자인학부 유학시 유럽 이곳저곳을 여행한 것을 바탕으로 1987년 `먼나라 이웃나라`를 탄생시켰다. `먼나라 이웃나라`는 어렵고 장황한 세계사를 만화를 통해 재미있고 단순하게 표현해 굉장한 인기를 누렸고 한국 출판만화 역사에서 최장기 베스트셀러로 기록됐다. 한국만화영화진흥원 박물관경영팀 이용철 팀장은 “학습 만화는 웹툰 다음으로 꼽을 수 있는 한국 만화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라며 “학습 만화를 통해 새로운 세계를 접하고 간접 경험을 하면서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비슷한 시기에 만화의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이용한 오락 만화도 성행하기 시작했다. 1972년 일간 스포츠 신문에 실린 고우영 작가의 임꺽정은 최초의 오락만화로 단칸 또는 네칸으로 실리던 신문만화의 관례를 깨고 25칸 안팍의 지면을 차지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오락적 기능을 강조한 성인만화는 점차 폭력과 외설로 치우쳐 외설만화라는 인식을 쌓게 됐고, 한국도서잡지윤리위원회가 오락만화의 심의를 강화하면서 만화가들은 표현의 규제를 받았다.

한국 만화, 세계시장으로 확대

만화는 2003년 부터 프랑스 앙굴렘 만화 페스티벌,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미국 샌디에고 코믹 콘 등에서 전략적인 프로모션을 통해 한국 만화의 해외 진출을 추진해 왔다. 현재 한국 만화는 새로운 브랜드로 자리잡아 일본의 망가와 함께 공식적인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한국 만화가 해외 시장에 알려지는데는 일본 망가의 성공이 큰 역할을 했다.

독일에 한국 만화가 알려진 계기도2004년 함부르크에 자회사를 설립한 일본 만화 출판사 Tokyopop를 통해서다. 당시 한국 만화는 일본 망가와 함께 매년 급성장했다. 2차 대전 이후 독일 만화시장에 미국 만화 미키 마우스를 시작으로 독일 만화 Fix und Foxi 와 Asterix, Lucky Luke, Gaston 등 유럽 만화들이 진출했다. 독일 연평균 만화책 판매는 90년대 7000 만여권에서 2000년도 5800만권으로 감소했으나 일본 망가 열풍으로 다시 증가했다. 독일 만화시장의 90% 점유률을 차지하고 있는 Egmont Ehapa와 Carlsen Comics의 매출 중 70%는 일본 만화가 차지했을 정도이다.

독일에서 인기를 끈 대표적인 일본 망가로는 드레곤볼, 미소년 전사 세일러문 등이 있다. 한편, 한국 만화는 각 나라별 인기 종목이 나눠진다. 주로 유럽에는 예술성이 높은 만화가 선호되고 미국에는 오락성이 강한 만화, 중국, 대만 태국 등에는 학습만화, 일본에는 다양한 장르가 수출되고 있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조사 자료에 따르면 한국 만화 수출현황은 2006년 부터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다가 2010년 수출액 896만 달러로, 2009년 420만 달러에 비해 2배 이상 올라 한국 만화의 활발한 해외 진출을 증명했다. 이 중 약 40%에 달하는 양이 유럽으로 수출 됐고 북미, 20%, 일본 14%, 중국 10%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한국만화는 최근 K-pop의 활발한 해외 진출에 힘입어 Manhwa에서 K-Comics라는 이름으로 해외 시장에 재도약을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외 시장에서 한류의 인기가 K-Comics의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며, 디지털 기기로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한국형 디지털 만화도 세계 시장에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