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케 포이히텐베르거 교수와의 인터뷰
“만화는 습득이 가능하다”

안케 포이히텐베르거
안케 포이히텐베르거 | © Julia Steinigeweg

Goethe.de는 함부르크 응용과학대학 디자인•미디어 일러스트레이션 학과의 안케 포이히텐베르거 교수에게 독일 대학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만화교육에 관해 질문했다.

미술적 소질과 만화에 흥미를 가진 사람들에게, 어떤 경우에 독일 예술대학에 진학해도 좋다고 권한다면?

전적으로 자기가 좋아서가 아니라면, 권하고 싶지 않다. 무엇도 장담해줄 수 없기 때문이다. 생계유지의 수단으로 본다면, 아직까지 독일에서 만화는 힘든 선택이다. 만화를 하기 위해서는 일러스트레이션이나 그래픽디자인 등의 다른 이력도 쌓아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아직까지 만화를 하나의 직업분야로 여기고, 대학에서 그것만을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곳은 없다. 함부르크 응용과학 대학에서 우리 학과의 명칭도 디자인과 일러스트레이션이다. 내 수업에 만화와 관련된 주제와 과제를 끼워 넣기 위해 애써야 했다. 지금은 만화만 다루는 수업이 따로 생겼다.

재능만 있다면, 스토리텔링은 배울 수 있다

그 밖에 또 무엇을 가르치는가?

만화에 국한되지 않고 학생들이 직접 만든 프로젝트로 진행하는 마스터클래스가 있다. 또 만화와 스토리텔링 디자인의 기본을 익히는데 도움이 될만한 학문적 이론들을 위주로 입문반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서는 공간 디자인처럼 만화에도 좋은 바탕이 되는 이론들을 가르친다.

만화는 어디까지 습득 가능한 것인가? 또 기본적으로 어떤 재능이 필요한가?

디자인적 재능은 있어야 한다. 나머지는 모두 배워서 가능하다. 어떤 학생들은 학기 초부터 내게 와서 자신은 스토리텔링을 못한다고 걱정한다. 그런데 처음부터 스토리텔링을 하려고 하면 힘들다. 내 경험상, 학생들 대부분이 우선 디자인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수준이 되어, 기초작업에 쏟는 시간이 줄어들면 자연스레 스토리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현실을 추상으로 옮기는 작업

카셀 대학 또는 베를린 대학 역시 만화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대학들과 비교해 함부르크 응용과학대학은 어떠한가?

크게 차이 없다. 일반적으로 카셀과 베를린 출신들은 디자인과 그래픽 전반에 대한 교육이 잘 되어 있다. 반면 우리 대학은 디자인과 일러스트레이션을 따로 분리해서 가르치는데, 이는 우리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내가 중요시 하는 것은 학생들이 현실을 추상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각자의 디자인적 상상력을 최대한 자유롭게 발휘하는 것이다. 스타일을 우선시하지 않는다. 가능한 학생 각자의 자유로운 스타일을 오래 유지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스승에게서 영감을 얻다

그렇지만 교수님 제자들의 작품을 보면 스타일 면에서 교수님의 영향이 뚜렷이 드러난다.

Anke Feuchtenberger: Die Spaziergängerin Anke Feuchtenberger: Die Spaziergängerin | © Feuchtenberger/Reprodukt Verlag 그건 다른 교수들도 비슷하다. 예를 들어 베를린 예술 대학 헤닝 바겐브레트(Henning Wagenbreth) 교수의 제자를 내 앞에 세워두면, 한 눈에 그가 바겐브레트 교수의 제자임을 알 수 있다. 카셀 대학의 헨드릭 도르가텐(Hendrik Dorgathen) 교수도 마찬가지이다.

제자가 스승에게서 영향을 받고 영감을 얻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학교에서 내 자신의 스타일을 가르치거나, 수업 중에 내 작품을 보여주지 않는다. 사샤 호머(Sascha Hommer)부터 아르네 벨스토르프(Arne Bellstorf), 그리고 리네호벤(Line Hoven)과 비르기트 와이에(Birgit Weyhe)에 이르기까지 자신만의 스타일을 가진 제자들도 많다.

망가에 대한 관심은 방해요소가 아니다

아직까지도 망가가 인기다. 망가에 관심을 가진 학생들도 가르치는가?

제자들 중에 어린 여학생들이 망가에 관심이 많다. 망가의 거장들에게서도 영감을 얻는 것은 나로써도 매우 흥미로운 일이기 때문이다. 학생 각자가 흥미롭게 여기는 주제를 다루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베를린 디자인 대학교(Design Akademie Berlin)나 코믹 아카데미(Comicademy)와 같이 만화가 지망생들을 위한 사설기관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사설기관과 달리 대학에서 가장 우선시 하는 것은 예술적으로, 또 개인적으로 폭넓은 레퍼토리를 추구하는 것이다. 상업성보다는 아방가르드 수준의 예술성을 지향한다. 그런 가운데 졸업 후 학생들의 진로 역시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

출판사와는 어떻게 연결되는가?

그렇다면 졸업 후 학생들의 진로지도나 직업훈련도 이루어지는 것인가?

그렇다. 일러스트레이션 프로그램의 연장선상에서 진행한다. 에이전시나 마케팅 분야 등에서 일하는 현장에 계시는 분들을 초빙하기도 하고, 디르크 레엠(Dirk Rehm) 같은 출판관계자와의 만남을 통해 출판사와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를 알아본다.

만화분야에서는 함부르크, 베를린, 그리고 카셀 지역의 예술대학이 유명하다. 다른 지역은 어떤가?

베를린 바이센제 미술대학도 지명도가 높다. 마르쿠스 후버(Markus Huber)교수가 있는 킬 대학에서도 최근 들어 만화 인재들이 많이 배출되고 있다. 마르틴 톰 디크(Martin tom Dieck) 교수가 강의하고 있는 에센 대학도 앞으로 더 주목을 받을 것 같다.
 

안케 포이히텐베르거(Anke Feuchtenberger)는 1963년생으로, 함부르크 응용과학 대학의 디자인•미디어 일러스트레이션 학과 교수이다. 다수의 작품이 Reprodukt 출판사에서 발행 되었으며, 최근 작품으로는 단편모음집 'Spaziergängerin(걷는 여자)'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