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과 선택의 자유
계산된 나

컴퓨터 데이터
컴퓨터 데이터 | 사진: © 드미트리 니콜래브 – Fotolia.com

컴퓨터 프로그램은 사용자의 프로필을 만들어 내고, 인터넷 상에서 우리의 역할과 태도를 규정한다. 알고리즘이 우리가 하는 결정의 자유를 침해하는가? 이 이슈는 독일의 인터넷 이용자 중에서도, 특히 인터넷의 장점을 높이 평가하는 사람들에게 주목할 만한 것이다.

특정한 지시들을 기반으로 하는 프로그램인 알고리즘은 우리가 인터넷에 남기는 흔적, 소비 습관, 소통 행태 등의 데이터 흔적을 산출하여 포털 사이트의 검색 결과를 조정하거나, 우리의 재정 상태를 추측할 수 있는 정보들을 기반으로 온라인 쇼핑 시의 결재 수단을 미리 결정하기도 한다.
 
독일에서도 알고리즘의 영향에 대해 꾸준히 논의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컴퓨터가 결정권을 갖게 되는 건 아닌지 자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언가로부터 영향을 받는다는 생각, 그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 비전문가라면 통제하기 어려운 대상으로부터 영향을 받는다는 생각이 불안함, 나아가서는 두려움까지 야기하는 것이다.

기계가 함께 결정한다

알고리즘은 유능하다. 임의적 상황에 닥치더라도 이용자의 기존 사용 습관에 기반하여 수학 통계적 산출 과정을 거쳐 개연성 있는 결정을 내리기 때문이다. 우리가 페이스북에서 접하는 결과물들은 이미 페이스북 알고리즘을 통해 산출된 결과이다. 우리가 해당 플랫폼 상의 컨텐츠를 어떻게 다루는지에 따라, 그 내용은 바뀔 수 있다.
 
이론 상으로는 이러한 알고리즘을 통해 정치적 의사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는 이미 오래 전부터 논의되던 주제로, 미국 출신의 인터넷 운동가 엘리 패리저(Eli Pariser)가 테제로 제시하여 유명해진 ‘필터버블’이라는 현상이다. 패리저는 2011년에 발간된 동명 서적에서 페이스북의 개별화된 뉴스 스트림이 개인의 정치 견해와 일치하는 포스팅만 보여줬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방식에 의해 사용자는 자신의 의견과 반대되는 정보를 접하지 못하고 ‘버블’에 고립되는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라, 알고리즘의 영향력은 그 이상이다. 오늘날엔 기계적인 예측을 통해 특정 인물의 신용도나, 어떤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좋을지 등을 판단해준다. 즉, 거주지를 기반으로 채무불이행의 위험도를, 건강 상태에서 질병의 위험도를 계산해 내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이 정말 결정권을 잃었다고 걱정할 만한 이유가 있는 것일까?  알고리즘으로 산출해낼 수 있는 것은 확실한 예측이 아닌 가능성일 뿐, 상황에 따라 다양한 결정을 내리는 인간의 복잡한 가치 체계까지 반영하지는 못한다. 기사를 클릭하거나 물건을 사는 등의 일차원적인 행동만을 산출해 내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투명성에 대한 요구

알고리즘을 통해 새롭게 구성되었을 페이스북 타임라인의 필터링된 현실 역시 문제가 되진 않는다. “기본적으로 필터버블 은 수많은 버블 중 하나일 뿐이다. 사회적 환경 역시 아주 특정한 방식으로 우리의 인식을 형성하기도 한다”라고 프랑크푸르트 안 데어 오더 비아드리나 대학교의 인터넷과 인권 연구소장인 벤 바그너(Ben Wagner) 교수가 말했다. 또한 “결정적인 것은 우리가 인지를 하고 있느냐일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페이스북이나 구글에 적용된 것들을 비롯한 많은 알고리즘들이 투명하지 않다. 사용자들은 “그들을 위한 사전결정”이 어떻게 내려지는지 알지 못한다. “이렇게 되면 누군가는 눈 깜짝할 사이에 소외집단으로 분류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예컨대, 건강 상태를 기반으로 하여 보험 계약을 할 수 없는 사람들이 생기기도 한다.”라고 벤 바그너와 같은 학자들은 경고한다. 이것이 투명성의 향상이 ‘알고리즘 윤리학’의 주요 과제로 남아 있는 이유이다.

독일 내에서의 토론

독일에서는 인간의 ‘알고리즘화’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2014년에 작고한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의 저널리스트이자 공동 출판인인 프랑크 쉬르마허(Frank Schirrmacher)도 대표적인 반대자이다. 그는 그의 베스트셀러 저서 ‘페이백’(2009)과 ‘에고’(2013)에서 인터넷이 마약이며, 컴퓨터가 인간의 사고를 바꾼다는 의견을 피력하였다. 독일의 정계 역시 수년 전부터 ‘데이터에 의한 독재’를 경고하고 있다. 녹색당의 유럽의회 의원 얀 필립 알브레히트(Jan Phlipp Albrecht)는 저서 ‘내 정보에서 손 치워’(2014)에서 개인에게 최적화 된, 수학적 계산에 의해 가동되는 시스템이 사람들을 무능력하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이와는 반대로 이러한 비판에 대해 다시금 비판적으로 되묻는 시도도 존재한다. 알고리즘의 힘이 대체 얼마나 강한 것인가? 우리는 왜 디지털화의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하지 않고, 실제로는 아직 전혀 드러나지 않은 부정적인 효과에 주로 집중하는가? 인터넷 문화 주간지 ‘베를리너 가체테’의 카트린 파지히(Kathrin Passig)가 던진 물음이다. 뮌헨 공대의 과학사가 클라우스 마인처(Klaus Mainzer) 교수 역시 논의의 ‘비기술화’를 거듭 옹호한다. 알고리즘은 실리콘 밸리의 발명품도 아니며, “악하지도” 않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는 저서 ‘세계 계산’(2014)에서 세상의 이론 형성에 따른 학문적 바람과 그 현상에 관한 수리적 설명 연구에서 이렇게 피력했다. 그리고 인간은 이미 수 세기 전부터 이를 실용화 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한편 독일 국민들이 구글과 페이스북의 내부 투명성에 대하여 불평을 하면서도, 그 활용도가 점점 더 높아진다는 점이 눈에 띈다.  정치적 활동의 리스크에 관해서는 현재 폭넓게 인식하고 있지 않다. 그 이유에 대해 법학자 인드라 슈피커(Indra Spiecker)는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의 칼럼에서 “기술은 그저 아름다울 뿐이다.” 라고 말했다. 어쩌면 그보다도 훨씬 더 간단한 문제일지도 모른다. 장거리를 넘어 실질적으로 유용하게 사용된다는 점과 적은 비용으로 연락을 유지하고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다는 점은 수많은 잠재 위험요소를 뛰어넘는 장점들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