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안녕바다 인터뷰
"독일과 우리 음악도 잘 어울릴 것 같다"

안녕바다
한국의 인디밴드 안녕바다 | 사진: 플럭서스뮤직

인디밴드 안녕바다가 음악을 시작한 지도 10년이 다 되었다. 2016년 2월에는 4집 앨범 ‘밤새, 안녕히’를 발매하였고, 이 중 두 편의 수록곡은 베를린에서 뮤직비디오를 찍었다. 최신 앨범에 대해, 음악 전반에 대해, 그리고 안녕바다의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독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이들을 만났다.
 

'안녕바다'라는 팀명과 첫 EP였던 'Boy’s Universe'가 안녕바다의 이미지를 만든 것 같다. 멤버들에겐 어떤 의미가 있는지?
 
나무 : '안녕'이란 이미지가 참 좋았다. ‘hello’와 ‘bye’의 뜻 모두를 가지고 있으니까. 첫 EP의 경우, '소년의 우주'가 모토인데, '안녕바다'라는 소년의 자아가 커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 계획대로 앨범을 내고 있기는 한데, 사람들이 아직도 그 소년만 기억하는 것 같아서, 그 소년이 어떻게 자라는지도 들여다봐주셨으면 한다.

명제 : '바다'는 살아있고, 변화무쌍하고, 생명력 넘치는 느낌이 있는데, 이런 점이 우리가 음악을 하는 데 있어서 나올 것들과 같다고 생각을 했다. '바다'라는 이름을 쓰면서, 자유롭게 펼치면서 음악을 만들자 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2009년 미니앨범 'Boy’s Universe' 수록곡 '별빛이 내린다' 뮤직비디오, 2009 / 다양한 방송에서 BGM으로 쓰이며 전국민적으로 사랑받는 곡이 되었다.

멤버들의 팀워크가 굉장히 좋아 보이는데, 어떤 식으로 작업을 하는지?
 
나무 : 분업이 굉장히 철저하게 잘 되어있다. 내가 뼈대를 가지고 오면 멤버들끼리 모여서 분해하고 재조립하는 과정을 거친다.

선제 : 우리는 음악 작업을 한다는 생각을 안 하고, 그림을 그린다고 생각한다. 스케치를 하고, 색을 칠하고, 옷을 입히고… 그걸 담기 위해서 좋은 기분으로 연주하고, 부르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 그래야 정확히 표현이 된다고 생각했고, 실제로도 그랬다.
 
비단 4집뿐만 아니라, 안녕바다 음악의 가사를 보면 슬픈 가사들이 많은데, 그에 비해 사운드가 경쾌한 것 같다.
 
나무 : 그건 굉장히 의도하는 편이다. '밝음 속의 어둠'이 안녕바다의 슬픔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도 밝아 보이는데 그 안에 슬픔이 느껴질 때가 더 슬프게 느껴지는 법이다. 슬픔을 사운드로 경쾌하게 덮자는 게, 애초에 팀 시작할 때부터 갖고 갔던 모토였다.

선제 : 그리고 우리를 좋아해주시는 팬분들이 꼽는 특징 역시 '밝음 속에 있는 서정성'이다. 그걸 가장 큰 특징 이자 장점으로 생각해주시는 것 같다.

안녕바다 안녕바다 | 사진: 플럭서스뮤직 안녕바다:
나무 / 보컬 & 기타
우명제 / 베이스
우선제 / 기타

홍대 인디씬에서 활동을 시작한 안녕바다는 한국 인디 밴드 본연의 감성과 쉽고 아름다운 멜로디 라인, 신디 사운드를 이용한 풍부한 사운드의 조합, 그리고 파워풀하고 다이내믹한 퍼포먼스로 한국 인디 음악의 높은 퀄리티를 보여준다. 2009년 첫 미니앨범 'Boy’s Universe'로 데뷔한 후 지금까지 꾸준히 정규앨범을 발매하며 관객을 만나고 있다.

4집의 타이틀과 동명인 '밤새 안녕히'라는 곡은 세월호 사고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로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들었다. 데뷔초부터 안녕바다의 음악 정체성에 '위로'라는 키워드가 빠지지 않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나무 : 일단, 타인을 위해서 곡을 쓴 건 처음이었다. 우리의 음악은 항상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들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위로하는 대상도 나 자신이었고 곡을 만들면서 스스로 위로받기 위해 작업을 하는 건데, '밤새, 안녕히'란 곡은 좀 특별했다. 특히 이 곡에서는 사운드도 숨길 수 없이 그냥 깊은 슬픔으로 휘몰아쳤고, 그래서 가장 솔직하게 접근한 것 같다. 위로라는 말을 꺼내기도 좀 미안할 정도의 상황이었기 때문에… 큰 위로가 될 거라고는 생각 안 하지만, 그냥 아픔을 함께 한다는 정도로 이해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

노래에 본인들의 생활이 반영된다고 잘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는데, 새롭게 낳은 자식들 역시 멤버들의 일상을 닮아있나?
 
나무 : 현재의 모습과 굉장히 닮았다고 생각한다.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은 행복하기 위해서 살아간다고 생각을 하는데, 나 역시 그렇다. 행복하기 위해서 일하는 거고, 사랑을 하는 거고. 언젠가는 우리의 새로운 음악이 행복으로 가득 찬 앨범으로 나올 수만 있다면 좋겠다. 그런데 자꾸 이렇게 슬픈 음악이 나온다는 게 스스로 안쓰럽다.

명제 : 아티스트, 특히 뮤지션은 어쩔 수 없는 게, 만약 지금이 일제강점기인데 신나는 음악을 할 수는 없지 않나. 우리 역시 시대상을 반영할 수밖에 없다. 그게 반영이 안된다는 건 어떻게 보면 현실세계를 외면하고 소통하지 않는 거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세상이 조금 더 좋아졌으면 하는 바람을 음악적으로 표현을 많이 하려고 한다.
 
안녕바다 4집 수록곡 '왈칵' 뮤직비디오, 2016 (출처: 유튜브)

4집 앨범 중 '왈칵'과 '그곳에 있어줘'란 노래의 이야기가 이어진다고 들었다. 두 곡은 뮤직비디오 배경이 독일 베를린이 배경인 게 특이했는데, 특별히 의도한 점이 있는지?
 
나무 : 처음부터 이어지게 하려고 쓴 곡은 아니지만, 그럴 여지가 있어 한 화자로 지정을 했다. 나머지는 감독님 재량껏 하셨는데, 나는 다른 도시를 간다면 그 도시의 공기까지 담아왔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 '왈칵'의 경우, 배경으로 방만 나오지만 타지에서 외롭게 울고 있는 화자가 보여서 더 슬퍼 보였다.

선제 : 처음엔 우스갯소리로 독일 축구복이라도 입고 울든가, 만국기라도 하나 걸려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웃음)

명제 : 생각했던 곡의 느낌이 두 뮤직비디오 영상에 잘 묻어나온 것 같다. 이번 뮤직비디오도 그렇고, 앨범 전체에 걸쳐, 솔직하게 다가가기 위해 많이 덜어내려고 노력했다.
 
뮤직비디오 배경이었던 베를린과 안녕바다의 음악이 생각 외로 잘 어우러지는 것 같았는데, 앞으로 안녕바다의 해외 공연을 기대해봐도 될지?
 
나무 : 불러만 주신다면 내일이라도 짐 챙겨서 갈 수 있다!

명제 : 우리가 뜻이 있고, 또 해외에 우리와 결이 같고 비슷한 뉘앙스의 팀이 있다면, 서로 초대를 해서 공연을 해보는 게 현실적인 방법인 것 같다.

선제 : 독일은 문화를 굉장히 소중하게 생각을 하는 것 같은데, 그런 점들이 부러웠다. 피렌체에서 공연을 한 적이 있는데, 지금은 독일과 우리 음악도 잘 어울릴 거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는 '별 빛이 내린다'라는 곡이 제일 많이 알려졌는데, 세계 어디서든 안녕바다의 성장을 함께 지켜볼 팬들은 어떤 곡을 먼저 들어봤으면 하는지, 그리고 안녕바다의 음악을 아껴주는 사람들에게도 할 말이 있다면?
 
선제 : 사실 어떤 노래가 됐든 그게 어차피 우리의 모습이니까, 어떤 곡이든 상관없다. 우리는 팬들과 한 배를 타고 항해를 하는 것 같다. 기존 팬들한테는 지금까지 함께 여행해서 참 즐겁다고, 재밌다고 얘기를 해주고 싶고, 미래의 팬들은 웰컴! 좋은 자리를 내놓겠습니다!

나무 : 그래도 '별빛이 내린다'가 가장 접근하기 쉬울 것 같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기도 하고, '샤라 랄라 랄라라' 이게 해외 어디에 있든 만국 공통어다. 그래서 여전히 '별빛이 내린다'로 우리를 처음 알게 돼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그랬으면 좋겠는 게, 그게 처음 생각했던 의도와도 맞아떨어지는 것 같다. 첫 앨범 이었고, 첫 시작 이었고. 그래서 그 소년이 점점 성장하는 모습을 들으셨으면 좋겠다. 또, 기존 팬들에게는 여전히 안녕 바다의 음악이 그들의 BGM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하고, 앞으로 만날 수많은 사람들에게도 역시 마음속의  BGM 같은 밴드였으면 좋겠다.

명제 : 젊음을 함께한 분들의 인생에 있어 참 즐거웠던 시절의 공기, 그 시절의 기억 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 앞으로도 그런 걸 느끼고 싶어 하시는 분들이 함께 즐겼으면 한다.
4집 '밤새, 안녕히' 수록곡 '그곳에 있어줘' MV (출처: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