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음악
대학가에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신음악

쾰른의 무지크파브리크 앙상블은 쾰른 대학과 긴밀한 협력을 유지하는 가운데 음악 발전에 힘쓰고 있다.
쾰른의 무지크파브리크 앙상블은 쾰른 대학과 긴밀한 협력을 유지하는 가운데 음악 발전에 힘쓰고 있다. | 사진 © 요나스 베르너-호엔제

학계와 비평계가 오래 전부터 찬사를 쏟아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음악의 험난한 도전 과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에 독일 대학들이 학생들과 청중들에게 신음악을 널리 알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있다.

1910년 즈음 이래 등장한 다양한 새로운 음악을 개괄적으로 가리키는 개념인 신음악(Neue Musik)은 다양한 얼굴을 지니고 있다. 때로는 불편함을 자아내기도 한다. 한계 영역을 탐사하는가 하면, 도발적 특징도 지니고 있고, 무엇보다 대중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효과를 발산하기도 한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순탄하지 못할 이유도 없다는 생각이 들겠지만, 신음악이라는 현대 트렌드는 ‘잘 와닿지 않는다’는 이미지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독일 음악대학들 사이에서는 '전달'이라는 키워드가 핵심 개념으로 부상했다. 독일의 많은 음악대학들은 학내에 자체 신음악 기관을 두고 있다. 그 어떤 음악대학도 신음악을 완전히 포기할 수는 없다. 미래의 관객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그렇고, 외부 지원금을 끌어와야 하는 절실한 필요성 때문에라도 그러하다. 오늘날 국립 기관들도 외부 지원금이 없으면 살아남지 못한다. 문제는 신음악 프로그램들의 종류와 범위 그리고 차원이 너무나도 다양하다는 것이다. ‘문화교육’이라는 거대 담론이 지닌 복잡다단성에 결코 뒤지지 않을 정도이다.
 
두 대주제들이 결합된 문화교육이라는 개념은 신음악의 영역에서 진입장벽 제거하기, 다양성 제시하기, 후학 양성하기를 의미한다. 이러한 맥락에 따라 지도자 양성, 학교 산하 연주단체와 공연의 관리, 외부 문화단체들과의 협력, 신규 학업과정의 음악 전문가 양성 등의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신음악의 세계만큼이나 다양한 전달 방식

프랑크푸르트 음악표현예술대학은 ‘행동과 반응(action-reaction)’이라는 주제 하에 2017년 ‘신음악의 밤’ 행사를 개최함으로써 성공적 전달을 위해 신음악이 나아가야 할 기본적 방향을 제시했다. 토론의 장을 마련하고 토론을 생생하게 유지시키는 것이야말로 신음악의 목표임을 보여준 것이다. 하노버 음악연극미디어대학도 합세해 ‘만남(incontri)’이라는 슬로건으로 신음악 전달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최했다. 그런가 하면 뮌헨에서는 재능 있는 연주자의 발굴과 지원에 조금 더 힘을 쓰고 있는 듯하다. 뮌헨 음악연극대학은 2012년 이래 ‘신음악(Akademie für Neue Musik) 아카데미’라는 프로그램을 통하여 아르디티 사중주단(Arditti Quartett)처럼 국제적으로 명성이 높은 연주단체나 볼프강 림(Wolfgang Rihm)과 같은 저명한 작곡가들을 초대해 마스터클래스를 개최하고 있는데, 비단 학내뿐 아니라 외부로부터도 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카를스루에 음악대학에서 작곡을 공부하는 볼프강 림의 제자들의 경우, 실기 작품이 학내 신음악 앙상블이나 신음악미디어원(Institut für Neue Musik und Medien )의 컴퓨터스튜디오를 통해 공연되며, 외부 기획자들과 협력 작업을 하기도 하는 혜택을 누린다. 학내에 자체 연주단이나 시리즈 기획공연이 있다는 것, 나아가 외부 파트너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신음악 전달을 위해 독일 대학들이 꾸준히 추구해온 검증된 ‘레시피’이다. 쾰른 대학의 경우, 20/21 앙상블을 지원하는 동시에 국영 라디오 방송사인 도이칠란트풍크, 무지크파브리크 앙상블(Ensemble Musikfabrik), 비텐 신챔버음악축제(Wittener Tage für neue Kammermusik) 등과 긴밀한 협력을 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슈투트가르트에서는 신음악을 전달해줄 최고의 매개체로 ‘네트워크’를 꼽는다. 학생과 파트너들 사이의 네트워크와 더불어 도나우에싱겐 음악축제(Donaueschinger Musiktage), 쥐트베스트룬트풍크 방송사 등과의 네트워크까지 제대로 구축되어야 신음악에 대한 청중들의 호감과 공감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일환으로 발족된 ‘현대 캠퍼스(Campus Gegenwart)’는 현대미학과 퍼포먼스 분야 교수 두 명을 영입하며 장르간 교차 교류를 위한 중대한 플랫폼으로 부상하고 있다.
 
베를린에서는 클랑차이트오르트(Klangzeitort)가 각 기관 간의 협력을 도모하고 있다. 베를린 예술대학과 한스아이슬러 음악대학이 공동으로 출범한 신음악 전문기관 클랑차이트오르트는 작곡 및 현대음악에 대한 사색을 위한 실험실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이 기관은 또한 ‘음악 장르간 결합과 교차’를 기치로 내걸면서 인문학적 및 자연과학적 접근법과 사회적 및 정치적 문제 제기도 매우 중시하고 있다.
 

다양한 공연, 협력, 연주단체

탈사실적 시대를 사는 대중들에게 신음악을 제대로 전달하려면 앞서 거론된 점에 귀를 기울여야만 한다. 더 이상 예술이 ‘예술을 위한 예술’일 수 없기 때문이다. 신음악과 문화교육이 간절히 원하는 바는 결국 양면성, 우연성, 다수의 진실, 타인과의 열린 만남이라는 공통된 개념들로 귀결된다. 이러한 맥락의 작품으로는 다양한 문화의 소리를 다루는 드레스덴 음악대학의 시리즈 공연 ‘글로벌 이어(Global Ear)’를 꼽을 수 있다.
 
한편 많은 대학들이 미디어의 발전 추세에도 발을 맞추려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은 전자음악 스튜디오 설치에만 그치지 않는다. 트로싱겐 대학의 음악디자인퍼포먼스 주립센터(Landeszentrum Musik-Design-Performance)처럼 디지털 시대에 음악이 취해야 할 태도, 인지 방식, 커뮤니케이션 방식, 구성 방식과 미학을 심도 있게 다루기도 한다. 뒤셀도르프 음악미디어원(Institut für Musik und Medien) 역시 이러한 주제를 연구하고 있고, 마인츠 대학은 사운드 예술을 예술과 음악 사이를 오가는 예술적 상호작용으로 이해하며 이러한 방향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고전주의를 상징하는 도시 바이마르에서는 2015년 재즈와 아방가르드를 함께 추구하는 현대음악 기관이 출범되었는데, 미래지향적 음악을 팝음악의 한 장르로 여기며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의 다양성에 기여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여타 음악 기관들과는 방향이 조금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독일의 대학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신음악 전달에 힘쓰고 있다. 신음악의 전달은 거대하고 복합적인 문화체계 내에서 다양하게 서로 만나고 교차하는 방식의 모습을 띤다. 신음악을 전달하는 기관과 타겟그룹 사이에 놓인 길은 일방통행로가 아니라 여러 갈래의 길이 합쳐지기도 하고 나눠지기도 한다. 현대음악은 지금의 시대가 지닌 복잡성을 충분히 대변할 만큼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다양한 전달 방식을 채택해야만 한다. 그래야 비로소 지금 시대에 충분히 부합하는 음악임을 주장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