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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M 창립 50 주년
다른 파장을 타다

음색에 매혹당하다: ECM은 피아니스트 키스 자렛과 같은 세계적인 뮤지션들을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음색에 매혹당하다: ECM은 피아니스트 키스 자렛과 같은 세계적인 뮤지션들을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 사진(세부): © ECM Records/Henry Leutwyler

틈새 레이블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한 LP 레이블 중 하나가 되다. 뮌헨의 ECM 레코드는 지난 반세기 동안 재즈와 클래식 장르의 세계적인 뮤지션들을 배출했을 뿐만 아니라 세계 음악 시장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모던한 디자인과 창의적인 타이포그래피. LP 음반 커버로 시집의 표지가 사용되기도 한다. 1969년 뮌헨에서 창립되고 칼라 블레이, 키스 자렛, 팻 매스니, 안나 구라리 등의 유명한 뮤지션을 배출한 ECM(Edition of Contemporary Music )은 고급스럽고 예술적인 앨범 커버로 유명하다. ECM은 아방가르드 재즈 레이블로 미약하게 시작했지만, 오늘날 세계적으로 성공한 LP 레이블로 성장했다. 창립자이자 프로듀서인 만프레드 아이허(Manfred Eicher)의 지휘 아래 ECM은 지난 몇 년 동안 미국의 음악 매거진 다운 비트가 평론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열 한 차례나 '올해의 레이블'과 '올해의 프로듀서'로 선정되었다. ECM은 현재까지 1천6백 장의 음반을 발매했다. 그 중 1975년에 레코딩한 키스 자렛의 '쾰른 콘서트(Köln Concert)' 음반은 약 400만 장의 판매고를 올리면서 모든 장르를 통틀어 가장 많이 판매된 피아노 솔로 음반이 되었다. 이 밖에도 단순하면서도 마술적인 선율을 들려주는 에스토니아 작곡가 아르보 페르트의 음반들, 안드라스 쉬프가 연주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32곡 전집, 오스트리아 작곡가 토마스 라르허의 실내악과 교향곡 음반들 등의 베스트셀러들이 있다.
시집 표지를 사용한 음반 커버들은 ECM의 상징 중 하나다. 시집 표지를 사용한 음반 커버들은 ECM의 상징 중 하나다. | 사진: © ECM Records

다른 파장을 타다

비틀즈의 '애비 로드(Abbey Road) '와 더 후의 '토미(Tommy)'와 같은 록 음악의 명반들이 나온 해인 1969년 ECM의 역사도 시작되었다. 당시 콘트라베이스를 전공하고 연주자로 활동하던 만프레드 아이허가 자신의 레이블을 설립해 음악을 만드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 일에 필요한 자금은 사업가 카를 에거(Karl Egger)가 제공했다. 카를 에거는 공간도 마련해 주며 레이블의 공동 창립자와 공동 대표가 되었다. 처음으로 발표한 음반은 1969년 11월 24일 레코딩한 미국 피아니스트 맬 왈드론의 앨범 '드디어 자유(Free at last)'였다.
 
스윙의 대가 빌리 홀리데이와 함께 연주하고 베이시스트 찰스 밍구스의 밴드 맴버였던 맬 왈드론은 당시 뮌헨에 살고 있었다. 각지고 개성 있는 스타일을 구사했던 맬 왈드론은 새로운 레이블에 꼭 필요한 인재였다. 그는 1963년 마틴 루터 킹이 했던 유명한 연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의 마지막 부분에서 '드디어 자유'라는 문구를 따 자신이 연주한 프리 재즈에 접목했다. 레이블의 첫 음반 제목이 된 이 문구는 대형 음반사들로부터 독립적으로 자유롭게 음악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상징하며 레이블의 방향성을 알렸다. 이에 대해 미국의 매거진 재즈 타임은 다음과 같이 논평한다. "당시 '드디어 자유'를 들은 사람들 중에 새롭게 창립된 레이블에 큰 관심을 보였던 사람은 아마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큰 주목을 받지 못하는 메시지도 메시지다. 그들이 전한 메시지는 '우리는 다른 파장을 탄다'였다."
음향 스튜디오에서: 맬 왈드론, 이슬라 에킹거, 만프레드 아이허, 크라렌스 벡톤의 모습 음향 스튜디오에서: 맬 왈드론, 이슬라 에킹거, 만프레드 아이허, 크라렌스 벡톤의 모습 | 사진: © ECM Records/Manfred Scheffner

소리 언어로서의 공기 기술

다른 파장, 고유의 음색 덕분에 ECM은 후에 피아니스트 키스 자렛과 같은 세계적인 뮤지션들을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만프레드 아이허는 당시에 이미 유명했던 키스 자렛에게 편지와 함께 최근에 발매된 음반의 샘플을 보냈다. 편지에는 키스 자렛의 연주를 어떻게 녹음할지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설명했다. 키스 자렛은 이 제안을 받아들였고, 1971년 11월 10일 오슬로에서 ECM을 위해 '당신을 마주하다(Facing you)' 음반을 녹음했다. 베스트셀러 음반 '쾰른 콘서트'와 함께 '밤의 선율, 당신과 함께(The melody at night, with you (1999))'도 ECM의 가장 성공적인 음반들에 속한다. 이 음반은 80만 장이 팔리면서 약 110만 장씩 판매된 팻 메스니의  '고속도로 진입로(Offramp)', 얀 가바렉과 힐리어드 앙상블의 '오피슘(Officium)', 칙 코리아의  '영원으로의 회귀(Return to Forever)'에 이어5위에 올라 있다.

콘트라베이스 연주자이자 ECM의 공동 창립자인 만프레드 아이허 콘트라베이스 연주자이자 ECM의 공동 창립자인 만프레드 아이허 | 사진: © Bart Babinski ECM은 각 소리 사이에 공기를 최대한 많이 두는 소리 언어로서의 음악을 '공기예술'이라 부른다. 이 공기 예술을 통해 ECM은 전세계 청취자들의 감수성을 한 차원 올려 놓았다. ECM은 또한 튀니지의 우드(Oud) 연주가 아누아르 브라헴의 앨범처럼 다양한 세계를 감성적으로 연결해주는 음반을 발표해 오고 있다. 이 밖에도 지난 몇 년 동안 트럼펫 연주자 랄프 알레시와 아비샤이 코헨, 클라리넷 연주자 루이 스클라비의 음반들을 발표하면서 현대 재즈 분야에서도 독특함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고 있다. 만프레드 아이허는 특히 '변두리의 음악'에 큰 관심이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귀를 열고 음악을 듣는 연습을 다시금 해야 한다. 처음에는 낯설게 들리는 음악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