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동력으로서의 녹색 투자
지속가능한 투자

녹색금융은 기관 투자자들 사이에서만 중요해지는 것이 아니다. 독일의 개인 투자자들 역시 자신의 재산으로 점점 더 좋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싶어 한다. 요즘 지속가능한 투자 상품이 많아지고 있다.
빛나는 오렌지색의 전기스쿠터들이 베를린의 이곳저곳 모퉁이에서 새로운 운전자를 기다리며 대기 중이다. 고객들은 앱을 통해 시티 스쿠터를 대여해 짧은 투어를 즐긴다. 시티 스쿠터 대여사 엠미(Emmy)는 아직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은 이 공유 교통 시장의 성장을 기대한다. 새로운 도시를 개척하고, 이 교통수단을 확장시키고자 한다. 적어도 코로나가 시작되기 전 엠미 사가 목표하던 야심 찬 계획이다. 이러한 성장을 위한 자본은 개인 투자자들이 조달한다. 각 투자자는 천 유로에서 만 유로를 이 신생 회사에 투자한다. 회사가 잘 성장하면 이들의 투자는 계약 만료 시 35% 혹은 그 이상의 이자를 낳는다.
자유 자본시장에는 이러한 상품이 무수히 많다. 유기농산물 재배자, 풍력 발전 단지, 태양에너지 공장, 나무 농장, 개발 프로젝트 등을 위한 투자를 모집한다. 지속가능한 프로젝트에 대한 이러한 직접투자 상품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높은 수익률로 투자자들을 유치하지만, 그 성과는 절대 보장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후순위채나 폐쇄형 펀드 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즉, 사업 아이디어가 성공하지 못하면 최악의 경우 모아 둔 돈을 모두 잃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인터넷 플랫폼을 통해 이루어지는 이러한 형태의 크라우드 펀딩은 빠르게 성장하는 지속가능한 투자 시장의 새로운 새싹일 뿐이다. 기존 금융업계의 행태에 질렸고 자신의 돈으로 그들을 지원하는 일을 하고 싶어 하지 않는 예금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돈이 깨끗한 비즈니스의 파이낸싱에 사용되기를 바란다. 최근 이러한 상품이 많아졌고 가파른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부패와 인권 침해는 금기
그런데 금융 분야 내에서 지속가능성이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가? 기본적으로 금융계에서 말하는 지속가능성이란, 예를 들어 어떤 주식 펀드에서 ESG 기준을 충족하는 기업들만 선정하는 것이다. ESG는 ‘환경, 사회책임, 지배구조(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의 약자다. 그런데 그 개념이 피력하는 바와는 달리 이는 확고한 기준이 아니라 대략적인 지침에 가깝다. 통일된 기준이 부재하다는 점이 바로 이 분야의 문제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이미 수년째 기준 목록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ESG 기준을 요약해서 설명하자면, 기업들이 환경 및 기후 보호에 주의하는지, 사회적으로 공정한 노동 조건과 좋은 기업 경영을 입증할 수 있는지에 대한 기준이다. 이를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투자 상품 제공자들과 전문 평가 에이전시들은 투자에 대한 구체적인 요건을 수립하는데, 그중 일부는 백 개 이상의 개별 항목에 근거하기도 한다.
예금 계좌에서부터 노후 대비까지
2019년 독일에서는 총 2,693억 유로의 지속가능한 투자가 이루어졌다. 독일인들의 총자산 수준에 비하면 아직은 적은 규모다. 지속가능한 펀드의 시장 점유율은 겨우 5%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 시장은 성장하고 있다. 전문가들, 즉 연금펀드나 보험회사와 같은 기관 투자자 및 교회 기관들이 이러한 추세를 이끌고 있다. 투자 자본 대부분의 출처 역시 이들이다. 이러한 전문가들의 논거는 특히 합리적이다. 지속가능한 기업은 위기에 덜 취약하고 미래 기후보호 정책들의 득을 보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의 큰 위기들 시 지속가능한 펀드들이 기존 펀드들보다 좋은 성과를 냈다.이러한 추세를 이끄는 또 다른 이들은 개인 투자자들이다. 이들은 투자가 발생시키는 사회적 및 환경적 여파를 점점 더 중요시한다. 지속가능한 투자 포럼(Forum Nachhaltige Geldanlagen, FNG)에 따르면 2018년 개인 투자자들이 지속가능한 펀드에 투자한 규모는 94억 유로 수준이었는데, 이듬해 183억 유로를 기록하며 거의 두 배가 되었다. 예금자들은 윤리적 및 생태적 기준을 충족하는 펀드에만 부여되는 FNG 마크를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2020년 백 개 이상의 펀드가 FNG 마크를 부여받았다. 일부 보험회사의 경우에도 고객이 목표 지향적으로 지속가능한 펀드에 투자할 수 있다.

기후보호를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들에게는 무엇보다 환경은행(Umweltbank)이 매력적이다. 환경은행은 풍력 발전 단지에서부터 생태적 포도농장에 이르는 환경 프로젝트에만 자금을 제공하며, 예를 들어 에너지 절약형 주택의 건축 금융에 대해 더 좋은 대부 조건을 제공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