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베를린국제영화제 블로거
무법지대 속 강한 여성

‘라비예 쿠나즈 대 조지 W. 부시’의 알렉산더 셰어와 멜템 캅탄. 감독: 안드레아스 드레젠.
‘라비예 쿠나즈 대 조지 W. 부시’의 알렉산더 셰어와 멜템 캅탄. 감독: 안드레아스 드레젠. | 사진(부분) © Luna Zscharnt / Pandora Film

안드레아스 드레젠의 영화 ‘라비예 쿠나즈 대 조지 W. 부시(Rabiye Kurnaz gegen George W. Bush)’는 빛나는 배우들과 함께 관타나모 수감자 무랏 쿠나즈 사건을 기억한다.

“내 설강화에서 떨어져!” 라비예 쿠나즈는 언론과 이야기하길 좋아하지만, 자신의 원칙도 지킨다. 경쟁 부문에 진출한 안드레아스 드레젠의 영화 ‘라비예 쿠나즈 대 조지 W. 부시(Rabiye Kurnaz gegen George W. Bush)’는 아들을 석방하기 위해 정말 모든 것을 다 하는 한 어머니의 힘 있는 초상화다. 멜템 캅탄은 따뜻함과 에너지 그리고 유머를 한데 녹여 이 여성을 연기한다. 어쩌면 1980년 귀터슬로에서 독일계 터키인으로 태어난 이 훈련된 코미디언만이 이면에 놓인 엄청난 힘과 삶의 기쁨, 또한 고통받는 어머니의 마음을 무너뜨리는 깊은 절망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캅탄의 연기는 그를 확실한 은곰상 후보로 만들었고, 라비예는 아마 이렇게 말할 것이다. “진짜로 지금!”

강력한 듀오

무랏 쿠나즈 사건은 독일의 정치적 쟁점이었다. 언론에서 재빠르게 ‘브레멘의 탈레반’이라 명명했던 무랏 쿠나즈는 2002년 1월부터 2006년 8월까지 미국이 운용하는 쿠바의 관타나모 수용소에 합법적 기소 없이 억류되어 고문을 당했다. 감독인 드레젠에게 있어 이 상상할 수 없는 고통을 묘사하는 일은 불가능했다. 그 대신 그는 주부이자 어머니인 인물의 끊임없는 투쟁에는 자신을 동일시할 수 있었다. 시끄러운 라비예는 조용한 브레멘 변호사 베른하르트 도케(드레젠 감독의 단골 배우 알렉산더 셰어 분)와 함께 하나의 기묘한 팀을 꾸린다. 무지하게 꼼꼼한 이 법률가의 계획은 다음과 같다. 미국 연방 대법원에 집단 소송을 제기한다는 것은 관타나모에서의 미국법 집행 정지를 국제법상 불법으로 선언한다는 것이다. 영화 속 도케의 캐릭터는 아무것도 모르는 라비예는 물론 우리에게도 이처럼 복잡한 법률적 맥락을 설명한다. 반면 라비예는 독일계 터키인 가족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분명히 보여준다. 적어도 엄마와 함께 있을 때는 엄마 말이 법이다!

정치적 성명

2018년 ‘군더만(Gundermann)’을 만든 드레젠 감독이 어떻게 다시 한번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 진가를 발휘하는지를 보는 것도 매력적이다. 그뿐만 아니라 이 영화는 정치적으로도 섬세한 경계를 찾는다. 물론 영화는 ‘테러와의 전쟁’ 아래에서 법치주의의 원칙들을 무력화한 당시 부시 정부를 고발한다. 주인공들이 탄원서를 제출한 워싱턴에서 변호사 도케는 자신의 의뢰인에게 미국 민주주의의 성지를 보여주기도 하는데, 결국엔 그곳에서 ‘대단한 판결'이 내려졌다(감독이 영화 기자회견장에서 표현했던 것처럼). 또한, 당시의 실수를 오늘날까지 해결하지 않고 ‘무책임하게 스캔들에서 빠져나간’ 독일 정치를 향해 영화는 분명히 발언한다. 짜릿한 역사적 우연의 일치: 하필이면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영화가 초연된 다음 날,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가 전체 정당 투표에 의해 독일 연방 대통령으로 확정되었다. 과거 그는 정보기관의 대표로서 당시 '쿠나즈 사건’과 관련하여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