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간의 도움
코로나 덕에 더 좋아진 이웃 관계

락다운 기간 중에 필요했던 것은 도움만이 아니었다. 때로는 사회적 상호작용도 중요했다.
락다운 기간 중에 필요했던 것은 도움만이 아니었다. 때로는 사회적 상호작용도 중요했다. | 일러스트(부분): © picture alliance/dieKLEINERT.de/Christina Brets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2020년 독일의 지역사회에서는 도움의 물결이 널리 퍼졌다. 그런데 이 새로운 결속력은 ‘코로나 이후’에도 계속 유지될까?

자비네가 동네를 돌아다닐 때면 낯익은 얼굴을 많이 보게 된다. 베를린 같은 대도시에서는 이는 결코 당연한 일이 아니다. 어떤 모습은 거의 시골 생활을 연상시키기도 하는데, 자비네는 이웃과 화분에 심을 식물 가지를 교환하거나 불 게임을 하러 가고, 맞은 편에 사는 여성의 독일어 시험을 위해 같이 벼락치기 연습도 해준다. 그리고 자비네가 자전거를 도둑맞았을 때는 동시에 여러 이웃이 자기 자전거를 빌려주겠다고 한 적도 있다.

자비네는 이런 일들을 온라인 플랫폼 nebenan.de에 글로 썼다. nebenan.de는 거의 200만 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독일 내 가장 큰 이웃 네트워크 플랫폼인데, 심지어 자비네는 이곳에서 가장 친한 친구를 사귀기도 했다. 2015년부터 이 플랫폼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이웃을 만나고 소통하며, 지역사회 프로젝트를 조직하거나 서로서로 도울 수 있는 기회를 플랫폼 사용자에게 제공한다. 80세가 넘은 자비네는 이 플랫폼을 이용하기 위해 특별히 공부를 했다. “나이가 들면 누가 한 번씩 찾아와 주는 것도 중요하다”라고 그는 말한다.

2020년 3월, 유럽에 코로나 팬데믹이 확산하였을 때 이 문제는 더욱 중요해진 동시에 더 어려워지기도 했다. 무엇보다 위험군에 속한 사람들에게는 별안간 해답 없는 질문들이 쏟아졌다. 예컨대 어떻게 감염의 위험에 노출되지 않고 식료품을 사러 가고 약국에 갈 수 있을까?

온라인이 아니지만 도움을 찾는다? Nebenan.de은 코로나 락다운 기간 동안 오프라인 지원 서비스도 구성했다.
온라인이 아니지만 도움을 찾는다? Nebenan.de은 코로나 락다운 기간 동안 오프라인 지원 서비스도 구성했다. | 사진(부분): © picture alliance/Winfried Rothermel

초고속 도움

많은 수의 자발적인 시민이 주도적으로 이런저런 상황에 처한 이웃에게 도움을 제공했다. 만남을 규제하는 상황으로 인해 사람들은 인터넷을 통해 서로 교류했다. 사람들은 nebenan.de 이외에도 베를린의 한 학생이 개발한 도움 포털 사이트 CoronaPort.net를 찾았다. 코로나 관련해 빠른 개인적인 도움을 주고받기 위해 설계된 이 플랫폼은 2020년 3월에 온라인 개설되었다.  사용자는 자신의 거주 지역에서 도움을 구하거나 도움을 제공하기 위해 가상 지도에 자신을 등록한다. 그리고 크고 작은 장보기, 집안일 도움, 소독제와 같은 물품 제공 등 특정 종류의 도움을 온라인에서 필터링할 수 있다.

이 두 네트워크는 이미 2020년 초, 첫 번째 코로나 락다운이 왔을 때 고위험군의 사람들과 돕고자 하는 이웃들을 연결해주었으며, 그 이후 몇 개월간 수만 명의 사람들이 플랫폼을 통해 개인적으로 도왔다. CoronaPort.net은 만들어지자마자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사용자 수가 증가했다. 며칠 만에 수백 건의 도움 요청 및 도움 제안이 상호 교류형 지도에 표시될 정도였다. nebenan.de 역시 2020년 3월에 신규 사용자 수가 두 배로 늘었다. 한 달 만에 20만명의 사람들이 신규 등록을 한 것이다.

인터넷이 없는 사람들을 배제하지 않기 위해 nebenan.de는 이웃 도움을 위한 핫라인을 추가 설치하고, 건물의 계단 통로에 안내문을 배포했다. 4개월 동안 7천6백 건의 도움 요청이 있었는데, 그중 85%가 성공적으로 중계되었고 대부분은 몇 시간 내 또는 하루 안에 성사되었다. 특히 장보기, 집안일 및 반려동물 돌봄과 관련된 도움 요청이 많았다.
팬데믹으로 인해 이웃 간 도움도 새로운 유행이 되었다.
팬데믹으로 인해 이웃 간 도움도 새로운 유행이 되었다. | 사진(부분): © picture alliance/SZ Photo/Alessandra Schellnegger

지역사회와 이웃이 중요해지다

2020년 봄에는 시,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비정부단체들 역시 활성화되었다. 마부르크에서 온 라마는 마부르크 시와 자원봉사 에이전시, 카리타스, 알츠하이머 구호단체의 협업 프로젝트인 코로나 도움(Corona-Hilfe)에서 활동하는 300명 이상의 자원봉사자 중 한 사람이다. 그는 노인들이 슈퍼마켓에서 감염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일주일에 두 번 장보기 도움을 제공한다.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그분들을 도울 수 있어 기쁘다”고 라마는 인터뷰에서 말했다.

또한 다른 지역에서도 가능한 빠른 시간 안에 도움을 제공하기 위해 관할 당국과 구호단체가 협력했다. 이미 오랜 기간 동안 자원봉사 도우미 활동을 해 온 StoP 파트너게발트(StoP Partnergewalt)와 같은 단체도 락다운 시기에 가정폭력이 급증했을 때 계속 활동을 유지했다. 이 단체는 식료품 봉지에 정보를 담은 안내지를 넣어 전달하였고, 폭력 피해자들을 위한 도움 서비스 광고를 게시하였으며, 이웃들에게 전화하여 피해자가 요즘 어떤지 개인적으로 물어보기도 하였다.

지역사회 활동이 얼마나 다양한지는 무엇보다 많은 수의 민간 이니셔티브가 잘 보여주었다. 2021년 초 예방 접종 캠페인이 시작되었을 때, 이웃 주민 단체들은 접종 센터까지 차량 지원을 하거나 노인들의 접종 등록을 지원했다. 지역 구호단체들에는 수리공과 물리치료사들이 도움을 제공하겠다며 찾아왔고, 과외나 아이 돌봄, 치매 환자 도움을 자진해서 제공하겠다며 사람들이 연락했다.

코로나 도움에서 장기적인 도움의 관계로

서로 돕고, 한번 이웃을 찾아가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마치 이웃의 재발견처럼 들린다. nebenan.de 재단의 이사인 세바스티안 갈란더(Sebastian Gallander)는 코로나 팬데믹 중 많은 이들이 서로를 위해 존재하고 서로를 돕는 것의 무한한 가치를 예전보다 훨씬 선명하게 보았다고 말한다.

이 깨달음이 장기적으로도 유지될지는 앞으로 두고 봐야 하겠지만, 그래도 nebenan.de에서 한 설문 조사는 우리에게 작은 힌트를 준다. 코로나 초기 4개월 동안 플랫폼을 통해 탄생한 도움 파트너쉽의 약 3분의 1은 코로나 이후에도 지속될 정기적인 도움의 관계로 발전했다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발코니에서 노래 부르기나 이웃을 위해 마스크 만들기 같은 락다운 활동을 같이 하면서 탄생한 단체 및 친교 모임의 대부분도 계속 유지되고 있다. 바로 이것이 네트워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