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가난과 부
불평등의 심화

코로나 팬데믹은 기존의 사회 불평등을 심화시킨다.
코로나 팬데믹은 기존의 사회 불평등을 심화시킨다. | 사진(부분): © picture alliance/dpa/Paul Zinken

생활을 위한 공간, 업무를 위한 공간을 가지는 것과 거리두기를 지키는 일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갑자기 그 가치가 상승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한 조건은 어떻게 불평등을 측정하는 매개 변수가 되었으며, 무엇 때문에 아이들은 코로나로부터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인가.

아프거나 건강하거나: 이 또한 사회적 지위의 문제

코로나19 팬데믹이 확산한 이래, 빈부격차의 심화라는 주제는 지속해서 논의되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팬데믹으로 인한 예외적 상황이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할 것인지에 관한 물음이 화두가 되었다. 일례로 팬데믹을 경험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깨닫게 된 사실 중 하나는, 한 사람의 건강 상태가 비단 그 사람의 물질적 자원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관계에서의 친밀도 및 사회적 거리의 영향도 많이 받는다는 것이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 중에서도 각자 어떠한 경제적 상황 및 사회적 위치에 놓여 있느냐에 따라 병의 진척 상황이 부분적으로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여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공동 거주지와 같이 비좁고 위생상 문제의 소지가 있는 생활 조건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감염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질병의 경과 역시 심각해질 가능성이 높았다. 가령 대가족이 함께 살지만 독립된 위생 시설이 없고, 또한 상당한 노력을 기해야만 거리두기나 위생 수칙을 지킬 수 있거나 아니면 이마저도 아예 불가능한 환경인 난민 공동 거주 시설에서의 감염 위험은 특히 높았다. 생산 공정 단계나 손님을 대하는 서비스업에 일하며 만석인 버스나 열차에서 출근길 러시아워를 참아야 하는 사람들에 비해, 재택근무를 하며 자기 책상에서 일하거나 자가용을 타고 출근할 수 있는 등 형편이 좋은 사람들의 경우 감염 위험이 훨씬 낮았다.

교육 격차의 심화

팬데믹이 부유한 사람들보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 많은 영향을 미친 것은 비단 신체적 건강 측면에서만이 아니었다. 두 차례에 걸친 락다운은 아이들에게도 영향을 끼쳤는데, 큰 정원이 딸린 저택에 살며 자기 방이 있는 아이들과 도시 외곽에 있는 방 두 개짜리 아파트에서 모여 사는 가족의 아이들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었다. 가난한 가정의 아이들은 자기 방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집중해서 공부할 수 있는 조용한 공간을 가질 수 없었다. 이런 아이들은 홈스쿨링 과정에서 자신보다 물질적으로 부유한 가정의 반 친구들보다 더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서 안 그래도 소위 ‘교육 수준이 낮은’ 아이들이라고 불리던 학생들에게 원격 수업은 더 큰 교육 격차를 만들어냈다. 또한 이주민 가족에게 언어적 장벽은 추가적인 문제를 야기하기도 했다. 부모가 독일어를 잘하지 못하면 아이들에게 ‘대체 교사’ 역할을 해줄 수 없어 홈스쿨링을 돕기 어려웠다. 극단적인 경우에는 이런 식으로 사회적 취약계층 가정의 학생들이은 심하게 뒤처지게 되었고, 팬데믹 이전부터 존재했던 교육 불평등이 고착화되었다.
졸업반 학생들의 좌절.
졸업반 학생들의 좌절. | 사진(부분): © picture alliance/dpa/dpa-Zentralbild/Stefan Sauer
이렇게 코로나19 팬데믹은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 그리고 갓 이십 대가 된 젊은이들에게 극도의 사회적 양극화를 유발했다. 자기 소유의 디지털 기기가 없고 집에 인터넷이 안 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그 이전보다 훨씬 더 배제된 반면, 좋은 기술 장비와 안정적인 인터넷이 있는 집 아이들은 반대의 경험을 했다. 사회적 취약계층 학생이 많은 학교의 선생님 중 일부는, 기계를 마련할 여건이 되지 않는 가정이나 디지털 학습 능력이 부족한 아이들이 많을 것을 예상해 애초부터 원격 수업을 고려하지도 않았다. 그런가 하면 어떤 교사들은 락다운 기간 동안 학생 또는 학부모에게 연락을 취하고 이를 유지하는 단계에서 이미 한계를 경험하기도 했다.

외로움은 인격 발달을 저해한다

일 년 반 이상 지속한 비상사태는 성인들보다 청소년들에게 더 길게 느껴졌다. 반복된 락다운을 통해 일부 청소년들이 경험한 바와 같이, 특히 사춘기에 겪는 강요된 고립, 고독 그리고 사회적 단절은 극도로 우울한 영향을 미친다. 왜냐하면 사춘기는 청소년의 인격이 발달하는 시기인 동시에 자신감 있는 성인으로 성장하기 위한 결정적인 시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친구들과 같은 반 학생들을 만날 수 없었던 미성년인 아이들 중 특히 외동이거나 또래 형제가 없는 경우에는 더 큰 고립감을 호소했는데, 첫 락다운 당시 위생상의 이유로 놀이터와 스포츠 시설까지 모두 문을 닫아서 이 아이들이 갈 곳이 없어졌기 때문이었다. 더 장기화한 두 번째 락다운 때에는 아이들이 체험 부족과 지루함에 시달리기도 했다.

이러한 현상은 무엇보다 평소에도 아이에게 많은 관심을 쏟기 어려운 사회적 취약계층 가정에서 잘 드러난다. 이 중에는 락다운으로 인해 보육 교사나 학교 선생님을 아예 만날 수도 없는 상황 때문에, 일부 공황 반응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트라우마적인 경험을 한 아이들도 있었다. 속수무책으로 팬데믹 상황에 처해져 무기력과 무력감을 느낀 아이들은 정신적인 균형을 완전히 잃기도 했다.

우리가 코로나19 팬데믹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점은, 사회 구성원들이 개인적인 불이익을 겪지 않으면서도 감염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필수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사회가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일 국가가 가구마다 다른 다양한 수준의 물질적 편차를 사회적 조율을 통해 균형 맞추지 않는다면, 젊은 세대의 상당수는 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할 것이다. 동시에 낙후된 지역을 중심으로 사회적인 교육 및 돌봄 인프라도 확장되어야 한다. 사회 공간적 차별이 교육 분야로까지 이어지게 만드는 독일어권 나라들의 분리형 중등교육 시스템은 시대에 뒤떨어지는 듯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