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세대 책임
‘무‘의 시간이 지나고

사진에는 네 명의 청소년이 앉아 있는 모습이다. 위치: 뮌헨 리머공원
청소년들이 뮌헨에 있는 리머공원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2021년 4월 28일) | 사진(부분): © picture alliance / SvenSimon | FrankHoermann/SVEN SIMON

19살의 대학생 루카 레온하르트(Luka Leonhard)가 락다운이 자신과 또래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그 개인적인 경험을 글에 담았다. 팬데믹 시기에 20세 미만의 학생들은 기성세대를 보호하기 위해 어떤 사회적 책임을 지고 있을까? 루카는 미래를 어떻게 전망할까?

2020년 3월, 어느 날 하루아침에 독일의 모든 학교들이 문을 닫게 된 것은 나의 13학년 생활의 마지막 주에 일어난 일이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상점, 극장, 영화관, 카페, 공항 그리고 심지어 국경도 폐쇄되었다. 물리적인 문만 닫힌 것이 아니었다. 내 머릿속의 문들도 닫혀버렸다. 꿈, 아이디어, 나의 미래로 향하는 어렴풋한 길이 있던 곳에 갑자기 지루한 공허만이 남았다. 나의 삶이 불확실한 시간으로 연기되고 말았다.

"이러한 상황이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다. 마치 각자의 방 안에 영원히 갇혀 다시는 함께 할 수도 없을 것만 같았다."

루카 레온하르트

갑자기 맞닥뜨린 상황이 내게는 마치 무언가를 빼앗긴 듯 느껴져 분노와 슬픔이 일었던 기억이 난다. 예를 들어 선생님들과 학교와 작별 인사를 하거나, 졸업시험을 마친 후 외국으로 나가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새로운 사람들을 사귀는 대신 나는 새로운 드라마 캐릭터들과 친해졌고, 이러한 날들이 흘러 수개월이 되었다. 나를 가장 힘들게 했던 것은 아무것도 못하는 상황이 아니라, 전에 사람들이 나에게 해줬던 20대의 자유에 대한 너무나도 많은 장담이었다. 나와 친구들은 의무들에서 벗어나 자유롭기를,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기를, 사랑에 빠지고 몰두하고 나 자신을 찾을 수 있기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가 모두 고령자들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코로나 감염 위험이 높은 이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한다.

미래와 꿈의 상실

2020년 겨울 강력한 락다운이 모든 약속과 성장의 문을 걸어 잠갔을 때, 나와 나의 가장 가까운 친구들을 엄습했던 절망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러한 상황이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다. 마치 각자의 방 안에 영원히 갇혀 다시는 함께 할 수도 없을 것만 같았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우울증, 공포증, 식욕부진에 시달리거나 자해를 하기도 했다.

대다수의 젊은 사람들이 규정을 열심히 따름에도 불구하고 신문에서 ‘무분별한 청소년들’에 관한 보도가 나왔을 때 억울하게 오해받는 기분이 들었다. 대부분 보장된 삶과 수입이 있어 락다운이 미래와 꿈의 완전한 상실을 의미하지 않는 장년 세대가 내비치는 이러한 오해에 분노가 치밀었다.

홀가분함 대신 근본적인 회의감

하지만 물리적인 거리에도 불구하고 함께 어려움을 겪으면서 형성된 결속력도 잊을 수 없다. 우리는 서로 가까이 있음을 느끼기 위해 차디찬 추위에도 야외에서 만났고, 가상공간에서 만나는 약속을 잡았다. 잘 지낸 사람들은 극소수였지만, 어쨌거나 우리는 이러한 제약의 상황을 함께 공유했다. 우리는 규제를 따랐지만, 더 이상 견디기 어려울 때는 코로나 검사를 받고 소규모로 모여 친한 친구들과의 진짜 만남을 즐겼다. 신체적인 건강을 잃을 수 있는 위험과 정신적인 건강을 잃을 수 있는 위험 사이에서 고민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생일에도 예외가 허용되지 않았기에 우리는 창의적이어야 했다. 어떤 친구들은 보물찾기를 기획하기도 했고, 한 번은 생일인 친구네 집 창문 앞으로 난 길에 2미터씩 거리를 두고 서서 생일축하 노래를 불러주었다. 이러한 순간에 우리는 떨어져 있으면서도 서로 가까이 있었다.

하지만 무한한 기쁨, 삶에 대한 즐거운 기대감은 없었다. 이러한 기쁨과 기대감은 안타깝게도 락다운이 끝난 후에도 아직까지 완전하게 돌아오지 않았다. 마치 근본적인 믿음의 자리에 근본적인 회의감이 들어선 듯한 느낌이다. 너무나도 당연하게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갑자기 불가능해져 버린 상황을 겪으면서, 나는 모든 것이 생각한 대로 될 것이라는 믿음을 잃었다. 우리는 미래에 대한 안전과 확신을 빼앗겼다. 이는 원래도 깨지기 쉬운 불확실한 것이었다. 우리는 지구가 위험한 한계점을 목전에 두고 있음을 확실히 알며 자랐기 때문이다. 모두가 이를 알고 있지만, 우리 세대가 이에 맞서는 행동의 필요성을 어른들에게 계속해서 경각시켜야 하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

팬데믹이 지속되는 동안 세대 간 연대에 대해 많이 이야기되었다. 특히 초반에는 사람들이 젊은 세대에게 책임감을 가질 것을 촉구했고, 대부분의 젊은 사람들은 이를 실천했다. 그런데 일부는 아직 투표권도 없는 우리 젊은 세대의 미래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락다운을 겪으면서 남은 것은, 불확실함의 시간에 대한 무거운 생각과 내가 상상하는 것과는 다른 일들이 벌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새로운 확실함이다.

루카 레온하르트

2050년 기후 재앙이 더 이상 경고가 아닌 현실이라면,기술적 혁신을 의지하기에는 너무 늦고 나의 다음 세대는 무너져가는 환경에 처하게 될 것이다. 연대와 책임은 상호적이어야 한다. 특히 지난 2년의 시간 동안 20세 미만의 세대들이 함께 감당한 것들에 대한 상호 반응으로, 이제는 장년 세대들이 기후정의를 위해 힘쓰며 고통스럽지만 꼭 필요한 변화를 주도하는 연대를 보여주기를 나는 희망한다.

불확실한 미래

코로나 팬데믹은 심화되는 사회적 분열을 여실히 보여주기도 했지만, 우리가 존재의 위협과 심각한 상황을 만나면 얼마나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지 그리고 정부들이 매우 극단적인 조치를 시행한다는 사실도 보여주었다.

우리는 모두 우리 사회가 얼마나 깨지기 쉬운지 그리고 사회적 결속이 얼마나 불가피한지를 느꼈다. 모두가 예상치 못한 변화를 맞아야 했고, 모두가 오롯이 자기 자신과 시간을 보내야 했고, 결국에는 많은 사람들이 사회적 접촉이 대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 같다.

지금은 학교와 대학들이 다시 문을 열었고, 많은 사람들이 여름에 다시 여행을 떠났고, 바와 전시회에 다시 갈 수 있게 되었다. 마스크는 이제 익숙하게 함께 한다. 락다운을 겪으면서 남은 것은, 불확실함의 시간에 대한 무거운 생각과 내가 상상하는 것과는 다른 일들이 벌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새로운 확실함이다. 나는 유연해지기, 계획 수정하기, 너무 먼 미래를 생각하지 않기를 배웠다. 먼 미래를 굳이 생각한다면, 우리가 또 다른 위기를 만났을 때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결연하게 대처해 나갈 용기만 있다면 이를 함께 극복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생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