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여행 쾰른
고소공포증이 없고 축제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쾰른

쾰른은 성당과 카니발뿐 아니라 동성애 축제의 중심지로도 유명하다. 2019년 크리스토퍼 스트리트 데이 거리축제에서 참가자의 모습.
쾰른은 성당과 카니발뿐 아니라 동성애 축제의 중심지로도 유명하다. 2019년 크리스토퍼 스트리트 데이 거리축제에서 참가자의 모습. | 사진(부분): © picture alliance/Christoph Hardt/Geisler-Fotopress

쾰른 하면 당연히 대성당과 카니발이다. 하지만 로마인들이 세우고 이미 중세 시대에 대도시로 발전했던 라인 강변의 이 도시는 훨씬 더 많은 볼거리들을 품고 있다. 맥도널드 화장실 앞에 남아 있는 역사적인 신전의 흔적, 케이블 공장 안에서 펼쳐지는 고급문화와 세계 최대의 게임박람회를 만날 수 있다.

쾰른 대성당의 비밀

쾰른에 가면 이곳에 가보지 않을 수 없다. 쾰른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 바로 쾰른 대성당이다. 쾰른에 가면 이곳에 가보지 않을 수 없다. 쾰른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 바로 쾰른 대성당이다. | 사진(부분): © Adobe 쾰른에 가면 이곳에 가보지 않을 수 없다. 쾰른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 바로 쾰른 대성당이다. 많은 관광객들은 심지어 이 도시에서 대성당만을 보고 간다. 너무 아쉬운 일이다. 대성당을 방문하지만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가는 경우는 더 애석하다. 고딕 양식으로 지어진 대성당은 비밀과 놀라운 것들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1248년에 짓기 시작해 1880년에 뒤늦게 완공된 대성당의 외관 일부는 원래 지금처럼 검지 않고 거의 흰색에 가까웠다는 사실을 당신은 알고 있는가? 만약 대성당의 전면을 깨끗이 닦아낸다면, 쾨닉스빈터 지역에 있는 드라헨펠스 산의 회색 바위와 갈색 사암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러려면 비용이 터무니없이 많이 들고, 수년 동안 건물을 비계로 완전히 가려 놓아야 하기 때문에 그러지 않지만 말이다. 도시의 먼지와 매연으로 인해 지금 대성당의 통일된 외관색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리고 서쪽 정문에 서서 오른쪽 위를 올려다보면 바깥쪽에서 두 번째 천개 줄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작은 모형을 발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당신은 아마 생각지도 못했을 것이다. 마리아 데 메디치 프랑스 여왕의 장기가 삼왕예배당의 회랑 바닥 붉은 대리석판 밑에 묻혀 있다는 사실도 말이다. 쾰른 대성당에 수 년을 머물러도 이곳에 숨겨져 있는 것들을 다 발견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른 오후 시간 햇살이 쏟아지는 날에는 2007년 게르하르트 리히터가 새롭게 탄생시킨 남쪽 횡창의 11,500개 유리조각을 통해 들어오는 다채로운 색의 빛을 한껏 즐길 수 있다. 일찌감치 계획을 세울 수 있다면, 당연히 대성당의 지붕 위로 올라가볼 수 있는 관람 코스에 도전해보는 것도 좋다. 고소공포증이 없고 16세 이상이라면 말이다.

자기애와 쾰시 록

쾰른 사투리로 노래하는 많은 밴드들은 독일 전역에서도 인기가 있다: 13명으로 구성된 브라스팝 밴드 크베어비트의 투어 중 모습. 쾰른 사투리로 노래하는 많은 밴드들은 독일 전역에서도 인기가 있다: 13명으로 구성된 브라스팝 밴드 크베어비트의 투어 중 모습. | 사진(부분): © picture alliance/Horst Galuschka/dpa “당신의 도시를 사랑하라(Liebe deine Stadt)”. 쾰른의 주요 도로 중 하나인 네 개 차선의 남북로 위로 아름답게 솟아 있는 4 미터 높이의 글자들이 전하는 말이다. 오펜바흐 광장 앞에서 장기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쾰른의 무대(Bühnen der Stadt Köln) 극장 바로 옆이다. 이 슬로건으로 예술가 베를린 바우어는 15년째 많은 사람들이 아름답지 못하다고 여기는 쾰른의 전후 건축물들이 보존되고 그 가치가 인정받도록 힘쓰고 있다. 오스트리아 그라츠 태생의 바우어는 이 슬로건이 그렇게 완벽하게 받아들여질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쾰른 시민들에게는 자신의 도시를 사랑하라고 두 번 말할 필요가 없다.

같은 제목의 노래도 오래전부터 있었다. 록밴드 캣 벌루(Cat Ballou)가 쾰른 출신의 축구 영웅 루카스 포돌스키와 함께 녹음한 노래다. 캣 벌루는 쾰른 사투리인 쾰시로 노래하는 쾰시 음악을 도시의 히트 수출품으로 만든 성공적인 그룹들 중 하나이다. 쾰시 음악의 인기는 1970년대 초 블랙 푀스(Bläck Fööss)와 함께 시작되었다. 이 그룹은 영국의 비트 음악과 아일랜드의 민속 음악에 때로는 풍자적이고, 때로는 감성적인 라인 지방의 감수성을 접목시켰다. 블랙 푀스가 구약과 같이 여겨지는 그룹이라면, 회너(Höhner)는 쾰시 록을 오늘날과 같은 멈출 줄 모르는 자기만취적 장르로 만든 그룹이다. 그래서 ‘쾰시(Kölsch)’라는 단어가 쾰른 사투리를 의미하는 동시에 쾰른에서 만들어지는 상면발효맥주를 지칭하기도 하는 것일까? 브링즈(Brings), 카살라(Kasalla) 그리고 쾰른의 이웃 도시인 본 출신의 크베어비트(Querbeat)와 같은 밴드들은 쾰른의 카니발 축제에서만 유명한 것이 아니라, 이미 오래전부터 독일 전역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아마도 쾰른식 자유로움이 독일의 질서정연한 지역들에서 남국의 자유분방함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일 것이다. 부패를 귀여운 쾰른식 표현인 ‘클륑겔(Klüngel)’으로 부르고, 자신의 단점이나 실수에 대해 어깨를 으쓱하는 쾰른 사람들의 삶의 태도는 일종의 쾰른식 삶의 방식의 지침이라고 할 있는 이른바 ‘쾰른 기본법(Kölsches Grundgesetz)’의 조항들 안에 녹아 있다. 이 기본법에는 ‘Et hätt noch immer mit jot jejange(지금까지 항상 다 잘 되어 왔으니 앞으로도 잘 될 것이다)’, ‘Wat wellste maache?(무엇을 하려고? 너의 운명을 받아들여라)’와 같은 삶의 지혜가 담겨 있다. 사랑스러우면서 도시 사랑을 진짜 과제로 만드는 법이다.

흥미진진한 박물관들과 조용한 장소

쾰른 응용미술관 안에 있는 카페는 혼잡한 도심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는 가장 아름답고도 조용한 장소 중 하나이다. 쾰른 응용미술관 안에 있는 카페는 혼잡한 도심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는 가장 아름답고도 조용한 장소 중 하나이다. | 사진(부분): © picture alliance/Hackenberg-Photo-Koeln/Rainer Hackenberg 쾰른만큼 자체 예산으로 이렇게 많은 박물관을 운영하는 도시도 없다. 적어도 쾰른 시가 인터넷 사이트들에서 주장하는 바다. 쾰른에는 9개의 시립박물관 외에도 다른 박물관들도 많다. 굶주림과 불행을 담은 공감적 석판화로 유명한 캐테 콜비츠의 작품을 세계 최대 규모로 소장하고 있지만, 공교롭게도 한 쇼핑 아케이드의 꼭대기층에서 그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는 캐테 콜비츠 박물관(Käthe-Kollwitz-Museum)에서부터, 오늘날 남아 있는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향수 공장이자 쾰른을 대표하는 향수 오드콜로뉴의 탄생지인 파리나하우스에 위치한 향수 박물관(Duftmuseum im Farina-Haus)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박물관들이 있다. 바로 맞은편에는 쾰른의 대표적인 박물관 중 하나인 발라프 리하르츠 박물관(Wallraf-Richartz-Museum)이 자리하고 있다. 이 갤러리에서는 중세에서부터 20세기 초까지의 걸작들을 만날 수 있다. 표현주의와 팝아트 분야의 인상적인 현대미술 작품들은 루드비히 박물관(Museum Ludwig)에서 감상할 수 있다. 파리 외에 다양한 시기의 피카소 작품을 이렇게 많이 볼 수 있는 곳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쾰른의 박물관 세상에서 가장 환상적인 장소는 이들보다 덜 유명한 박물관들 안에 있다. 쾰른 응용미술관(Museum für Angewandte Kunst, MAKK)은 오랜 자금 부족 문제가 있음을 느낄 수 있지만, 안뜰과 연결되어 있는 그곳의 카페는 혼잡한 도심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는 가장 아름답고도 조용한 장소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몇 발자국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천주교 쾰른 대교구 박물관인 콜룸바(Kolumba)는 그 건물만으로도 충분히 인상적이다. 스위스의 스타 건축가 페터 춤토어가 2007년 2차 세계대전 중 파괴된 성 콜룸바 교회 자리에 세운 건물로, 그곳에 가면 옛 교회의 잔해도 볼 수 있다. 쾰른에서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전체가 마호가니 목재로 입혀진 콜룸바 박물관의 도서관만 한 곳이 없다.

팝콤에서부터 게임스컴까지

쾰른 사람들은 변장할 이유가 항상 있다. 카니발 외에도 세계 최대의 게이머 박람회인 게임스컴이 열리면 코스프레 의상을 즐긴다. 쾰른 사람들은 변장할 이유가 항상 있다. 카니발 외에도 세계 최대의 게이머 박람회인 게임스컴이 열리면 코스프레 의상을 즐긴다. | 사진(부분): © picture alliance/Geisler-Fotopress/Christoph Hardt 1990년대 음악산업이 최고의 전성기를 누릴 때 쾰른은 지역 특색의 자기 과대평가로 스스로를 팝의 수도라 일컬으며, 세계 최대의 음악 및 엔터테인먼트 박람회 중 하나인 팝콤(PopKomm)과 함께 쾰른 대로들에서 수백 개의 공연을 펼치는 큰 야외 축제를 열었다. 팝콤이 2000년대 초 베를린으로 거점을 옮길 당시 음악산업은 이미 인터넷과 다운로드 및 스트리밍 플랫폼들로 하락세를 겪고 있는 중이긴 했지만, 그래도 쾰른은 상처받고 버림받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상처가 아문 지 오래다. 10여 년째 8월 말이면 세계 최대의 컴퓨터 및 비디오게임 박람회인 게임스컴(Gamescom)이 많은 사람들을 쾰른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지난번 박람회 때는 방문자가 40만 명에 육박했는데, 그중 상당수는 코스프레 의상을 입고 있었다. 방문자가 이렇게 많다는 것은 박람회가 이제는 도시 전체로 확장되고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뮐하임이 다리를 짓는 방법

뮐하임의 칼스베르크는 와이어, 가공선, 고압전선을 생산하던 곳이다. 오늘날에는 쾰른극장의 임시 공연장이 들어서 있다. 그 앞에 펼쳐져 있는 공동정원 칼스가르텐(Carlsgarten)의 모습. 뮐하임의 칼스베르크는 와이어, 가공선, 고압전선을 생산하던 곳이다. 오늘날에는 쾰른극장의 임시 공연장이 들어서 있다. 그 앞에 펼쳐져 있는 공동정원 칼스가르텐(Carlsgarten)의 모습. | 사진(부분): © picture alliance/Hackenberg-Photo-Koeln/Rainer Hackenberg 뮐하임(Mülheim)은 쾰른에 병합되는 것을 오랫동안 거부했었다. 1914년이 되어서야 라인강의 오른편에 위치한 뮐하임은 그 주민들의 의사에 반해 쾰른으로 편입되었다. 독립성을 잃은 것에 대한 보상으로 뮐하임 다리 건설이 결정되었다. 주케이블은 과거 대서양을 가로지르는 전화 케이블을 생산했던 뮐하임의 칼스베르크(Carlswerk)에서 제작되었다. 수년간 라인강의 왼편에 사는 쾰른 시민들은 뮐하임을 에베르크(E-Werk)나 그 맞은편에 위치한 팔라디움(Palladium)에서 공연을 보기 위해 찾는 정도였다. 후에는 하랄트 슈미트 쇼에서부터 슈테판 라브의 수많은 TV 포맷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TV 스튜디오들이 이곳에 들어섰다. 방문자가 많아진 것은 2013년 쾰른극장(Schauspiel Köln)이 칼스베르크에 임시 거처를 두면서부터였다. 당시에는 시내 오펜바흐 광장에 위치한 극장과 오페라 건물의 공사가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공항의 경우처럼 기나긴 장기 공사라는 대참사가 될 것이라고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그 덕분에 긍정적인 여파로 칼스베르크와 그 주변은 오늘날 세 개의 극장, 두 개의 콘서트홀, 거대한 클라이밍홀이 있는 활기차고 아름다운 지역이 되었다. 이곳에 식당들도 있지만, 쾰른의 터키타운인 인근 코이프 가의 식당들을 방문해볼 것을 더 추천한다.

같이 한 잔 하자

‘멋진 날들’은 쾰른의 정말 모든 곳에서 펼쳐진다. 술집, 길거리, 클럽에서 혹은 밤중의 유령 퍼레이드와 함께. ‘멋진 날들’은 쾰른의 정말 모든 곳에서 펼쳐진다. 술집, 길거리, 클럽에서 혹은 밤중의 유령 퍼레이드와 함께. | 사진(부분): © Geisterzug.de 카니발은 쾰른 사람들에게 있어 신성하다. 쾰른의 자유분방한 카니발 축제가 브라질의 카니발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점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쾰른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밖에서는 그렇게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라인란트 밖에 사는 사람들은 쾰른의 카니발이라고 하면 장미의 월요일 퍼레이드와 이를 보여주는 기나긴 TV 중계를 떠올린다. 쾰른 주변에 사는 사람들은 알터 마르크트 광장에서 여자들의 ‘사육제날(Wieverfastelovend)’ 정확히 11시 11분에 거리축제가 시작되는 장면을 떠올린다. 이날은 어떤 사람들에게는 술을 많이 마시는 날이기도 하다. 둘 다 가능하면 피하는 것이 좋다. ‘멋진 날들’은 쾰른의 정말 모든 곳에서 펼쳐지기 때문이다.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이 몸을 흔들며 그 위로 올라갈 수 있도록 테이블을 창가에 세워둔 술집에서, 길거리에서, 클럽에서, 전철 안에서 축제가 펼쳐진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이를 즐기기 위해 휴가를 내고, 많은 회사들은 카니발의 정점인 장미의 월요일을 휴일로 지정하기도 한다. 어디에서 어떤 순서로 축제를 즐길지에 대해서는 모든 쾰른 시민들이 각자만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다. 사람들과 함께 축제를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각 지역에서 벌어지는 축제를 찾는 것이다. 그 어느 도시보다도 마음이 열려 있고 교제를 좋아하는 도시인 쾰른에서는 어렵지 않은 일이다. 유일한 조건은 정성스럽게 직접 만든 카니발 의상을 입는 것이다.

시끌벅적한 췰피히 가와 조용한 라테나우 광장

쾰른 사람 중에는 ‘췰피히’ 가에서 광란의 시간을 보내보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다. 이곳에서는 바, 술집, 스낵바 외에도 극장카페인 필름도제(Filmdose)나 오프브로드웨이 예술영화관 같은 곳에서 문화생활을 즐길 수도 있다. 쾰른 사람 중에는 ‘췰피히’ 가에서 광란의 시간을 보내보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다. 이곳에서는 바, 술집, 스낵바 외에도 극장카페인 필름도제(Filmdose)나 오프브로드웨이 예술영화관 같은 곳에서 문화생활을 즐길 수도 있다. | 사진(부분): © picture alliance/imageBROKER/Schoening 파리의 대학가인 라탱 지구의 이름을 딴 쾰른 라탱 지구의 중심에 위치한 췰피히 가(Zülpicher Straße)는 시내 중심지와 대학을 잇는 길이다. 스낵바, 저렴한 술집과 클럽으로 가득한 췰피히 가는 쾰른에 갓 온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외출 장소이다. 카니발 거리축제 때 특히나 떠들썩한 곳으로 가끔은 불미스러운 장면들이 연출되기도 한다. 나이가 있는 사람들은 췰피히 가의 저녁 시간을 피하거나, 멋진 오프브로드웨이(Off-Broadway) 예술영화관과 거기서 두 집 건너 있는 쾰른 최고의 팔라펠 가게 하비비(Habibi)를 찾는다. 췰피히 가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는 훨씬 조용한 외출을 즐길 수도 있다. 라테나우 광장(Rathenauplatz) 주변에는 이탈리아, 스페인, 페루, 일본, 근동 지역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식당들이 있다. 여름에는 지역 시민단체가 운영하는 비어가든이 광장에서 사람들을 유혹한다. 작은 공원에서 대학생들, 가족들, 볼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한데 어우러진다. 가족들이 이용할 수 있는 놀이터도 있다. 광장의 동쪽에는 19세기 말의 신낭만주의 건축물인 유대교 회당이 있다. 쾰른 유대 교회는 알프스 이북 지역의 유대 교회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회당 건물 안에 있는 코셔 식당 마잘 토브(Mazal Tov)는 비밀 팁이다. 미리 예약을 해야 하는 곳이다.

맥도널드 안에 있는 로마 유산

쾰른에서는 프래토리움의 발굴물들과 같은 고고학적 유물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쾰른에서는 프래토리움의 발굴물들과 같은 고고학적 유물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 사진(부분): © picture-alliance/dpa/Horst Ossinger 쾰른의 기원은 알려져 있듯 로마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쾰른은 기원후 50년 클라우디우스 황제 통치 시기에 클라우디우스의 식민지와 아그리피니언의 제단이라는 뜻의 ‘콜로니아 클라우디우 아라 아그리피넨시움(Colonia Claudia Ara Agrippinensium)’이란 이름으로 세워졌다. 이 당시의 많은 증거들이 로마 게르만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데, 이 박물관은 현재 리모델링 공사로 무기한 문을 닫았다. 로마의 역사를 품은 쾰른의 두 번째 명소 역시 같은 처지에 있다. 게르마니아 인페리오르 지역을 다스리던 총독 저택의 유적인 프래토리움(Praetorium)은 공사 중인 시청 아래에 있다. 반면 콜로니아 클라우디우 아라 아그리피넨시움의 본래 중심지는 무료로 자유롭게 가볼 수 있고 진기하기 그지없다. 로마 시대 당시 쾰른의 두 주축이 만나는 곳에는 큰 광장이 있었다. 오늘날에는 쇼핑가인 호에 거리와 실더 거리가 과거 두 주요 도로의 발자취를 따르고 있다. 과거의 화려한 역사를 보여주는 마지막 유적은 의류매장 C&A의 지하층에 있다. 한 에스컬레이터가 보행자 구역에서 매장 한 켠에 자리 잡은 맥도널드로 바로 안내한다. 에스컬레이터 아래 화장실 앞에는 로마 콘크리트인 오푸스 캐멘시움(Opus caementicium) 덩어리가 놓여 있다. 로마식 광장시설의 기초를 이루던 것이다. 안내판 하나가 그 역사와 건축을 소개하고 있다. 2천 년의 역사와 패스트푸드점 화장실이 만나는 곳. 이러한 곳은 쾰른에만 있다.

젊은 에렌펠트

에렌펠트가 하위문화의 핫스팟으로 발전하기 시작하던 시작점의 중심에는 아르테아터 공연장이 있었다. 카페, 수준 높은 파티와 공연 프로그램, 대담한 독립극장 작품 등의 독특한 구성을 선보이는 곳이다. 에렌펠트가 하위문화의 핫스팟으로 발전하기 시작하던 시작점의 중심에는 아르테아터 공연장이 있었다. 카페, 수준 높은 파티와 공연 프로그램, 대담한 독립극장 작품 등의 독특한 구성을 선보이는 곳이다. | 사진(부분): © Matthias Porath / Lilville / artheater.de 오랜 역사를 지닌 쾰른은 놀랍게도 젊다. 2019년에만 만 명이 넘는 18세와 30세 사이의 젊은 사람들이 이곳의 새로운 주민이 되었다. 그중에서도 과거 노동자촌이었던 에렌펠트(Ehrenfeld)는 젊은 쾰른을 대표적으로 상징하는 곳이다. 지역이 활성화되고 외부인들이 유입되면서 원래 주민들이 밀려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은 이 ‘페델(Veedel, 쾰른의 동네들을 지칭하는 쾰른 사투리 표현)’이 이미 오래전부터 겪고 있는 운명이다. 언더그라운드(Underground) 클럽과 같은 밤 문화의 일부 주인공들이 사라졌고, 최근에는 하인츠 가울(Heinz Gaul) 테크노 클럽이 그 희생양이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즐길 곳은 많고, 그 품질이 높은 데 반해 문턱은 낮다. 이곳에서 신나는 밤을 보내기 위해서는 요란하게 멋을 부릴 필요가 없다. 에렌펠트가 하위문화의 핫스팟으로 발전하기 시작하던 시작점의 중심에는 아르테아터(Artheater) 공연장이 있었다. 이미 1998년부터 카페, 일랙트로닉 음악이 주를 이루는 수준 높은 파티 프로그램, 대담한 독립극장 작품, 세심하게 기획된 공연 프로그램 등의 독특한 구성을 선보여 왔다. 여기서 몇 발자국 떨어지지 않은 곳에는 술과 춤을 즐길 수 있는 부만 & 존(Bumann & Sohn) 바가 옛 공장 건물에 2017년부터 자리하고 있다. 손수 꾸민 이곳의 인테리어는 약간 거친 느낌이 든다. 여름에는 비어 가든이 공장의 낭만적 분위기 그리고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신중히 선별된 밴드와 예술가들과 함께 사람들을 끌어들인다. 일 년 내내 이곳의 작은 무대를 채우는 밴드와 예술가들 중에는 곧 큰 인기를 누리는 이들도 있다. 맞은편 쪽에는 전철역 이름을 본 딴 반호프 에렌펠트(Bahnhof Ehrenfeld) 클럽이 전철역의 세 아치 아래에 펼쳐져 있다. 이 클럽은 재즈에서 힙합, 소울에서 살사에 이르기까지 온갖 장르의 흑인음악을 섭렵한 곳이다. 이곳을 첫 무대로 삼고 후에 스타 래퍼들이 된 이들도 있고, 철로 아래 이곳에서 공연을 했던 레전드 음악가들도 있다.

분수의 작은 기적

하인첼맨헨 분수대에 새겨져 있는 하인첼맨헨 난쟁이들. 하인첼맨헨 분수대에 새겨져 있는 하인첼맨헨 난쟁이들. | 사진(부분): © Adobe 쾰른 사람들이 하지 않은 일을 밤마다 대신해주다가 사람들에게 발견된 후로 영원히 사라졌다는 하인첼맨헨(Heinzelmännchen) 난쟁이들 이야기는, 어쩌면 너무 자세히 보지만 않으면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라는 쾰른식 사고방식의 기원이 됐을지도 모른다. 이 전설을 만날 수 있는 유명한 하인첼맨헨 분수(Heinzelmännchenbrunnen)는 편리하게도 쾰른의 가장 오래된 양조장인 프뤼 암 돔 바로 앞에 있다. 이 분수보다는 덜 주목을 받긴 하지만, 바로 근처에는 분수들이 몇 개 더 있다. 쾰른 대성당 앞 광장의 서쪽면에 있는 비둘기 분수라는 뜻의 타우벤 분수(Taubenbrunnen)는 물줄기가 소용돌이 모양으로 가운데로 흐른다. 미술가 에발트 마타레가 ‘대성당 비둘기들의 물 마시는 곳’으로 디자인한 것으로, 1953년 낙성식 때 도시의 유지들이 축하주를 건네는 동안 비둘기라는 뜻의 ‘라 팔로마(La Paloma)’ 곡이 연주되었다. 이에 반해 폴 매카트니 앨범 ‘레드 로즈 스피드웨이’의 커버를 만들기도 한 영국의 팝아트 예술가 에두아르도 파올로치가 디자인한 라인가르텐 분수(Rheingarten)는 어린이들을 위한 일종의 모험장 같은 곳이다. 어린이들은 네모난 돌들 위를 지나 물 위로 솟은 산업 건축물 같은 느낌의 청동 조각물들 위로 뛰어오르며 놀 수 있다. 에버트 광장에 있는 볼프강 괴데르츠의 분수 조각품 워터키네틱 플라스틱(Wasserkinetische Plastik)은 오랜 세월 동안 부식되었다. 지대가 낮고 어두운 구석진 곳들이 많은 에버트 광장이 범죄가 많이 일어나는 곳, 가지 말아야 할 곳이라는 평판을 얻고 나서야 도시와 주민들이 함께 나서서 이 큰 분수를 다시 살렸다. 이제는 어린이들이 정기적으로 물놀이를 하는 곳이 되었다. 그 후로 광장은 다시 아그네스 지구와 아이겔슈타인 지구 사이의 인기 있는 만남의 장소로 살아났다. 하인첼맨헨 이야기보다 더 경이로운 분수의 기적이다.
 

도시 여행

베를린의 도시농장과 뮌헨의 나체수영. 독일의 도시들로 여행을 떠나보자. 익숙치 않은 모습까지 낱낱이 살펴보자. 도시를 대표하는 고전적인 장소와 사람들 그리고 이벤트를 만나보고, 고정관념을 벗어나 도시를 새롭게 발견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