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여성들은 자신을 충전하는 시간을 반드시 가져야 한다”

일하면서 육아하고 집안일하고 가족 챙기기: 팬데믹 시대에 가장 큰 부담은 여성들에게 더해진다.
일하면서 육아하고 집안일하고 가족 챙기기: 팬데믹 시대에 가장 큰 부담은 여성들에게 더해진다. | 사진(부분): © picture alliance/dpa/Julian Stratenschulte

코로나 팬데믹 동안의 변화된 생활 및 근무 형태는 모두에게 부담을 더해주는데, 특히 여성들을 힘들게 한다. 전통적인 역할분담이 다시 등장했기 때문이다. 여성들이 어떻게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지 정신과 및 심리치료 전문의 사비네 쾰러가 인터뷰에서 설명한다.

코로나 팬데믹 초기부터 진행된 봉쇄령 조치와 함께 재택근무와 홈스쿨링이 시작되면서, 갑자기 온 가족이 온종일 그리고 일주일 내내 최소한의 공간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독일의 미디어 업계에 따르면 우리는 팬데믹과 함께 1950년대의 역할분담으로 회귀했다. 여전히 가족을 돌보는 매니저로서의 일은 무엇보다 여성들이 맡고 있는 것이다. 즉, 여성들에게는 (풀타임) 직장일에 더해 남편과 아이들을 24시간 챙기고 돌보는 일까지 더해진다. 가장 심각한 경우는 집안에 특별히 돌봐야 하는 사람도 있는 경우다. 이러한 이중 혹은 삼중 부담의 여파는 우울증, 심인성 통증, 기타 스트레스 증상으로 나타난다. 여성들이 이러한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고 부정적인 영향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지 정신과 및 심리치료 전문의 사비네 쾰러가 인터뷰에서 설명한다.

사비네 쾰러 박사는 정신과 및 심리치료 전문의이며 독일 신경과 의사 협회(BVDN) 회장이다.
사비네 쾰러 박사는 정신과 및 심리치료 전문의이며 독일 신경과 의사 협회(BVDN) 회장이다. | 사진(부분): © 개인 소장 자료
코로나 위기는 우리 모두에게 큰 도전과제다. 연구 결과들에 따르면 여성들이 특히 힘들다고 한다. 이것이 사실인가?

여성 환자들을 만나는 나의 일상적인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이들은 분명히 다중적인 부담을 겪고 있다. 아이들이 집에서 학교 수업을 듣는 것을 돕는 일은 주로 여성들의 몫이다. 여성들은 본인도 집에서 일을 하면서 아이들의 학교 수업까지 챙긴다. 이로써 지난 몇 년 동안 좋은 발전이 이루어진 부분이 다시 많이 후퇴했다. 전통적인 성역할이 다시 등장했고,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매우 힘들어한다. 게다가 많은 경우에는 이 모든 일이 너무나도 좁은 공간에서 일어난다.
 
이 모든 것이 결국에는 남성들에게도 해당하는데, 남성들은 덜 힘든가?

이러한 상황은 당연히 남성들에게도 부담이 된다. 하지만 자신이 가족을 돌보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느끼는 여성들에 비해, 남성들은 이러한 상황에 더 쉽게 거리를 둔다. 물론 팬데믹 이전에 이미 동등한 역할 분담이 잘 이루어졌던 집에서는 지금도 업무 분담이 잘 이루어진다.

역할분담의 양상에 있어 교육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가?

독일은 상당한 고학력 국가이다. 하지만 학업을 마친 후에는 사회적 평등이 금세 사라지고, 여성들의 수입은 남성들의 수입에 비해 평균적으로 9%가 적다. 그리고 여성들이 출산을 하게 되면 그 편차가 28%로 더 커진다. 이 수치만으로도 이미 시사하는 바가 큰데, 여기에 코로나는 사회에 점화제 역할을 한다.

만나시는 환자들의 경우 정신적인 부담이 증가했다는 사실이 어떻게 드러나는가?

모든 증상이 다 나타난다. 그중에서도 미래에 대한 두려움, 실패에 대한 두려움, 우울증이 특히 많고 요즘 더 증가하고 있다. 그 외에도 심인성 장애, 어깨와 목덜미 통증, 위장 문제도 있는데, 이러한 증상들이 증가하고 있음을 분명히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이전에 이미 아파본 적이 있는 사람은 이전에 비해 병원을 더 찾는다.

이러한 상황이 누구에게 가장 큰 타격을 주는가?

이러한 위기는 우선 모두에게 극단적인 영향을 끼친다. 모두가 결국 스스로에게 자문해야 한다. 나는 이 위기를 살아낼 수 있을까? 그리고 특히 정신적으로 쓰러지기 쉬운 두 집단이 있다. 첫 번째는 가정과 직장 생활이라는 이중부담을 겪으며, 이러한 위기가 아니어도 이미 많은 일을 떠안고 있는 25세와 45세 사이의 사람들이다. 또 다른 집단은 특히 은퇴를 앞둔 직장 여성들이다. 이들 중에는 요즘 재택근무와 새로운 기술적 도전과제들과 함께 변화된 업무 세계에 과부하를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게다가 그 나이대에는 부모님을 돌봐야 하는 일까지 더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담당하는 사람은 주로 정해져 있다. 바로 여성들이다.
 
홀부모나 이민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같이 국제 위기가 아니어도 이미 많은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의 형편은 어떠한가?

홀부모들은 모든 것을 혼자서 감당해야 하고 일을 분담할 수 없기 때문에 특히 어려움이 많다. 이민 배경을 가진 나의 환자들을 보면, 원래 자신이 겪고 있던 문제들 때문에 코로나가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하지만 물론 그 자녀들은 매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금과 같은 시기에 이들에게는 대변자들이 필요하다. 이러한 부분에 대한 사회적 책임이 크다.

사람들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위험이 어느 정도 지나가면 사람들은 이러한 극한의 경험을 통해 더 강해질 것인가, 아니면 무너질 것인가?

그것은 개인마다 다를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지금 자신의 강점을 발견한다. 또 어떤 사람들에게는 지금의 위기가 버겁다. 연구 결과들에 따르면 예를 들어 지금과 같은 시기가 지나고 나면 많은 간호 인력이 병이 난다고 한다. 과거 팬데믹들에 관한 메타 연구들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나는 죽는가? 살아남을 것인가?”의 갑작스러움 위험에 대한 반응으로서 정신적인 질환이 증가한다고 한다. 봉쇄령의 경제적인 여파는 이미 가시적이다. 술집들이 문을 닫고, 중소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다. 이는 많은 사회적인 문제들과 연결되며, 이는 다시금 정신적인 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우리는 지금도 이미 정신적인 질환이 증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환자가 늘었고, 이들 중 일부는 병세가 심해졌다. 많은 사람들이 끔찍한 일을 경험하고, 가족을 잃고도 제대로 작별 인사조차 하지 못하거나, 필수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인력으로서 지속적으로 트라우마를 겪기 때문이다.

여성들은 팬데믹이 아니더라도 ‘사회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특히 가족이란 시스템에 있어서 더욱 그렇다. 여성들이 이러한 어려운 시기를 잘 견딜 수 있도록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은가?
나는 모든 여성들에게 자기 자신을 살피는 일을 잊지 말라고 조언한다. 가족이라는 사회를 살피는 여성의 시야와 멀티태스킹 능력은 대단하다. 이를 버리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반드시 자신을 충전하고, 거리를 두고, 한 번쯤 집에 혼자 있고, 산책을 하고, 친구를 만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필요한 경우에는 이러한 휴식시간을 위해 투쟁해야 한다. 우리에게는 그럴 권리가 있다. 우리는 중대한 일을 감당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모든 일에는 보상이 있어야 한다. 돈을 받지 않고 하는 일에도 말이다.

위기 속 정신건강

종업원건강보험사 프로노바 BKK는 2020년 10월과 11월 ‘위기 속 정신건강’ 연구를 위해 154명의 독일 병원 소속 정신과 및 심리치료 전문의를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주요 결과는 코로나 팬데믹의 제약과 부담이 여성들과 자녀를 둔 가족들을 특히 힘들게 한다는 것이다. 의사들의 4/5는 이 집단의 정신적인 고충이 2020년에 증가했다고 답했다. 특히 홀부모들이 위기 속에서 정신적으로 더 큰 압박을 겪었다고 한다.

응답자들의 86%는 여성들의 정신적인 고충이 증가했다고 답했고, 남성들의 고충이 증가했다고 답한 의사들은 70%밖에 되지 않았다. 84%의 의사들은 자녀가 있는 가족들의 경우 정신적 문제가 증가했다고 답했다. 자녀가 없는 가족들의 경우 정신적인 문제가 증가했음을 확인한 의사는 49%에 그쳤지만, 홀부모의 경우 92%에까지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