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학습프로그램의 교정 기능
“틀렸습니다!” - 과연 유일한 피드백 방식일까?

마우스클릭 학습 방식의 피드백도 전통적인 첨삭지도 방식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개발되어야 한다.
마우스클릭 학습 방식의 피드백도 전통적인 첨삭지도 방식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개발되어야 한다. | 사진: © niroworld - Fotolia.com

대면 수업에서 학생이 틀렸을 때 교사가 “틀렸어요!”라고만 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반면 온라인 학습프로그램을 이용할 때에는 이런 피드백도 종종 받아들인다. 이러한 방식을 계속 유지해야만 하는 것일까? 혹시 다른 대안은 없을까?

학습자가 오답이나 부적절한 답을 제시할 경우 지도교사들은 힌트나 반문 혹은 비언어적 신호 등을 통해 학습자 스스로 오답을 수정하도록 유도한다. 그리고 이 경우, 학습자들은 정답을 알아맞히지 못하더라도 긍정적인 학습 경험을 쌓게 된다. 즉, 대면 수업에서는 부정적인 피드백을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더 나아가서는 학습자 개인의 필요에 따라 맞춤형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경험이 많은 교사들은 학습 능력이 뛰어난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의 실수를 각각 다른 방식으로 교정해준다. 잘 따라오는 학생들은 실력이 더 쑥쑥 늘어날 수 있게 박차를 가해주고, 뒤처지는 학생들에게는 포기하지 않도록 용기를 북돋아준다. 디지털 강좌의 경우 실질적으로 기술 수준이 충분히 뒷받침되지 못해 지도교사가 다양한 반응을 보여주기에는 무리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강의 분야에서도 오답을 교정해줄 때는 대면 수업 방식에서 활용되는 표준적인 교정 방식을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힌트와 반문을 통해 학습자들의 자가교정을 유도하고 있다. 힌트와 반문을 통해 학습자들의 자가교정을 유도하고 있다. | 사진: © 프랑크 개르트너 - Fotolia.com

피드백 – 학습 프로그램의 질을 결정하는 중대 요인

해티와 팀펄리는 ‘피드백의 힘’이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피드백은 학습 및 성취도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이다. 단, 이때 긍정적인 방식과 부정적인 방식 중 하나를 취할 수 있다”(Hattie/Timperley 2007: 81)고 주장한다. 즉, 어떤 학습 프로그램을 평가함에 있어 해당 소프트웨어가 학습자가 입력한 오답에 어떻게 반응하는지가 해당 프로그램의 질을 판단하는 결정적 기준이 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해당 프로그램 이용자들이 긍정적 학습경험을 느끼게 만드는 중대한 요인이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뢰슬러는 2004년에 발표한 언어강좌 관련 논문에서 이미 학습자가 입력한 내용에 대한 피드백의 수준이 학습 소프트웨어의 질을 결정 짓는 중대한 기준이고, 나아가 장기적으로는 해당 프로그램이 교육 분야의 일부로 정착될지 여부를 결정 짓는 관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Rösler 2004: 177).

그렇다면 피드백과 관련된 프로그램의 질이 의미하는 바는 과연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우선 디지털 학습 상황에서 오답이 입력되었을 때 어떤 종류의 피드백이 가능한지부터 자세히 살펴보자.

디지털 학습 프로그램이 지닌 4가지 피드백 방식

디지털 학습 상황에서 활용 가능한 피드백 유형은 크게 ‘단순 피드백(simple feedback)’과 ‘정밀 피드백(elaborate feedback)’ 두 가지로 나뉜다(Jacobs 2002).단순 피드백은 다시 세 가지로 구분되는데, 세 가지 모두 프로그래밍 기술 면에서나 컨셉트 구성 면에서나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실행할 수 있다. 디지털 학습 프로그램에서 이 세 가지 유형의 피드백이 가장 많이 활용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 중 첫 번째인 KOR(Knowledge of Result) 방식은 학습자에게 정답, 오답 여부만 통보해주는 방식이다. KCR(Knowledge of Correct Result) 방식에서는 학습자에게 정답이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위 두 가지 방법을 결합한 방식도 자주 활용된다. 세 번째 방식, 즉 AUC(Answer until Correct) 방식에서는 문제를 계속 다시 풀게 하여 학습자 스스로 정답을 찾아내게 만든다. 단순 피드백 방식 중 하나인 AUC 방식은 특히 선택지의 개수가 많지 않은 선다형 문제들에 적합하다. 학습자가 정답을 금방 스스로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 피드백의 유형별 사례:

Knowledge of Result(KOR) 방식 – “안타깝지만 틀렸습니다.”
Knowledge of Correct Result(KCR) 방식 – “정답은 …입니다.”
KOR방식과 KCR 방식 조합 – “안타깝지만 틀렸습니다. 정답은 …입니다.”
Answer until Correct(AUC) 방식 – “틀렸습니다. 다시 한 번 시도해보세요.”

정밀 피드백은 설계만 잘 한다면 교사가 현장에서 수행하는 첨삭 지도 수준에 가까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적절한 조언들을 제시하며 학습자가 끝까지 정답을 찾아낼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출제 위원들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오답들을 미리 예측해야 한다. 기계는 프로그램 개발자들이 사전에 입력해 둔 오답들만 인지하고, 이에 대해서만 피드백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과제의 유형이 폐쇄적일수록 나올 수 있는 오답 유형도 최대한 많이 예측할 수 있다.

정밀 피드백이 곧 좋은 피드백이다?

하지만 정밀 피드백이 곧 좋은 피드백이라는 결론은 맞지 않다. 학습 프로그램 속 질문들이 지닌 일종의 역동성이 있기 때문이다. 학습자가 마우스를 클릭하기만 하면 되는 유형의 문제들, 다시 말해 다지선다형 문제나 줄 잇기 방식의 문제, 마우스로 끌어다 놓기 방식의 문제들은 ‘스피드 퀴즈’와도 같다. 이러한 유형의 문제 풀이에 있어서는 정밀 피드백 방식이 오답 선택 이후의 역동성을 오히려 방해한다. 아래의 짧은 동영상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학습자들은 경우에 따라 정밀 피드백을 아예 읽지도 않고 지나친다. 즉, 이러한 문제 유형들에 있어서는 단순 피드백 방식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이다(상세 내용은 Bayerlein 2010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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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 올리버 바이어라인
 
그에 반해 서술형 문제는 ‘슬로우 퀴즈’라 할 수 있다. 이 경우, 학습자들은 키보드를 눌러서 무언가를 입력해야 한다. 오답의 유형도 다양하다. 단순한 오타가 나올 수도 있고, 의미상의 오답이나 문법 오류도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 유형의 경우, 정밀 피드백을 통해 오류의 유형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올바른 답을 찾아낼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다. 보다 상세하고 질 높은 정밀 피드백이 문제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가운데 정답을 유도해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피드백의 한계

문제의 개방도가 높을수록 나올 수 있는 답변의 가짓수는 늘어난다. 그 중 정답으로 인정될 수 있는 답변도 여러 개가 있을 수 있다. 많은 이들이 비교적 단순하다고 생각하는 빈칸 채워 넣기 문제를 예로 들면 무슨 말인지 쉽게 알 수 있다. 예컨대 “Morgen … zum Deutschkurs.”(___는 내일 독일어 수업에     .)라는 문장은 단어 두 개만 써넣으면 되는 것 같아 보이지만 소프트웨어가 순식간에 자동으로 정오답 여부를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프로그램이 요구하는 정답은 아마도 ‘gehe ich(나는 간다)’, ‘gehst du(너는 간다)’, ‘geht er(그는 간다)’ 정도일 것이다. 하지만 ‘gehen(가다)’라는 동사 대신 ‘laufen(걸어가다)’이나 ‘fahren(차를 타고 가다)’라는 답변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의미상, 문법상으로 전혀 문제가 없고, 그래서 정답으로 처리되어야 할 답변들이 그 외에도 수없이 많을 수 있다. 하지만 그 많은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최소한 여기까지는 디지털 학습프로그램에서 정오답 여부를 비교적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만약 학습자가 “Morgen gehe du zum Deutschkurs?”(내일 너는 독일어 수업에 가다?)이라고 답했거나 “Morgen hörst du zum Deutschkurs?”(내일 너는 독일어 수업에 듣니?)라고 답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전자는 단순히 문법만 틀린 경우이지만, 후자는 심지어 학습자가 문장을 제대로 이해했는지조차 의심이 가는 상황이다. 이 경우, 첫 번째 오답과 두 번째 오답을 동일선상에 놓고 단순 피드백만 주는 것은 교수학습 기법상으로 결코 바람직하다고 할 수 없다. 대면 수업에서라면 지도 교사가 금세 각 오류의 성격을 파악하고 오답을 초래한 원인에 맞는 피드백으로 지도할 수 있겠지만, 디지털 학습 프로그램의 기술은 아직 여기까지는 못 미치고 있다.

학습자들이 입력하는 답변의 다양성을 최대한 미리 감안하고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이 한 가지 있다. 해당 답변을 알파벳 철자 단위로 쪼개어서 교정해주면서 정답을 유도하는 것이다. 괴테 인스티투트와 코르넬젠(Cornelsen) 출판사가 공동 개발한 학습 프로그램에서는 실제로 이러한 방식이 활용되고 있다.
  개방형 질문에 대한 적절한 교정 방식 개방형 질문에 대한 적절한 교정 방식 | 사진: © 코르넬젠 출판사 위 그림 속 사례에서 보듯, 학습 프로그램은 문법상 오류인지 의미상 오류인지 혹은 단순 오타인지를 판단하지 못한다. 이에 괴테 인스티투트와 코르넬젠 출판사의 프로그램 고안자들은 학습자들의 눈에는 매우 개방적 형태인 것처럼 보이되 실제로는 문맥상으로 상당히 폐쇄적인 문제들, 그리하여 효과적인 피드백을 충분히 줄 수 있는 문제들을 제작하는 기법을 활용했다. 

의도적인 오답 입력을 통한 프로그램 테스트

디지털 학습 프로그램들은 언제 어디서든 활용이 가능하고, 즉석에서 교정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피드백만 갖춘다면 집중적인 학습이 가능하게 해주지만, 그렇다고 해서 디지털 학습 프로그램이 대면 수업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니라 대면 수업을 보조할 수 있다는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좋다.지도교사들은 어떤 디지털 학습 프로그램을 활용할지를 결정할 때 무엇보다 해당 프로그램이 지닌 오답 처리 방식에 주목해야 한다. 예컨대 일부러 다양한 형태의 오답을 입력한 뒤 해당 프로그램이 어떤 식으로 어떤 피드백을 주는지를 미리 관찰해보는 것이다. 관찰 후, 피드백의 내용과 방식이 정답을 유도해내기에 충분하다고 생각된다면 프로그램 질의 판단 기준들 중 중요한 기준 하나가 이미 충족되었다고 봐도 될 것이다.
 

참고문헌

Bayerlein, Oliver (2010): Lernerbeobachtungen zur Nutzung von Feedback bei einem videogestützten Online-Sprachkurs für Deutsch als Fremdsprache. Info DaF 제 37권 6호, 570–576쪽.

Hattie, John/Timperley, Helen (2007): The power of feedback. Review of Educational Research, 제 77권 1호, 81–112쪽.

Jacobs, Bernhard (2002): Aufgaben stellen und Feedback geben.

Rösler, Dietmar (2008): E-Learning Fremdsprachen – eine kritische Einführung. Tübingen: Stauffenbu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