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벳 학습
학습을 학습하다

독일어 학습, 학교를 알아가다
독일어 학습, 학교를 알아가다 | 사진(부분): © NOI Pictures - plainpicture

어떻게 해야 배움에 대한 경험이 적은 이에게 독일어를 잘 가르칠 수 있을까? 목표집단의 동기, 대조적 언어전달, 획기적인 학습장소가 중요한 요소다. 교사에게는 상호문화적, 방법론적, 개인적 역량이 특히나 요구된다.

그 누구도 성공적인 학습을 규정할 수 없으며, 강요와 억압으로 내재화나 전이에 다다를 수 없다. 성인 학습자는 대개 자의로 제2언어로서의 독일어(DaZ) 나 외국어로서의 독일어(DaF)수업을 받으러 온다. 직업적 이유에서든 개인적 목적달성을 위해 독일어를 배운다. 그러나 일부 학습자의 경우 내적으로 동기부여가 되어있지 않기도 하다. 난민이나 이주자들의 경우 외국인청 혹은 직업센터가 독일어를 배울 것을 의무화 한다. 그런데 그저 일개 관청의 기대를 충족시키겠노라 독일어를 배운다는 게 말이 되는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 반감을 갖고 수업에 오는 학습자들도 더러 있다. 자신의 고국에서 이미 많이 배우고 온 이들도 있다. 그런데 그들한테도 처음부터 다시 배우란다. 유럽에서조차 크게 활성화되지 않은 평생교육이란 개념은 이들에게 낯설다. 연륜이 독일에서는 통하질 않는 것만 같다. 어떤 이들은 고국의 학교에서 좋지 못한 경험을 한 때문인지 좌절감과 수치심으로 가득 차 있다. ‘독일 내 기능적 문맹’이란 연구에 따르면, 학창시절 긍정적 경험은 문자인식능력 증가와 비례한다. 글자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의 말을 들어보면, 학교수업이 재미 없었다고도 하고, 일부는 질병으로 결석한 날이 많았다고 한다. 교육전문가인 안드레아 린데(Andrea Linde)는 이런 경우를 “부정적 학교 경험”이라고 일컬으며, “학교에서의 학습경험은 무기력함이란 감정으로 대변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렇다는 가정 하에 긍정적인 학습과정을 주도하게 할 수는 없을까?

환경이 관건

기존 지식과 새로운 지식이 연계될 때 학습효과가 높다. 학습경험이 전무 하다시피 한 사람에게 학습전략이 있을 리 만무하기 때문에,  그들에게는 자신들의 삶의 맥락에 맞추어 말을 걸어야 한다. 의미 있고 흥미로운 자료는 일상에서 찾는 것이 더 쉽다. 허구적인 교재텍스트보다 진짜 편지가 동기부여 효과가 높다. 글과 학교에 익숙지 않은 학습자에게는 구어 모국어를 도입하는 것이 특히나 중요하다. 그렇게 하면 그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자신만의 테마를 제안하고, 본인 모국어의 ‘전문가’로서 가치와 자기효용을 경험할 수 있게 된다.

알파벳 b – 아랍어에 존재하는 4가지 형태 알파벳 b – 아랍어에 존재하는 4가지 형태 | 사진: © GIZ e.V. 제2언어습득에 있어 대조적 방법이 성공적이라는 결과가 입증된 바 있다. 독일어와 모국어간의 공통점에서부터 출발하는 이 방법은 기존지식에 새로운 것을 결합하는 방식의 학습이다. 이러한 대조적 방식의 DaZ 수업은 독일어의 구조를 용이하게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일례로 아랍어, 터키어, 독일어 에는 모두 L이 존재하며 발음도 동일하다. 때문에 L은 학습이 쉽다. 반대로 알파벳 ß의 경우 아랍어나 터키어에 존재하지 않으므로, 학습자의 알파벳 학습진도에 있어 말미에야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 

동일성가설을 주장하는 학자 중 대표자격인 수잔 에르빈-트립(Susan Ervin-Tripp)과 헤닝 보데(Henning Wode)는 모국어에 존재하는 규칙과 요소는 제2언어에 자동적으로 전이된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놈 촘스키(Noam Chomsky) 또한 자신의 언어습득 이론에서 제2언어의 능력은 제1언어의 능력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언어간 유사성은 긍정적인 전이로 이어지며, 상이성과 차이점은 학습을 저해하는 간섭현상으로 이어진다. 알파벳 학습시의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ABCami 프로젝트 팀은 터키 및 아랍 학습자와 공동 작업을 통해 두음표를 개발했다. 일반적으로 학교를 다닌 적이 전혀 없거나 아주 잠깐 다녔던 게 전부인 성인 참가자들은, 또 게 중 대다수가 기존에 다른 독일어수업을 들었던 적은 있지만 딱히 성과가 없었던 이들 역시, 독일어가 이제야 비로소 이해되는 것 같다고들 한다.

ABCami 프로젝트의 독일어-아랍어 두음 대조 ABCami 프로젝트의 독일어-아랍어 두음 대조 | 그림: © GIZ e.V. 특히나 공간적 환경이 학습자에게 출발할 수 있는 지점을 형성해 준다. 학교를 상기시키는 교실환경은 인내심과 같은 학습태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글자나 펜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의 경우 다른 분야에 관심과 흥미를 갖고 있다. 동호회나 교회, 이슬람 사원도 독일어 학습 장소가 될 수 있다. ABCami-수업에 참가한 학습자들의 말에 따르면, 일상적인 학습장소가 그들에겐 편치 않았다고 한다. 반대로 사원에서는 자신들의 노고를 높이 평가해주는 느낌을 받았으며 중간중간 기도도 드릴 수 있었다. 이런 방식으로 다가가니 그들 단체도 알파벳 학습이라는 세속적인 테마에 대한 문을 열어주었다.

가르치는 것을 배우다

교사에게 학교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의 담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인내 외에 공감능력이 중요하다. 무언가 잘 할 자신이 없다는 게 어떤 기분일까? 수치심과 두려움은 후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수업에서 반드시 막아야 한다. 뿐만 아니라 상호문화적 역량도 중요하다. 학습자 개개인의 학습이력을 알아야 각 학습자에게 개인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

방법적 역량에 있어서도 교사에게는 요구되는 것이 특히나 많다. 다양한 방법을 알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뿐 아니라, 이를 상호문화적 맥락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자가조정학습과 자기주도학습이 필요한 모둠활동과 스테이션학습의 경우 아직 학교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방법이다.  학교에 익숙하지 않은 학습자들은 자신이 학습을 스스로 이끌어나가야 할 경우 쉽게 부담감을 느낀다. 또한 이런 수업형태를 ‘학교’라고 생각하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래서 규칙적인 오전자율학습시간은 학습자가 지각을 하는 요인이 되기도 하는데, 그들은 자율학습이 끝난 후에야 비로소 수업이 시작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반복활동은 반면 인기도 있고, 잘 알려진 방법이자 학습 성과도 높인다.

학교에 익숙하지 않은 학습자를 가르치는 경우 교사는 교수자이자 동시에 학습자가 된다. 끊임없이 관찰하고 반성해보고 자신의 행동을 맞추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이 불안할 수 있지만, 교사로서의 행동역량을 키워나가는 길이기도 하다.
 

참고문헌

  • Chomsky, Noam (1965): Aspects of the Theory of Syntax. Cambridge, MA: The M.I.T. Press.
  • Grotlüschen, Anke/Riekmann, Wibke (편) (2012): Funktionaler Analphabetismus in Deutschland. Ergebnisse der ersten leo. – Level-One Studie. Münster, New York, München, Berlin: Waxmann.
  • Günther, Britta/Günther, Herbert (2004): Erstsprache und Zweitsprache. Einführung aus pädagogischer Sicht. Weinheim: Beltz.
  • Linde, Andrea (2008): Literalität und Lernen. Eine Studie über das Lesen- und Schreiben-lernen im Erwachsenenalter. Münster, New York, München, Berlin: Waxmann.
  • Marschke, Britta/Brinkmann, Heinz-Ulrich (편) (2014): Handbuch Migrationsarbeit, 초판2쇄 발행. Heidelberg: Sprin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