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화된 구문 ‘청크’로 학습하기

작은 것에 집착하는 사람들은 나무는 보되 숲을 보지 못한다.
작은 것에 집착하는 사람들은 나무는 보되 숲을 보지 못한다. | 사진: © complize – photocase.de

학습자는 대개 어휘는 끝없이 하나 하나 외워야 하는 개별 단어들의 끝없는 목록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언어에서 특정 의미를 가진 정형화된 구문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이를 정확하게 살펴보는 일은 그것이 지닌 문화적 함의 때문에라도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다.

교재와 연습책자에서 “Öl ins Feuer gießen”(“불에 기름을 붓다”, 한국어로는 “불 난 데 부채질 하다”와 같은 뜻)과 같은 단어들을 지칭하는 용어로 “여러 단어로 이루어진 표현, 관용어, 속담, 구문, 기능동사구, 숙어, 연어” 등을 마주하게 된다. 이런 표현을 총칭해 “정형화된 구문”이라고 한다. 집합적이고 확고한 조합을 정형화되었다고 부르는 것은 그 요소들이 자유롭게 결합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것들이 언어에 흔히 등장하는데, 상황과 연계되어있고, 구조가 복합적인 정도는 경우에 따라 다르며, 그 의미는 구체적이기도 하고 비유적이기도 하다. 다음의 몇 가지 예를 통해 구문이 얼마나 다양한지 확인해볼 수 있다.

eine Frage stellen
(“질문을 놓다”, 질문하다)
tief in der Krise stecken
(“위기에 깊이 꽂혀있다”,
심각한 위기에 처하다)
Ist hier noch frei?
(“여기 비어 있나요”, 여기 자리 비었나요?)
platonische Liebe
(플라토닉 러브)
jmdm einen Bären aufbinden
(“누구에게 곰 한 마리를 매다”, 허풍을 떨다)
herzhaft lachen (“마음껏 웃다”, 가가대소)
schwarze Zahlen (흑자) stechend scharfe Bilder (“찌르듯” 선명한 사진) Mit freundlichen Grüßen
 
(“친절한 안부를 전하며”, 편지의 맺음말)
Bis bald!
(곧 만나!)
Der frühe Vogel fängt den Wurm.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  

정형화된 구문 인지하기

학습자는 단어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구문을 식별하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여러 어휘로 이루어진”, 그리고 “확고한 구문”이라는 특징을 판별하는 데 도움이 될 전략이 필요하다. 일례로 텍스트 층위에서 구문을 찾는 연습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독해 활동에 더해 텍스트 내에서 서로 호응하는 짝 어휘를 찾아보는 것도 좋다. 출발언어와 목표언어의 요소가 등가를 이루지 않을 경우, 모국어에서 이에 해당하는 표현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그 이유인 즉 모국어나 외국어인 또 다른 언어의 시각에서 보면 어휘가 얼마나 특징적인지 분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영어의 관점에서 보면 독일어 구문 “Vorurteile abbauen”(“편견을 분해하다”, 편견을 깨다)라는 표현이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단어를 그대로 번역하면 영어에서는 쓰이지 않는 표현이다(영어는 “to break down a prejudice”, “편견을 깨부수다“라고 한다). 교재에 수록된 단어집이 특히 개별어휘 단위로 이루어져 있을 경우 구문에 대한 감각을 키우는 것이 특히나 중요하다. 이런 단어집은 학습자가 어휘에 더욱 집착하게끔 하기에 구문을 통해 보완하는 것이 더욱 필요하다. 보완에 Quizlet 과 같은 디지털 툴을 도입하면, 그룹이 공동으로 단어집을 개선할 수도 있다. 삽입된 이미지와 링크, 노래가 텍스트 내 구문을 제시해 주며 이는 학습효과를 높인다.

청크 접근법

정형화된 구문에 대한 지식을 실용적으로 적용해보자는 것이 바로 청크(chunk) 접근법이다. 학습자가 자신의 생각을 개별 어휘를 가지고 문장으로 구성하려다 보면 말하는 속도가 더뎌진다. 반대로 “청크” (“뭉치다” “큰 덩어리”라는 뜻)에 의지하면 유창성이 높아진다. 청크란 기억 속에 자동화된 큰 부품들이며, 심성어휘집(mental lexicon)내에 전체로, “뭉친 덩어리”로 저장된 것을 일컫는다. 청크의 사용은 인지적 소모를 줄여주기 때문에 기억에도 경제적이다.

목표언어로 청크를 기억 속에 저장시키려면 학습과정에서부터 이미 하나의 단위로 다루고 이를 연습해야 한다.  “Herzlichen Glückwunsch (진심으로 축하해)”를 예로 들어보자. 청크 접근법에서는 전형적으로 기능적 접근을 시도한다. 이 표현은 “누군가를 특정 일에 대해 축하해주기”란 상황의 대화에 포함되고 연습되며, 계속 반복하다 자동화된다. 학습자는 이 표현을 굳히기 위해 새로운 맥락에 적용한다. 학습자가 이를 자신과 관련 있는 상황에 연관시켜 연습하면, 더욱 깊이 기억에 저장을 시키는 것이 가능해진다. 문법적 형태(이 예에 등장하는 어휘가 4격이라는 점)는 우선 무시한다. 학습자는 이를 전체로 저장하기 때문에 규칙을 알 필요가 없다. 물론 정확하게 기억하는 게 중요하다.

정형화된 구문에서 하나가 빠진 괄호 넣기 방식은 학습 촉진 효과가 떨어진다. 다만 테스트 용도로는 적합하다. 어휘를 굳히려면 학습자는 전체 표현을 하나의 단위로 빈틈없이 기억할 필요가 있다. 괄호 넣기 방식보다는 의미 바꾸어 쓰기 혹은 이러한 표현이 텍스트 어느 곳에서 전체로 여겨지는가를 찾는 편이 낫다. 행동중심적 과제 중 예컨대 통제된 글쓰기 혹은 말하기가 생산적 연습활동이 될 수 있다.

사안을 정확하게 관찰하는 자는 간혹 문화적 특성을 발견하기도 한다. 사안을 정확하게 관찰하는 자는 간혹 문화적 특성을 발견하기도 한다. | 사진: © harry+lidy - plainpicture

문화적 맥락

구문이 단일어휘로 자동화되고 나면, 일단은 미루어졌던 의식화 단계가 따른다. 학습자는 어떠한 맥락과 어떠한 상황에 해당 표현이 적당한지를 판단한다. 어원에 대한 정보는 학습을 도울 뿐 아니라 학습자에게 문화역사적 정보를 전달하는 장점도 있다. 또한 이처럼 문화에 민감한 표현을 다루는 것은 상호문화적 역량을 키우는 데에도 일조한다. 예컨대 “악수하기”를 분석하다 보면 독일어권 지역에서는 어떤 상황에서 어떤 대화파트너가 손을 내미는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화면 오른쪽 링크는 다양한 수준에 맞는 연습문제가 수록된 사이트로 연결된다. 이런 저런 구문을 연습해보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니 지금 당장 준비하시고, 출발!!
 

참고문헌

Barkowski, Hans/Grommes, Patrick/Lex, Beate/Vicente, Sara/Wallner, Franziska/Winzer-Kiontke, Britta (2014): Deutsch als fremde Sprache. (=Deutsch Lehren Lernen; 3권). München: Klett-Langenscheid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