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독일어올림피아드
2018년 7월 15일-7월 28일, 프라이부르크

한 여름 밤의 꿈

국제독일어올림피아드가 7월 15일부터 28일까지 프라이부르크에서 개최 되었습니다. 국내독일어올림피아드의 두 우승자인 김태섭 학생과 김규리 학생도 함께 하였습니다.

IDO 2018_Kyoori © 김규리
“2018 국제 독일어 올림피아드”에 참가하기 위해 74개국에서 온 140여 명의 학생들이 독일, 프라이부르크에 모였다. 이 곳에 모인 학생들의 독일어 수준은 A2부터 B2까지 다양했다. 한국에서도 두 명의 학생이 참가했는데, 두 번의 예선을 통과한 나와 대원외국어고등학교의 김태섭 그리고 인솔교사로서 최다인 선생님이 함께 독일로 출발했다. 오랜 비행 끝에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했고 우리를 마중 나온 독일문화원 선생님과 함께 집합 장소로 이동했다.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 예정이었던 모든 나라가 모이자마자 우리는 다 함께 버스를 타고 프라이부르크로 이동했고 이때부터 잊을 수 없는 독일에서의 생활이 시작됐다.
 
아는 사람이라고는 같이 간 친구가 전부인 우리가 서로 친해질 수 있도록 초반에는 많은 게임을 했다. 덕분에 같은 그룹으로 활동한 친구들과도 친해질 수 있었고 점점 여러 나라의 친구들이 생겼다. 첫날 시청 광장에서 개회식이 열렸고 우리를 환영하기 위해 프라이부르크 시장님의 환영 인사와 다양한 공연들이 있었다. UWC(United World College)에서는 쓰기, 발표, 연극과 관련된 워크숍들을 진행했고 우리는 그 밖에도 다양한 시험들을 치렀다. 이렇게 워크숍과 게임들을 하다 보니 도착한 지 이틀밖에 되지 않았어도 많은 친구를 사귈 수 있었고, 친구들과 숙소에서 열렸던 파티를 통해 “Havana”, “Gasolina”, “Uptown Funk”, “강남스타일” 등 다 함께 즐길 수 있는 노래를 들으며 춤도 추고 사진도 찍으며 추억을 쌓았다.
 
수요일에는 그룹을 나누어 프라이부르크에 있는 김나지움에 방문했다. 우리 조는 다른 조에 비해 늦게 출발했고 내가 갔던 학교는 “프리드리히 김나지움 프라이부르크”였다. 학교에 아침부터 가서 온종일 수업을 들어도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독일 학교에서의 수업은 재밌었다. 그 교실에 있던 친구들과 독일어 수업을 들었고 짧은 시간에 사귄 Xinni, Johanna와 토론도 하다 보니 1시간 반 정도의 수업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다.
 
목요일에는 IDO 2018 중 가장 큰 행사가 있던 날이었다. 드디어 “올림피아드”라는 이름에 맞게 시험 준비가 시작되었고 첫 번째 시험은 콜라주였다. 원하는 주제를 선택하고 도시를 탐방하며 자료 조사를 하고 때로는 도시 주민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다양한 자료를 수집했다. 그 날 저녁에는 “Länderabend” 라는 행사가 있었다. 이 시간에 우리들은 각자 가지고 온 전통의상을 입고 자신의 나라에 대해 독일어로 소개하기도 하고 춤을 추거나 노래를 부르기도, 악기를 연주하기도 하였다. 쉬는 시간에는 미리 준비해 놓은 전통 간식이나 먹거리들을 먹어보기도 하면서 서로의 나라에 대해 잘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나 역시 태섭이와 함께 한복을 입고 PPT와 전 세계적으로 인기있는 K-POP을 추며 한국에 대한 소개를 했다. 주어진 시간인 90초는 너무 짧았지만 그 시간을 활용하여 그곳에 있던 전 세계의 친구들에게 우리나라에 대해 직접 소개해 줄 수 있어서 뿌듯했고 K-POP의 열풍을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
 
Länderabend가 끝난 다음 날부터는 본격적으로 콜라주 시험이 시작됐고 계속해서 그룹별 프레젠테이션 시험과 이미지를 활용한 시험도 보며 총 3번의 시험을 치렀다. 시험 보는 중간, 주말에 유로파 파크로 소풍을 가기도 하고 프라이부르크 대학교로 탐방을 가기도 했으며 시험을 보는 기간에는 다양한 자유 프로그램으로 수영장에도 다녀오고 Titisee 구경도 하고 도시에 나가서 쇼핑을 즐기기도 했다. 이렇게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다보니 어느새 마지막 주가 되어있었고 집으로 가는 날이 코앞으로 다가와 있었다. 더디게만 흘러갈 것 같던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서 아쉬웠지만 남은 시간도 후회 없이 보내기 위해서 친구들과 시간을 많이 보냈다. 집으로 돌아가기 이틀 전에는 오픈스테이지를 통해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하루 전에는 시상식이 진행되었고 밤에는 재즈하우스에 가서 2시간 반 동안 다 같이 정신없이 춤추고 놀았다.
 
그렇게 꿈만 같던 2주라는 시간이 지나갔고 새벽부터 출발하는 친구들이 있어서 우리는 강당에서 놀다가 친구들을 하나 둘 씩 떠나보냈다. 가기 전부터 친했던 친구들이 가기 시작하자 헤어지기 싫어서 다들 우느라 정신이 없었고 잠도 오지 않았다. 나도 새벽 3시에 콜롬비아에서 온 Susana와 작별인사를 하고, 중국에서 온 Xinyi와 같이 1시간 동안 자다가 7시에 Xinyi를 포함한 다른 친구들을 보냈다. 아침을 먹고 오니 친했던 몇몇 코치들도 떠나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내가 떠날 시간이 되었다. 내가 갈 때는 안 울려고 했는데, 2주라는 시간동안 IDO 2018과 여기서 만난 사람들에게 생각보다 정이 많이 들어서 정말 한국 가기 싫었고 가기 직전까지도 친구들은 기본이고 2주 동안 나를 항상 너무 잘 챙겨준 코치들과 껴안고 울었다.
 
  • IDO 2018_Kyoori_1 © 김규리
  • IDO 2018_Kyoori_2 © 김규리
  • IDO 2018_Kyoori_3 © 김규리
  • IDO 2018_Kyoori_4 © 김규리

 
벌써 독일에 다녀 온지도 한 달이 넘었다. 가기 전에 만들어진 페이스북 그룹에서 친구들과 처음 이야기하고 Whatsapp 그룹도 만들어서 설렌다고 얘기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IDO 2018이 끝났다는 게 아직까지도 믿어지지 않는다. 출발할 때는 친구들을 사귀고 그곳에서의 생활을 즐기는 것도 중요했지만 입상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입상보다 더 중요한 것들을 많이 얻었다. 시상식의 결과가 어떻든 그걸 떠나서 내가 한국의 대표로서 참가한 IDO 2018은 그 자체로도 너무 뜻깊은 행사였고 전 세계에서 온 다양한 언어권의 친구들을 사귀면서 이제는 해외여행을 어디로 가든 항상 그곳에는 만날 친구가 있다는 게 좋았다. 올림피아드 내내 자주 들었던 노래 “Zusammen”은 우리 모두가 좋아하는 노래이자 주제가가 되었으며 IDO에서는 피부색깔도, 종교도, 언어도, 문화도 없었고 우리는 모두 똑같은 사람들이었다. 차별이 없어서 너무도 좋았고 그 모든 것을 뛰어넘어서 독일어가 우리 모두를 만나게 해줬다. IDO 2018을 통해 내 삶에서 소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으며 다시 만날 기회가 생기면 꼭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IDO 2018이 열린지 얼마 안 됐지만 IDO 2020이 기다려진다. 이제는 독일어를 공부하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친구들, 코치들과 연락을 유지하고, 독일어를 모국어처럼 말하는 것, 그리고 IDO 2020에 코치나 인솔교사로 참가하는 것이다! :)

콜롬비아에서 온 Susana, 올림피아드 내내 같이 다녔던 중국에서 온 Xinyi, 몽골에서 온 Bayasakh랑 Enkhjingoo, 지금도 거의 매일 영상통화 하는 알바니아에서 온 Gisela, 타이완에서 온 Bo-Hong이랑 Chieh-Han, 다인쌤 덕분에 알게 된 너무너무 귀여우신 타이완 선생님, 과테말라 선생님, 미얀마 선생님, 004 룸메이트들, 아시아 팸, Spoon Spuad, 우리 파란 팀, 그리고 우리 가족(IDO 2018) 등을 정말 잊을 수 없을 거 같다. 무엇보다 두 번의 예선에서 나를 뽑아준 주한독일문화원과 국제독일어교사협회 선생님들께 감사드리고 내 인생에서 절대 잊을 수 없는 꿈같았던 경험을 준비하느라 고생하신 독일문화원 선생님들, 국제 독일어 올림피아드 관리팀, 2주 동안 우리와 함께 하며 좋은 추억 만들어주신 코치들한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 경험을 글로 다 표현할 수 없지만 2018 국제 독일어 올림피아드는 나에게 있어서, 약 140명의 친구들에게 있어서, 같이 간 선생님들께 있어서, 코치들에게 있어서, 그리고 프라이부르크에게 있어서 최고의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