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아티스트 캣 오스틴(Kat Austen)과의 인터뷰

캣 오스틴의 작업은 사운드, 환경 연구, 그리고 학제 간 협업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그녀는 AI, 생태학, 퍼포먼스, 시각예술의 접점에서 신체, 풍경, 기술이 서로 얽히는 방식을 탐구합니다. 남산 인근에 거주하며 작업하기 시작한 이후에는 도시의 리듬, 생태적 변화, 그리고 인프라의 변동을 주제로 한 장소 특정적(site-specific) 프로젝트들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이번 인터뷰에서 그녀는 한국에서의 시간, 연구 기반의 작업 방식, 그리고 ‘듣기’가 자신의 작업을 어떻게 형성해 왔는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Kat Austen © Leslie Klatte

자신과 자신의 예술 활동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저는 캣 오스틴입니다. 사운드를 중심으로 한 미디어아트 작품과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소리는 제 모든 작업의 출발점이며, 제 작업은 학제 간 접근과 연구를 기반으로 합니다. 또한 예술을 넘어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끌어와 특정한 질문과 맥락을 탐구합니다.

제 프로젝트는 생태적·사회적 정의의 문제, 특히 인간과 자연환경의 관계에서 기술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주목합니다. 많은 작업이 장소 특정적 성격을 띱니다. 저는 먼저 관심 있는 글로벌한 이슈를 정한 뒤, 그것이 구체적으로 나타나는 장소를 찾아 직접 경험하고, 그곳에서의 ‘듣기’를 바탕으로 현장 조사를 진행합니다. 그렇게 얻은 연구를 바탕으로 지역의 현실과 전 지구적 문제를 연결하는 작업을 만들어갑니다.

Kat Austen II © Leslie Klatte

작업을 위한 글로벌한 주제나 문제의식을 발견할 때, 그 과정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특정한 방법론이 있나요, 아니면 보다 직관적으로 주제가 형성되나요?
제 작업을 돌아보면 분명한 발전 과정을 볼 수 있습니다. 기후위기는 늘 제 작업의 핵심 주제였고, 이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변화하면서 제가 던지는 질문들 역시 함께 발전해 왔습니다. 처음에는 우리가 직면한 재난의 규모와는 달리 일상은 거의 아무 일도 없는 듯 계속 유지된다는 점, 즉 ‘인지 부조화’에 특히 관심이 있었습니다.

이후 제 작업은 자원 채굴 및 탈채굴(post-extractive) 풍경, 미세플라스틱, 그리고 기술 인프라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으로 확장되었습니다. 하나의 주제는 종종 또 다른 연결된 질문들을 낳고, 그렇게 프로젝트는 자연스럽게 더 깊어집니다.

저는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과정에는 직관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때로는 오랫동안 고민해온 것들이 가장 적절한 순간에 자연스럽게 모습을 드러내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동시에 제 작업은 매우 연구 중심적입니다. 제 방법론은 출발점이 되는 질문과 작업의 재료 또는 장소 사이에서 끊임없이 이루어지는 대화에 가깝고, 그 관계는 작업 과정 속에서 계속 변화합니다.

좋은 예가 2017년 북극 레지던시입니다. 처음에는 환경 데이터에 반응하는 촉각적 작품을 제안했지만, 현장에서의 사운드 녹음과 풍경을 직접 경험하는 과정을 거치며 그 작업은 오히려 하나의 교향곡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이 분명해졌습니다. 최종 결과물은 영상과 조각적 요소까지 포함한 작품이 되었고, 초기 계획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로 발전했습니다. 이는 연구 과정이 작품을 직접적으로 형성한 사례였습니다.

반대로 처음부터 형식이 명확하게 정해져 있는 작업도 있습니다. 라우지츠 지역을 다룬 「This Land Is Not Mine (이 땅은 내 것이 아니다)」는 처음부터 대형 다채널 설치 작업으로 구상되었고, 실제로 20채널 비디오 설치 작품으로 구현되었습니다. 두 경우 모두 ‘직관’과 ‘연구’가 서로 긴밀하게 얽혀 있으며, 그 상호작용 속에서 작품에 가장 적합한 형식이 자연스럽게 드러나게 됩니다.

작가님의 작업은 AI, 과학, 사운드, 퍼포먼스, 시각예술을 넘나듭니다. 많은 프로젝트가 인간의 몸, 지구, 그리고 우리를 둘러싼 기술 사이의 관계를 탐구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분야들을 어떻게 연결해 왔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작업들을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제 작업에서 중요한 프로젝트 중 하나는 「THIRST / For Knowledge (갈증 / 지식을 향한 갈증)」입니다. 이 작업은 AI 데이터센터를 하나의 ‘물 순환 시스템’로 바라봅니다. 공간적으로 구성된 사운드, 영상, 그리고 예술가·과학자·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를 모은 출판물을 통해, AI를 지탱하지만 종종 보이지 않는 물 기반 인프라와 증가하는 물 사용량이 풍경, 생태계,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다룹니다 이 프로젝트는 한국의 국가 AI 데이터센터가 건설되고 있는 목포 남쪽 솔라시도에서 진행한 현장 연구를 바탕으로 합니다. 수중 촬영, 영상, 드론 촬영 등을 활용해 물길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그리고 굴착, 토지 재배치, 기술 인프라 구축과 같은 개입을 통해 풍경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기록했습니다.

솔라시도 자체도 여러 차례 변형을 거친 장소입니다. 원래는 산악 지형이었으나 일부는 바다를 매립해 조성되었고, 이후 태양광 발전단지 건설 등을 통해 다시 변화했습니다. 데이터센터는 지속가능한 시설로 홍보되고 있지만, 지역 주민들과 각종 데이터는 점차 심화되는 건조화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프로젝트는 기후변화와 인프라 개발이 어떻게 맞물리는지를 탐구하며, 환경 정의와 AI 인프라가 장기적으로 초래할 결과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또 다른 중요한 프로젝트는 「Echoes of the Palaeoplasticene (고(古)플라스틱세의 잔향)」입니다. 이 작업은 탄소와 인간의 활동이 생태계 순환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3부작 프로젝트의 일부로, 사운드와 3D 프린팅된 *PLA 플라스틱 버섯 조형물을 결합해 플라스틱 기반 버섯이 진화한 가상의 생태계를 상상합니다. 화석화 과정을 연구하는 **타포노미(taphonomy)에서 영감을 받아, 플라스틱의 지속성과 그것이 인간 및 비인간 생명체에 미치는 영향을 성찰합니다.

*PLA(Polylactic Acid): 옥수수 전분이나 사탕수수 등 식물성 원료로 만드는 바이오플라스틱의 일종. 일반 플라스틱보다 친환경 소재로 알려져 있지만, 특정 조건에서만 분해되며 환경에 장기간 남을 수 있다는 점에서 지속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타포노미(Taphonomy): 생물이 죽은 뒤 화석으로 남기까지의 과정과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변화, 보존, 분해 등을 연구하는 학문.


2024년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을 위해서는 분홍색 PLA 버섯 조각과 장소 특정적 사운드스케이프로 이루어진 야외 설치 작업을 선보였습니다. 바람과 날씨에 따라 사운드가 계속 변화하도록 구성해 환경 변화 자체가 작품의 일부가 되도록 했습니다. 사운드 녹음은 폐광된 태백의 탄광 갱도 등에서 이루어졌는데, 탄소 채굴의 흔적이 남아 있는 이 붕괴되어 가는 공간을 기록하는 과정은 작품의 작곡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퍼포먼스 또한 제 작업의 중요한 축입니다. 대표작인 「Death and Resurrection (소멸과 부활)」은 인스케이프(Inscape)의 NONSCENDENCE 시리즈를 위해 1년에 걸쳐 제작된 작품으로, 과학·예술·종교 사이의 긴장 관계를 탐구합니다. 이 작업은 1982년 로건 테일러(Rogan Taylor)의 저서에서 영감을 받아, 유목 사회의 샤머니즘 치유 의식에서부터 오늘날 대규모 기술 기반 스펙터클에 이르기까지의 발전 과정을 추적합니다 작가님의 작업은 과학자, 연구자들과의 협업뿐 아니라 지역 공동체와의 긴밀한 협력을 포함합니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협업 과정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저의 협업 방식 역시 비슷한 원칙을 따르지만, 언제나 지역적 맥락에 맞춰 조정됩니다. 한국에서는 제가 한국어를 하지 못하기 때문에 통역사와 지역 협력자들의 도움을 받아야 하므로 과정이 더 도전적이기도 합니다. 동시에 저는 한국의 농어촌 공동체가 낯선 방법론이나 질문에도 매우 개방적이고 관대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THIRST / For Knowledge에서는 프로젝트 협력자인 서동주와 함께 인터뷰와 번역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우리는 물에 대한 개인적 관계와 지역의 건설·개발 과정에 대한 인식을 주제로, 민족지학적 접근에 기반한 긴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이러한 느리고 세심한 방식의 교류는 제 작업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또한 저의 참여형 연구는 공동 창작과 집단적 리서치도 포함합니다. 「Not Breaking. This Wave Drowns Hate (부서지지 않는 파도, 혐오를 잠재우다)」에서는 해안 지역 공동체와 함께 지속가능성에 대한 비전을 담은 윤리적 데이터셋을 구축했고, 이를 바탕으로 예술 프로젝트와 마스터클래스, 퍼포먼스를 위한 소규모 AI 모델을 학습시켰습니다.

저는 또한 사운드 아티스트와 논바이너리 예술가들의 네트워크인 re#sister의 일원이기도 합니다. 저에게 협업이란 신뢰를 구축하고, 서로 다른 형태의 지식이 공존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며, 대화를 통해 작업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무엇이 처음 작가님을 한국으로 이끌었는지, 그리고 한국에서의 삶과 작업이 작가님의 예술 실천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궁금합니다. 또한 이러한 경험은 베를린이나 유럽에서의 경험과 비교했을 때 어떻게 다르게 느껴지나요?
저는 한국으로 이주한 이후에도 베를린에 작업실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베를린은 제가 한국에 오기 전 8년 동안 살았던 도시이기도 합니다. 제 작업은 환경과 인간의 관계를 다루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저는 익숙한 환경과 유럽의 지원 체계라는 안전지대를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문화적으로 다른 맥락에서 작업하면서도 예술 활동을 계속 이어가고 싶었습니다.

특히 저를 한국으로 이끈 것은 활발한 미디어아트 신이었습니다. 국제적인 사운드 협업을 통해 이미 서울의 예술가들과 큐레이토리얼 접근 방식에 대해 알고 있었기 때문에, 서울은 저에게 도전과 가능성이 균형을 이루는 장소처럼 느껴졌습니다. 가장 놀라웠던 것은 속도였습니다. 즉각적인 대응과 빠른 의사결정을 기대하는 분위기는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결과적으로 저의 반응력과 현재에 집중하는 감각을 크게 키워주었습니다. 한국에서는 많은 것이 더 유연하고 직접적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지며, 그 에너지 역시 베를린이나 유럽의 다른 지역보다 더 개방적이고 역동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역 공동체와의 협업 또한 매우 개방적이고 호기심이 많은 태도로 이루어진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물론 이는 언제나 그렇듯, 구체적인 지역적·사회적 맥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의 시간이 매우 큰 영향을 준 것처럼 들립니다. 동시에 독일로 돌아갈 계획도 하고 계신데요. 한국에서의 체류는 처음부터 일시적인 것으로 생각하고 계셨나요?
저는 이곳에서 강한 네트워크를 구축했고, 특히 제 미학을 발전시키고 새로운 기술을 익히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다른 일상적 가치관과 생활방식이 형성된 사회에서 살아보는 것은 제가 바로 원했던 경험이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곳에 영구적으로 머무르는 것은 어렵다고 느낍니다. 현재의 세계 정치적 상황을 고려할 때, 저는 스스로 더 많은 행동의 가능성을 가질 수 있는 곳에서 살고 싶습니다. 한국에서 외국인으로 살아가는 것은 정치적 담론이나 사회운동적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그것은 쉽지 않은 위치입니다. 지금으로서는 독일로 돌아가는 것이 올바른 선택처럼 느껴집니다.

현재의 세계 정치적 상황은 많은 사람들에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현실입니다. 과거에 ‘기후 위기에 대한 불안과 슬픔’이라는 감정에 대해 말씀하신 적이 있는데요. 우리는 이러한 감정과 어떻게 함께 살아가고, 또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까요?
저는 무엇보다 현재 상황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수용이 곧 체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것은 아주 작은 차원에서라도 행동을 시작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는 많은 책임이 개인에게 전가되는 반면, 실제 권력은 종종 다른 곳에 있다는 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여지와 구조적 변화가 더욱 중요합니다. 개인의 선택 역시 의미가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지속 가능한 변화는 공동체적, 제도적, 그리고 전 지구적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동시에 우리는 데이터센터 확장과 같은 대규모 인프라 개발을 그 비용과 효용, 그리고 부담이 누구에게 어떻게 분배되는지에 대해 비판적으로 질문하지 않은 채 수동적으로 받아들일 여유가 없습니다. 불편하다는 이유로 이러한 질문을 회피하는 것은 아무런 해결책이 되지 않습니다. 결국 유일한 방법은 그 불안과 두려움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것입니다.

한국에서의 시간이 작가님의 작업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특히 용산구, 그중에서도 남산 인근에서의 삶은 작가님의 예술적 실천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매우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저는 의도적으로 이 지역을 선택했고, 걸어서 오갈 수 있는 거리에 가까운 사회적 네트워크가 있다는 것은 도시에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갤러리와 미술관이 가까이 있다는 점 역시 자연스럽게 제 작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다만 제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보광동과 그 주변 지역의 변화가 저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게 될지였습니다. 처음 이곳에 끌렸던 이유는 무엇보다도 그 복합성과 다양성이었습니다. 불규칙한 건축 양식, 새것으로 교체하기보다 수리하며 사용하는 문화, 그리고 사람의 규모에 맞춰 즉흥적으로 형성된 일상의 풍경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재개발이 진행되면서 점점 더 많은 장소가 사라지고 사람들이 밀려나기 시작했으며, 경고 테이프와 펜스가 도시 풍경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저는 보광동과 한강 일대를 다니며 ‘필드 레코딩(현장의 소리를 채집)’을 시작했는데, 그것은 도시 속에서 제 자신의 위치를 찾아가기 위한 과정이기도 했습니다. 저에게 듣는 행위는 방향을 찾는 하나의 방식이며, 특히 압도감을 느끼는 순간에 더욱 그렇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매주 기록한 사운드 아카이브가 만들어졌고, 그것은 동네가 변화해 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기록이 되었습니다. 결국에는 더 이상 접근할 수 없는 시점에 이르기까지 말입니다. 또한 한국 친구들과의 대화를 통해, 이러한 변화가 지역 공동체와 문화 공간, 그리고 조용히 사라져가는 삶의 방식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한편 저는 한국에서 리스닝 워크숍도 개발했습니다. 이 워크숍은 남산 주변에서의 첫 경험에서 출발한 것입니다. 한국에 도착한 직후 저는 많은 시간을 들으며 보내고 필드 레코딩을 했는데, 특히 여름철 도시의 소리 풍경을 만들어내는 매미 소리에 집중했습니다.

어느 날 길을 건너던 중 보행자 신호등의 음향 신호를 처음 들었는데, 그 소리가 매미 소리와 리듬감 있게 겹쳐지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인간이 만든 소리와 인간을 넘어선 존재들의 소리가 우연히 만나는 이 순간은, 제가 한국에서 처음 제작한 작품인 「Seoul Rhythms (서울의 리듬)」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이후 런던에 위치한 Victoria and Albert Museum 에서도 소개되었습니다
Seoul Rhythms

Seoul Rhythms | © Yoojin Choi Kwak

작가님의 일상적인 환경 외에도, 작업에 영향을 주었거나 지금까지도 영감을 주는 한국 작가들이 있나요?
제가 깊이 존경하는 한국 작가들이 몇 분 있습니다. 그중 한 명이 바로 김윤철 작가입니다. 그의 조각 작업은 정말 특별합니다. 그는 베니스 비엔날레 2022 한국관 작가로 참여했으며, 센서와 환경적 자극에 반응하는 복잡한 키네틱 작업들을 선보여 왔습니다. 저는 「How to Touch a Dragonfly (잠자리를 만지는 방법)」를 개발하던 과정에서 그의 스튜디오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그 경험이 이후 프로젝트의 돔 설치 작업에 접근하는 방식에 미묘하게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재료에 대한 섬세한 감각, 움직임에 대한 이해, 그리고 기술적 정밀성을 다루는 그의 태도는 제 작업에 오래도록 영향을 남겼습니다. 현재 어떤 주제나 문제의식을 중심으로 작업하고 계신가요? 또한 앞으로 예정된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간단히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현재 저는 한국에서의 마지막 5개월 동안 새로운 설치 작업을 개발할 수 있도록 ARKO 레지던시 지원금을 받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이 작업은 보광동 아카이브를 기반으로 진행됩니다.

이번 레지던시에서는 한지를 다시 주요 재료로 사용할 예정이며, 소리가 서로 다른 형태의 종이 표면을 통과할 때 어떻게 변화하고 작동하는지를 연구하고자 합니다. 저는 한지의 특별한 음향적 특성에 처음 주목하게 된 것이 「How to Touch a Dragonfly」 작업을 진행하면서였습니다. 이 작품은 지속가능성을 고려해 설계된 돔 형태의 설치 작업으로, 내부에는 후면 조명이 들어오는 한지 모듈들이 사용되었습니다. 이 한지 모듈들은 한국의 잠자리 서식지를 촬영한 영상을 투사하기 위한 몰입형의, 의도적으로 낮은 해상도의 360도 프로젝션 공간을 형성하며, 여기에 공간 음향이 결합됩니다.

새로운 작업에서는 한지의 접기, 한지를 틀에 씌우거나 눌러서 다양한 입체 형태를 만드는 실험, 그리고 구조적 변형을 실험하면서 사람들이 공간 안에서 소리를 듣고 인식하는 방식을 미묘하게 변화시키는 모듈형 조각 환경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7월에는 오픈 스튜디오를 열 예정이며, 작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을 초대하고 싶습니다.

이와 함께 저는 사운드캠프 네트워크와 협력하여 《Reveil (프랑스어로 ‘각성’)》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는 해마다 진행되는 일출 생방송 프로그램으로, 전 세계의 환경음을 실시간으로 송출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올해 5월 첫 번째 주말에는 「Dawn Chorus Day (새들의 새벽 합창의 날)」의 일환으로 한강을 따라 장소 특정적 퍼포먼스를 진행했으며, 이 작업은 일출 시 들리는 새들의 지저귐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또한 현재 건설 중인 국가 AI 데이터센터 부지에서의 리서치도 계속 이어가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단편 영화 시리즈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 작업에서는 물을 소비하고 열을 발생시키는 기술 인프라 안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존재로서의 인공지능(AI)을 탐구합니다. 영화 시리즈 「THIRST」는 한국에서 진행한 현장 연구를 출발점으로 삼아, 이러한 기술적 신체들을 인간의 몸과 지구적 몸(planetary bodies)과 시적으로 병치하며 바라봅니다.


프로젝트 기획: 신소희
인터뷰: Leslie Klatte
아티스트: Kat Austen
이미지 기록: Leslie Klatte, Yoonjung Daw
SNS Shorts: Yoonjung Daw
한국어 번역: 신소희
독일어 번역: Leslie Klat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