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독 공동기획 공연 "이피게니아 x5"

“이피게니아 x5“ 사진: 아르노 드클레어

2015년 10월 14일 (수)
저녁 8시

대학로예술극장

서울국제공연예술제 – 독일 도이체스 테아터 초청

괴테가 1787년에 발표했던 작품 "타우리스의 이피게니아"에서 주제로 강조한 것은 인물 상호간의 대화이다: 이피게니아와 토아스는 서로 대화하고, 상대의 말을 경청함으로써 이겨내지 못할 것처럼 보였던 경계를 극복해낸다. 이 희곡에서 인간성의 꿈은 진실과 닮아 있으며, 휴머니즘은 이상적인 힘으로 묘사된다: 이피게니아는 그칠 줄 모르는 끈기와 인내심을 갖고 자신이 잡혀 있는 타우리스 섬에서 인신공양의 관습을 폐지하도록 한다. 그리고 이후 그녀의 남동생이 이방인의 모습으로 그 앞에 나타났을 때, 자신의 의무와 애정, 진실 혹은 거짓에 대한 물음을 스스로 제기한다.

한국 예술경영지원센터와 주한독일문화원은 지난 2년동안 한국과 독일의 연극 관계자들과 이 프로젝트를 위해 협력하였다. 여러 번의 공동작업과 시연을 거친 끝에 이 텍스트가 새로운 작품으로 각색될 원본으로 결정되었다. 괴테의 희곡은 마치 오늘의 한국과 독일을 비추는 거울처럼 보여진다. 부족한 내레이션의 힘과 휴머니즘이 실험대에 올라 있는 현실을 반영한다. 이피게니아의 잃어버린 고향에 대한 향수, 오레스트의 복수심, 토아스의 내적 갈등: "이피게니아"가 관객들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자신의 역사적, 종교적, 사회적인 확고함과 이로부터 벗어나려는 시도이며 여기에는 외적 한계뿐 아니라 내적 한계의 극복도 포함된다. 그리고 이는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다루고자 했던 주제이기도 하다: 우리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장벽은 실제로 무엇을 위한 것인가? 이것들이 지도 상에서 사라진다면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왜 무언가를 잃어버리는 것이나, 이미 많이 가진 것을 덜어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커져만 가는가? 우리는 누구를 배척하고 누구를 가둬놓고 있는가…

이번 공연은 그간 진행되었던 한독 연극 프로젝트의 두 번째 중간성적표와도 같다: 작품은 올해 워크샵 공연을 거친 뒤 독일 연출가 틸만 쾰러와 베를린 도이체 테아터의 주도 하에 "이피게니아 x5"라는 제목으로 내년에 초연될 예정이다. 최종 작품의 공연은 내년 베를린 도이체 테아터에서뿐 아니라 서울국제공연예술제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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